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기 전 어머니께

저는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by 천윤준호

Playlist. 혼자가 아닌 나 _ 서영은


엄마. 아니, 애영 씨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어머니가 되기 전에 당신이 겪었던 삶은 지금과 비교했을 때에 어떱니까?


참 살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


내 뜻대로 되는 일들이 없더라고요. 시간은 나의 이런 마음을 모르는지 야속하게도 흘러만 갑니다.


그 시간이 너무 미워요. 하지만 저는 기억해요. 사진 속 그 젊은 당신의 모습을요.

이제는 주름이 지어지고, 머리칼은 조금씩 희게 세지만 그래도 당신은 포근하다는 걸요.


저는 당신을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해요.

당신을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 당신을 싫어할 사람이 없을 것 같거든요.

제가 바라본 당신은 참 사랑스러운 사람입니다.


웃어주는 미소에는 당신의 이름 안에 담긴 것처럼 사랑이 있어요. 그래서 당신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냐고요.' 돌아오는 답변은 '있다.'였습니다.


참,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이렇게 예쁜데요.


우리 사실 그렇게 잘 맞는 사람은 아니었죠.

그래서 참 많이 다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제게 사과하셨습니다. 그게 너무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압니다. 그렇기에 저는 당신을 존경합니다.


저는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도시에서 벗어나 시골에서 살고 싶으시다 말했죠.

어릴 적, 서울로 상경했으니 꼭 당신의 고향으로 가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리고 보니 당신의 고향을 방문한 적이 없습니다. 어릴 적 당신의 추억이 담긴 그곳을 가고 싶어요. 동네에서 유일한 쌀집과 하숙집을 하셨던 조부모님과 당신의 기억이 있는 그곳으로 가고 싶습니다.


이미 바뀌었겠지만, 당신은 기억하고 있잖아요.

그 기억을 제가 받아, 나중에 제 아이에게도 전해주겠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기억은 영원할 겁니다.


당신은 지금의 저보다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해, 저와 형을 잉태하셨죠. 지금의 제게는 너무 가혹한 일입니다. 자신의 삶을 내어주고, 쌍둥이 아이의 삶에 양보하셨으니 말입니다.


만일 당신의 결혼식장에 갈 수 있다면, 저는 당신의 그 모습을 기억할 겁니다.

아버지의 손을 잡고 입장하는 당신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울 겁니다. 수줍은 미소 속에는 사랑이 서려있겠죠. 저는 그 모습을 영원히 기억할 겁니다. 그리고 당신에게 편지를 쓰겠죠. 편지는 당신의 안녕을 비는 내용일 겁니다.


타인의 행복은 함부로 비는 것이 아니라지만 당신의 삶에는 행복이 가득하기를 진심을 다해 빕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울어도 괜찮다구요. 힘이 들면 하늘을 보라던 말을 저와 형에게 해주었던 순간이 떠오릅니다.

지금은 그 말이 당신 자신에게 했던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슬프면 하늘을 보며 마음 편히 울지 못했던 날들.

자신이 버티지 않으면 우리까지 무너질 거라 믿었던 날들.

감히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이제는 알 수 있습니다.


허나, 힘이 들면 울어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당신이 울어도 저는 떠나지 않습니다.


저는 당신의 가족이라 행복합니다.

어릴 적 가족을 소개하는 숙제가 나오면 항상 같은 말로 시작했습니다.


'화목한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쓸 말이 없어 쓴 것이 아니라, 진심이었습니다.

행복하게 해 주어 고맙습니다.

저도 당신의 행복을 기원하며 살아가겠습니다.


당신 같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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