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곳 다른 모습
사물이나 사람이나 언제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확연히 달라진다.
작년에는 타호에서 3일이나 머물렀다. South Tahoe에 3일간 머물면서 하루는 스키도 타고, 하루는 시계 방향으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한 바퀴 돌면서 이곳저곳을 갔다.
이번에 타호에 허락된 시간은 1.5일. 맘모스레이크에서 올라가는 길에 서쪽을 보고, 그다음 날 하루 종일 타호의 동쪽을 보기로 했다.
어떤 곳을 여행할 때에는 해가 있는 시간과 방향을 잘 살펴야 한다.
겨울에는 해가 일찍 지고, 타호의 동쪽 편은 타호를 둘러싼 산으로 인해 일찍 그림자가 길게 드리운다는 것을 고려하지 못했다. 작년엔 그걸 모르고도 운이 좋게 좋은 방향을 선택했는데 이번에는 오후 늦은 시간에 그림자와 함께 했다.
여행은 빛과 함께 한다는 것을,
그리고 이왕이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2022년. 작년에는 멋 모르고 남쪽 숙소에서 시계방향으로 한 바퀴를 돌았다. 우리가 타호를 찾기 몇 주 전에 큰 눈이 시에라네바다 산맥에 내렸기에 더더욱 아름다웠던 타호.
2022년의 햇살 가득한 Emerald Bay
타호는 곳곳이 아름답지만, 내 기억 속에 가장 멋진 곳은 에메랄드 베이와 inspiration point가 아닌가 한다. 작년에는 멋진 햇살과 함께 이곳을 지나쳤다. 아이들이 타호의 풍광을 보면서 요세미티보다 낫다..라는 말을 감히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때의 타호가 참 빛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2022년 타호의 서쪽
2022년 타호의 남쪽- Tahoe의 Sunset
2023년 Tahoe-서쪽의 Sand Harbor와 Monkey Rock Trail
그리고 올해 비슷한 시기에 또다시 만난 타호의 모습. 한번 보았던 풍경이어서일까, 저 멀리 쌓인 눈이 그리 많지 않아서일까. 아니면 올해 너무 많은 멋진 호수를 만나서일까. 익숙해지고 소소해진 감동.
Tahoe 북쪽에서 동쪽으로
타호 북쪽에는 한국인이 하는 아주 맛있는 치킨집이 있다. 아이들이 치킨을 정말 좋아해서 우연히 들른 저녁에도 먹고 그다음 날 점심에도 먹었다. 덕분에 일정이 늦어지기는 했지만, 아이들이 너무나도 좋아해서 기다린 시간이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덕분에 여러가지 이유로 타호를 만나는 것은 약간은 수박 겉핥기
Heavenly Ski Resort.
돌이켜 보니 타호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헤븐리스키장에서의 스키였던 것 같다. 스키장에서 호수를 한 아름 안을 수 있다는 것은, 적어도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는 처음이었으니까. 작년에 딱 하루 스키를 탔었는데, 무척 귀찮기는 해도 잊지 못할 추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