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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의 신년전야

소년들의 밤

by 아비티


2023년의 마지막 날, 12월 31일입니다.

배낭 챙겨 나온지 어느덧 한 달이 넘었네요.


지난밤, 배가 조금 아파서 밤새 뒤척이다

늦게 잠에 들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숙소에는 새로운 친구가 와있었습니다.


기욤의 친구 언슬리입니다.


기욤과 언슬리는

프랑스, 같은 소방서에서 근무했었다는데요.

기욤이 언슬리에게 인도여행을 권유했고,

언슬리는 바로 비자를 받은 뒤, 배낭을 챙겨

비행기를 타고 날아왔답니다.


정말 엄청난 실행력입니다.


귀여운 영어책


언슬리는 프랑스어만 할 줄 압니다.

영어를 전혀 할 줄 모르는데요,

귀여운 영어책을 하나 가지고 다닙니다.


바하이교의 로투스 템플


기욤,단지,언슬리,용일


저희는 어느덧 네 명이 되었습니다.

서로 인사를 하고, 길을 나섰습니다.


오늘은 델리 곳곳의 유명 관광지를 돌아보기로 했는데요,


우선, 바하이교의 로투스템플로 향했습니다.


지금껏 보지 못한 모습,

연꽃 모양 멋진 사원이었습니다.


바하이교는 아브라함계통의 신흥종교라는데,

한국에도 신자들이 조금 있다고 하네요.


좌측부터 언,기,단,용


단체사진도 한 장 남겨보았습니다.


zzz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데,

옆에서 코 고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옆을 보니 언슬리가 코를 골고 있더라고요.


밤새 비행기를 타고 도착하자마자

아침부터 부지런히 돌아다니고 있으니

피곤할 수밖에요.


이발소


거리의 이발소입니다.

그래도 저기는 시설이 꽤나 좋은 편입니다.

거울에 조명에 지붕도 있거든요.


사람 반 먼지 반


유네스코에 등재되어 있는 레드포트라는 곳입니다.

무굴제국 당시 지어진 요새 겸 궁전인데,

규모가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레드포트는 샤 자한이라는 황제가 세운 건축물인데,

유명한 타지마할도 바로 이분이 세웠답니다.


한 해의 마지막 날이자

일요일이어서 그랬는지


사람이 정말 많았어요.


줄을 서서 티켓을 사야 하는데,

기다리는데도 시간이 조금 걸렸습니다.


다행하게도 총 대신 작대기만 사용하더라고요.


티켓 줄 기다리는데

새치기를 몇 명이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감사하게도 군인 선생님이

작대기로 줄을 정리해 주셨습니다.


사람 반 사람 반


와 사람 정말 많았네요.



요새 겸 궁전이다 보니

내부에는 정원도 많고

크고 작은 건축물들이 많이 있습니다.

모두 정교하고 아름다웠어요.


아름다운 한글


이동하는 길에 본

아름다운 우리 글자 한글입니다,

일육구셋십 7 후디와

대성이앤씨 작업복이네요.


충전 중


택시 타고 돌아가는 길

작은 해프닝이 생겼습니다.

연료가 없어서 충전하고 가야 되니

내려서 기다리랍니다.


그러더니 저희에게 가스비를 내라고 떠보더라고요.

저희 일행 모두 꽤나 피곤했을 때라

정색하며 장난치지 마라고 했습니다.


고개를 까딱까딱하면서

"ok, no problem"

이라고 하더라고요.


참 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숙소에 돌아와 잠시 쉬고 있던 저희는

곧 자정이 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올해의 마지막날을 어떻게 보낼지

머리를 굴리다 번화가를 찾아 나가기로 했지요.

그러나 너무 늦게 출발한 나머지 툭툭 안에서

신년 카운트다운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 툭툭에서 스물여섯이 되었습니다.


맛은 그냥 그래요.


호기롭게 출발한 저희는 나온 지 30분 만에

숙소로 돌아가게 되었답니다.


할게 없어요.


탄두리치킨이랑 피자 시켜 먹었습니다.

몸만 커진 소년들의 밤입니다.


BOYS NIGHT


언슬리가 프랑스에서 올 때 가져온

캡틴모건을 나눠 마시며

이런저런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밤이 깊어져 갑니다.


올드몽크만 마시다가

캡틴모건을 마시니 얼마나 맛있던지요.


지금까지도 가장 좋아하는 술 중 하나입니다.




늦은 밤입니다.

몸이 으슬으슬해서

먼저 잠자리에 들었고,


다음날,

늦잠을 자고 일어나니

기절초풍할 일이 일어납니다.

아니 실제로 기절을 하는 일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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