과거를 들여다보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1950년대 음악을 듣고 1960년대 영화를 보는 것, 1920년대의 뉴욕 거리 영상 기록, 1800년대 말 인물의 저해상도 사진은 나를 시간성으로부터, 시간의 강직한 물결로부터 이탈시킨다. 완전히 낯설고 생경한 경험이다.
나는 1930년대 뉴욕 거리를 걷는 신사가 되어 공기를 마시고 하늘을 올려다보는 상상을 한다. 담배를 피우거나 칵테일을 마시고 산책을 한다. 나는 다가올 미래에 대해 예측하지 못한 채 그저 오늘을 무심하게 살아가는 중년 남자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전쟁도 아니고 이념도 아니다. 나는 평범하게 직장 생활을 하고 가족이 있으며 내가 좋아하는 취미가 있다. 그것은 골프일 수도 있고 산행일 수도 있으며 으슥한 골목 한가운데 있는 허름하고 작은 클럽에서 쿠바 재즈 연주를 감상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나는 최첨단의 과학 기술을 접하고 가장 최근에 나온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을 읽으며 극장을 찾아 이제 막 등장하기 시작한 유성영화를 본다. 모든 것은 새롭고 환희로 가득 차 있으며 긍정적이다. 거리의 여자들은 멋지게 차려입은 데다 향수를 뿌렸고 새로 산 하이힐을 신었다. 남자들은 짙은색 양복을 입었고 머리를 포마드를 발라 넘겼으며 손목시계를 찼다. 나는 그들에게서 이 현대 사회가 가져올 풍요와 지식, 새로운 문화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고 풍부한 예술 시장이 몰고 올 낭만과 환상에 미리 젖어들고 만다. 아마도 나는 밀레니엄이 오는 것을 보지 못한 채 죽으리라. 나의 자녀들이, 나아가 내 자녀의 자녀들이 살아갈 그 세계는 어떤 것일까? 내가 존재하지 않는 세계는 이 풍요와 낭만을 이어가며 무언가를 창조하고 만들어내며 전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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