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문과생의 연대기
[프롤로그]
지방대 문과생, 특별한 스펙도 없는데다 1년 늦은 출발까지.
이런 꼬리표들이 나를 옭아매며 도전 앞에서 주저하게 만들었다.
혹시 "나 같은 사람이 정말 해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 때문에 망설였던 적이 있는가?
스펙도 뛰어난 재능도 없었던 내가 어떻게 프레임을 깨고 일어설 수 있었는지 그 절실했던 변화의 순간들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살면서 나는 늘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왔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남들이 어떻게 볼까?'라는 생각이 먼저였다. 친구들이 "좋은 대학 가야 성공한다."고 말하면 그것이 정답인 줄 알았고, 부모님이 "안정적인 직업이 최고"라 하면 그것만이 옳다고 여겼었다. 즉, 내 기준이 아닌 타인의 기준으로 살아온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 당연히 어느 대학이라도 들어갈 줄 알았지만 수능도 망치고 원서접수마저 실패했다. 수시와 정시 모두 합격하지 못했다. 남의 시선을 신경 쓰며 살던 나는 자존감이 낮아진 나머지 재수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재수를 해서 무조건 인서울 대학을 가야된다고 생각했다. 부모님과 친구들이 말렸지만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친구들을 만났을 땐 "재수생이네"라는 동정 섞인 눈빛이 순간 나를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무조건 증명하고 싶었다. '나도 인서울 할 수 있어'라는 생각으로 노량진 재수학원에 등록했다. 하지만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의 공부는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재수를 쉽게 생각했던 것이었다. 매일 같은 자리에서 문제를 푸는 거지만 모의고사 성적표를 받을 때마다 크게 좌절했다. SNS로 대학생활을 즐기는 친구들을 보니 스스로가 비참하게 느껴졌다.
꿈을 이루기 위한 재수가 아니었다. 남의 시선에 떠밀려 한, 타인에 의한 선택이었다. 안일하게 생각하여 시작한 재수는 결국 실패로 끝났다. 21살의 나이로 지방대에 입학한 나는 자존감이 바닥을 쳤다. '이미 인생은 망했다'는 생각으로 대학 생활을 허투루 보내다가 군대에 입대했다.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