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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

by 김정은

나, 장모님께 고마운 일들 뿐이다.


장모님, 내 두 아이를 거의 키워주시다시피 했다. 집을 장모님 댁 근처로 이사를 한 이유도 거기 있었다. 우리 가족이 사는 집,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장모님 댁이다.


평생을 일만 하시고 고생길을 묵묵히 걸어오신 분, 내 장모님이다. 천 원짜리 한 장을 아끼려 버스도 안 타시고 걸으시는 분, 외식 한번 편하게 하지 않는 분. 나는 결혼하기 이전까지 그런 사람을 만나 보지 못했다.


나는 가끔, 장모님에게 전화를 건다. 1년에 한 번?


장모님, 사랑합니다. 제가 더 잘하겠습니다.


그렇게 시덥지 않은 말을 건네고는 전화를 끊는다. 그래도 통화를 하고 나면 왠지 뿌듯하다. 해야 할 일을 한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것이다. 그렇게라도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전하지 않으면 어떻게 장모님 은혜에 보답하겠는가?


자네, 믿음직해.


이 말이 내가 장모님께 듣고 싶은 유일한 말이다. 나의 장모님, 그런 말씀을 실제로 해 주신다. 자네만 믿네. 그 말이 어찌 그렇게 기쁘게 들리는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자네, 참 믿음직해. 성실해. 자네를 믿어.


그 말을 들으면 묻득 부끄러워지고, 더 열심히 더 성실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장모님에게 더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 드리고 싶고, 더 멋있는 사위가 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세상의 모든 장모님이 그렇겠지만, 내 장모님, 유독 고생을 많이 하셨기에 나는 해야 할 일이 많다. 효도하고 싶고, 더 멋진 노년을 보내시도록 돕고 싶다. 그렇게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나 자신이여,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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