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숲은 너무나도 멋진 곳이다.
너무 무섭게만 내리지 않는다면, 촉촉한 비가 내리는 숲길만큼 사랑스러운 곳이 있을까.
우리가 세콰이어를 찾은 날은 해가 내리쬐다가 안개가 덮었다가 비가 내리고 또 해가 났다.
킹스캐년의 제너럴 그랜트 트리와 세콰이어 국립공원의 제너럴 셔먼 트리를 찾았다.
너무 크고 너무 웅장해서, 사진으로 모두 담을 수가 없다.
사실 첫 번째, 세 번째 순위를 매긴 두 나무 외에도 조금 못생기거나, 조금 안 이쁜 위치에 있어서 그렇지
다들 이쁘고 잘생긴 나무들 가득이었다.
구석구석 저 숲길을 보고 느낄 아름다운 트레일이 얼마나 많았을까.
1등 3등 잘생긴 아이들만 점처럼 찍고 돌아서기보다,
나무 위의 이끼도 보고 작은 꽃들도 보면서 찬찬히 걷고만 싶네.
이런 안개 숲을 양 옆에 두고 세콰이어 국립공원에서 킹스캐년으로 넘어갔다. 이들 두 국립공원의 길은 꽤나 꼬불꼬불 낭떠러지를 지나간다. General Grant Canyon 가는 길의 Fallen Monarch에서 바라본 하늘 Fallen Monarch에서 바라본 숲-가을이 오려나 보다 비 오는날, 더 멋지지 않은지. 저렇게 멋진 길을 맘껏 걷지 못했다. 속상하다. 나무 아래서 위로 올려다봤다. 나 같이 짧은 사람은 꿈도 못 꾸는 높이.
친구 가족들과의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하룻밤을 잔 뒤 먼 길을 돌아 다시 모 로락을 찾았다.
제너럴 하이웨이의 미친 듯이 꼬불꼬불한 길을 몇 번이고 지나갔으니, 아이들이 화를 낼 법도 하다.
(어찌나 조목조목 잘 따지는지... 꼬불꼬불 산길이 아주 고행길이었다)
짧지만 저런 경치를 보여주는 돌산을 크록스로 올라 반항의 본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는 J군. 이제는 다 커버려 엄마랑 같이 걸어주지도 않네. 저멀리 성큼성큼 걸어가는 사춘기 소년 H. 사진으로 보면 하프돔에 암벽 타는 것처럼 보이려나. 실제로 보면 오르기 그리 어렵지 않다. 산이 아니고 그저 Rock^^ 모로락을 오르는 길에 만난 예쁜 꽃. 돌계단 사이에 어찌 이리 예쁘게 피었니. Moro Rock. 짧은 트레일에 멋진 풍광-아이들의 원성을 겨우 재운 곳!. H가 Not Bad라며, 꽤나 후한 점수를 매겨주었다. 눈 높은 녀석들 같으니라고 저 멀리 보이는 산맥이 시에라 산맥이려나. 아무려면 어떤가. 가족들의 구박을 딛고, 나는 너를 보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