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을 깨는 여정#2

지방대 문과생에서 서울에 있는 학교로 편입하다

by 세보

군대에서도 학벌이 낮다는 이유로 차가운 시선을 받았다. 코로나 시절 입대로 비전포 인원이 부족해 FDC라는 보직을 제안을 받았을 때, 한 간부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여기로 배정받은 친구들은 다들 학벌이 좋아. 너가 다니는 대학교 들어보지도 못했어. 아 잠시만.. 거기 꼴통학교로 유명했던거 같은데 맞지? 많이 어려울텐데 너가 임무수행 할 수 있겠어?"


철저하게 무시받는 기분이었지만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무조건 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대답했다. 이후 어찌저찌 보직이 변경되어서 무시받지 않기 위해 주특기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했다. 매일 취침 전 30분씩 전술교범을 읽고, 선임 및 간부들에게 모르는 게 있으면 질문하며 익혔다. 그 결과 <최정예 300>이라는 포술경연대회에 출전하여 사단대표가 되었고 대대장 표창까지 받았다. 다른 포대 FDC와 비교당하고 자존심이 상한 적도 많았지만 이렇게 실력으로 증명해 낸 것이다.


나의 두 번째 인생은 군대에서 시작되었다 해도 무방하다. 여기서 얻은 자신감으로 다시 대입에 도전했다. "삼수를 해서라도 좋은 대학에 가야겠다."는 결심을 세우고 나서부터는 일과 및 연등시간 등을 활용해 틈틈이 공부했다. 부대 도서관에서 수학 문제집을 풀고, 휴대폰으로 영어 단어를 외우며 하루도 빠짐없이 준비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전역을 했지만 복학시기를 놓쳤다. 오히려 부족한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여겼다. 최선을 다해 수능을 준비했지만 그럼에도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했다. 그래도 노력하면 성적이 오른다는 것은 스스로 체감하였다. 그러다 우연히 편입이라는 제도를 알게 되었다. 그래서 기존에 다니던 대학교로 돌아가 학업과 편입 준비를 병행하며 남들보다 치열하게 살았다.


새벽 5시에 일어나 토익 영어단어를 외웠고 학원 수업 후에는 스터디카페에서 새벽 1시까지 공부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매일 3시간씩 토익을 공부 함과 학점 관리를 위하여 수업시간에도 졸지 않으며 최대한 집중했다. 하지만 시험을 10번이나 볼 정도로 원하는 토익 점수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마침내 목표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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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과 토익 둘다 내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공부했던거 같다.


편입 지원시기가 오고 7개의 학교에 지원했지만 전부 예비순위 였고 겨우겨우 붙은 곳은 신문방송학과에 지원한 서울에 있는 대학교 한 곳뿐이었다. 정말 다행이었다. 다시 내가 다니던 학교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평소 기자에 관심이 있었고 본가에서 가까워서 내 기준으로는 큰 성과였다. 자취하며 학교를 다니던 때와 달리, 이제는 집에서 편안하게 밥 먹으며 등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편입 합격 소식을 부모님께 알렸는데 살면서 그렇게 기뻐하는 부모님은 처음 보았다. 처음으로 남들에게 자식자랑을 하신 것이다. 매번 자신감도 없었고 부모님의 기대를 받지 못한다는 걸 알았는데 남에게 자랑하는 모습을 보니 스스로도 뿌듯했다. 그리고 부모님이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믿고 있었다. 정말 대단하다.", "우리 아들이 편입으로 좋은 학교 갔어."


친척들에게 들뜬 목소리로 전화하시는 부모님을 보며, 나는 처음으로 인정받는다는 기분을 느꼈다. 이 반응이 나를 성취욕에 집착하게 만들었고, 편입한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여 기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신문방송학과 커리큘럼만 따라가면 기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던 생각은 착각이었다. 문과의 현실은 높은 영어점수와 뛰어난 스펙이 필요했다. '언론고시'라 불리는 기자 시험은 엄청난 경쟁률 뒤에 까다로운 절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학과 공부는 재미있었지만 실패했을 때의 리스크를 생각하니 자신감이 없었다. 포기를 하고 다른 직군을 찾던 중, 친구의 추천으로 장애학생을 돕는 교내근로를 하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사회복지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어 현직자 또래멘토링에도 참여하고 전과까지 고려하며 사회복지사가 될 생각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장애학생을 케어하는 일은 생각 이상으로 힘들었다. 특히 1대 1로 케어하는 것은 경험이 없던 나에게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이러다 보니 사소한 것에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나를 볼 수 있었다. 성향과 맞지 않다는 것을 금방 깨닫고 또 포기하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처음으로 목표를 세운 ‘편입 과정’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덜 신경 쓰게 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편입 이후 여전히 타인이 정한 '성공'의 기준에 스스로를 맞추려 했고, 기준에 도달하지 못할 때마다 자신을 강하게 질책했다. 정작 나는 무엇을 원하는지, 어디에 진짜 열정을 느끼는지 알지 못한 것이다. 그런 나에게 마침내 열정이 크게 불타오르게 된 변화의 기회가 찾아왔다.




미션 1: 나의 한계와 믿음 확인하기

• 내가 가진 '나는 안 될 거야'라는 생각들은 무엇인지 적어보세요.

• 그 생각들은 사실인가요? 아니면 내가 만든 프레임인가요?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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