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한 마음. 살아봐도 결코 늘지 않은 게으른자의 영어
이제 이곳에서의 생활도 얼마 남지 않았다.
올 것 같지 않은 그 시간이 다가 오자 평화로운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
평화로운 마음을 유지한다는 것은 마치 두 손을 합장하고 한 발로 서서 균형을 유지하는 자세를 계속 유지하는 것과 비슷하다.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지나고 나면 좀 더 오래 머무르지 못해 무척 아쉬울것이 뻔하기에.
가능한한 해지는 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참 아름답지 않은가.
이렇게 아름다운 공간에 머물면서. 더할 나위 없이 시원하고 맑은 바람이 스치고,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이 이토록 눈부시게 아름다운 곳에서.
왜 마음에 머무는 조급한 마음, 완고한 마음은 쉬이 줄어들지 않는 것일까.
영어도 그렇다. 미국에 있기만 한다고 절대 영어가 느는 것이 아님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언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물론 언어 자체에 대한 개인의 능력과 노력이 제일 중요하다. 그게 없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을 좋아하고 교감하고자 하는 마음, 재미있는 유머와 재치 같은 것이다.
어릴 때는 전자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둘 다 없다.
그러니 영어가 늘리 있는가. 그런 걸 알지만 이제 한국 돌아갈 시간이 되어 오니 영어를 좀 폼나게 하고 싶은 얼토당토않는 욕심이 커지는 것이다. 그러니 심통이 날 수밖에. 놀부아주메같으니라고.
난 아직 미국을 잘 모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그 '하고자 하는 것'에 다가가기 위한 정말 다양한 방법이 이 곳엔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도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하는 경우에도 재수니 삼수니 사교육 범벅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community college에서 충실하게 최선을 다하면 또 좋은 대학 원하는 과로 편입할 수 있는 있다(고 한다). 이렇게 기회가 많은 곳에서 좀 더 '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지 못한 게 아쉬워서일 것이다. 조급한 마음은.
조급한 마음이 만성이 되어 버린 사람은, 그 안에 머무는 것이 서툴다.
esl 수업에서도 한국에서의 빠르게 답 찾기에 나름 도가 튼 나로서는 사실 text로 하는 수업이 절대 어려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뭔가 급한 나는 하나하나 분석하고, 되짚고, 뻔한 이야기도 되풀이하는 수업이 지루하기도 하다. 그런데 내게 필요한 듣고 말하는 능력이라는 것이 결국은 그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 지루한 과정이 없으면 영어가 편해질 리가 없는 것이다. 수도 없이 답을 찾는 연습에만 익숙했을 뿐, 온전히 그것을 내 것으로 하고 그 안에 머무는 것을 잊어버린 것이다. 문제는 풀면서, 그것을 말로 해보라고 하면 벙어리삼룡이가 된다.
영어를 잘하게 되는 것은 어려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조급한 마음 대신 그 안에 오래오래 머무는 것은 좀 더 노력을 해보리라. 효율성을 극대로 하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그저 더딘 것도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