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리 꺼져! 유언 따위는 살아있을 때 말을 다 못한 얼간이들이나 하는 말이라고!
카를 마르크스는 생전에 유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진다. 참 그답다. 나는 개인적으로 카를 마르크스에 대해 흥미를 느껴 대학 4학년 때 그의 책에 대해 발표한 적이 있고, 그 수업에서 만점을 받았다. 교수는 내게 말했다.
귀 학생을 통해서 내가 오히려 많이 배웠어요!
그 말을 잊을 수 없다. 청년 시절, 나는 정말이지 열심히 살았다. 열심히 공부하고 많은 시간 일을 했다. 덕분에 잠을 잘 잘 수 있었고, 운동도 했다. 영화도 많이 보고, 산책도 틈틈이 했다. 여자(들)도 만났다. 나는 원래 꿈이란 게 없었는데 내가 꿈을 가지게 된 데에는 몇 명의 인물이 영향을 미쳤다.
1. 카를 마르크스
2. 체 게바라
3. 예수 그리스도
이들의 공통점은 인간에 대한 연민, 십자가, 희생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들은 타인과 세계에 연민을 가졌고, 자신 스스로를 희생했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으나, 자기 스스로 십자가를 졌다. 참 이상한 일이요, 기이한 일이다. 오직 인간만이 연민을 가지며 자신을 희생하고 십자가를 진다. 이것은 우주에서 일어나는 가장 이해하기 힘든 기적이다.
카를 마르크스는 일곱 명의 자식 중 넷을 잃었고, 그 자신도 타국 망명 중에 무국적자로 홀로 죽는다. 1883년 5월이었다. 런던의 가족들과 동료들이 하이게이트 묘지 동편 불가지론자-무신론자 묘역에 시신을 매장했다. 장례식 참석자는 아홉 명에서 열한 명 사이로 전해진다. 그의 절친인 엥겔스는 추모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3월 14일 오후 3시 15분 전, 산 자들 중 가장 위대한 사상가가 사상하기를 그만두었습니다."
언젠가 내 딸들이 자기 삶의 목표를 정할 때, 내가 그랬듯이 자신들에게 영향을 미칠 인물을 참고하리라. 나는 그렇게 되길 바란다. 내 딸들이 그 목표를 향해 의심 없이 전진하길 바라고 그 모습을 보고 싶다. 나는 얼마간 내 딸들과 함께 숨 쉬다 떠나게 되리라.
마르크스는 유언 따위는 불필요하다고 했으나, 나는 그래도 몇 마디 남기고 싶다. 그것은 다음과 같다.
열심히 살았노라, 누렸노라, 즐겼노라. 오, 주여, 감사합니다. 이제 십자가를 내려놓습니다. 나를 받아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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