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홍보 전문가 | 구의역
UIUX 디자이너를 꿈꾸는 이들에게 요즘 채용 시장은 유난히 좁은 문이다. 포트폴리오를 다듬고 또 다듬어도 갈 곳은 적고, 열정은 갈 곳을 잃어갔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미디어 홍보 전문가' 공고. 신문방송학 전공에 디자인 한 스푼을 얹은 내 경험이 그곳에선 꽤 괜찮은 무기가 될 것 같았다. 사실 고백하자면, '안전빵'이라는 마음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광진구청의 화려한 시설에 발을 들인 순간, 그 안일한 마음은 금세 긴장감으로 바뀌었다.
내 면접 시간은 오후 3시 반. 하지만 그곳엔 이미 수많은 지원자가 복도를 메우고 있었다. 1대 다 면접이라는 소식에 머리로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내 앞의 6명을 기다리는 시간만 꼬박 한 시간이었다. 내 예상보다 훨씬 더 오래 기다려서 당황하긴했지만 천천히 내가 준비해온 면접답변을 복기했다.
한 시간의 긴 기다림 끝에 열린 면접실 문. 그 안은 단순한 회의실이 아니었다. 거대한 빔프로젝터에 "미디어 홍보전문가 사업" 이 써져있는 장표가 띄워져 있었다. 또한, 전문 스튜디오 내부에서 면접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가장 당황했던 부분은 면접답변을 할 때 마이크를 들고 해야되는 부분이었다. "**번 지원자입니다." 내 목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스튜디오 안에 울려 퍼질 때, 나는 깨달았다. 이곳은 단순히 일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는 현장이라는 것을.
면접이 진행되며 나의 소개를 말하기 시작했다. "학부 시절, 촬영을 '감'으로만 하던 문제에서 스토리보드를 도입해 시간을 20% 단축했습니다. 그리고 6개월 간 207개의 쇼츠 제작, 총 38만 조회수 달성 등 구체적으로 내가 해온 경험에 대해 말했다. 그 후, 면접관의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졌다. "현장은 변수가 많은데 스토리보드를 활용하여 촬영하기에는 제약사항이 있을 수 있는데 본인은 어떻게 할 것인지?"는 질문이었다. 나는 당황하지 않고 학부시절 뮤직비디오 재구성 과제 때의 경험을 꺼냈다. 계획을 세우되 상황에 맞춰 변용할 줄 아는 유연함을 강조했다.
이어지는 단순히 "열심히 만들었다"는 말 대신, 긴 호흡의 영상을 빠른 호흡으로 변경하여 조회수를 끌어올린 경험을 말했다. 마이크를 잡은 손에 땀이 찼지만 내가 6개월간 쇼츠영상을 편집하며 보낸 밤샘의 시간들이 내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었다.
추가적으로 "유튜브 영상을 보고왔냐"라는 질문이 이어졌는데 생각이 나지않았다. 내가 보고 온 영상이 2개였는데 이 부분에 대해선 굉장히 준비가 미흡했던 것 같다. 생각나는 건 4년전 홍보영상밖에 생각이 안나서 영상을 보면서 느낀 몰입감을 이제는 내 손으로 만들고 싶다는 진심을 전하며 답변을 마쳤다.또한, "스토리보드를 활용한 작업방식에 단점이 있을텐데 이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라는 질문이 들어왔다. 당황스럽긴했지만 내가 생각하는 스토리보드에 대해 말하며 초반에 시간이 좀 더 소요될지라도 후반부에 소통을 오류를 줄이기 위한 작업방식이라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선 답변이 매우 미흡했던 거 같다.
마지막으로 할 말 있냐는 면접질문에서는 나는 솔직하게 답변했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타인의 콘텐츠에 무심하더라고요." 또한, 200개가 넘는 영상을 올리며 배운 가장 큰 교훈은 기술이 아니었고 무관심한 사람들의 손가락을 0.5초라도 멈추게 만드는 '행동의 유도'였다라고 답변했다. 후련하진 않았지만 준비한 정도에 비하면 최선을 다해 말했다고 생각한다.
면접장 문을 나서는 길, 처음 들어올 때의 '적당한 기대감'은 사라지고 없었다. 이날 이후로, 나는 면접을 정말 회피하고있다는 것이 느껴졌고 자책을 더 심하게했다. 면접이 매번 두렵다. 이 두려움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부딪히고있지만 뜻대로 쉽지않은 것 같다. 그래도 어쩔 수 없으니 계속 부딪혀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며 뿌링클 치킨을 먹으며 내 마음을 달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