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자기 여기저기 볼 것 많은 신트라
리스본에서의 4박은 결코 지루하지 않다.
리스보아카드는 훌륭하게도 여러 곳의 입장료를 포함하고 있었으니, 공부가 부족한 게으른 여행자는 그저 리스보아카드가 이끄는 대로 리스본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 된다. 때론 바람이 불고, 때론 비가 내리고 가끔 해가 비추어주는 포르투갈.
하루는 한 시간 가까이 기차를 타고 신트라에 갔다.
신트라에는 페나성과 무어성 그리고 헤갈레이라 별장이 있다.
신트라역에 내리면, 여기는 정말 핫한 관광지예요,라는 느낌이 절로 든다.
페나성
레고의 사각 피규어가 금방이라도 걸어 다닐 것 같던 페나성.
생각보다 색감이 유치하지 않고 너무 예뻤다.
무어성
페나성에서 무어성까지는 숲길로 가는 지름길이 있다. 무어성은 무어인들이 레콩키스타에 최후까지 저항하기 위해 만든 성이라는데. 먼 나라이웃나라를 어렸을 때부터 몇 번은 읽은 것 같은데, 왜 늘 역사, 세계사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지 모르겠다. 나에겐 그저 아름답기만 한 곳.
헤갈레이라 별장
어느 포르투갈 부자의 아름다운 별장. 아름다운 신트라에서 담고 싶은 걸 모두 담은 것만 같은 별장.
단테의 신곡의 천국과 지옥을 다 담은 별장이라는데, 게으르고 무지한 여행자는 단테의 신곡도 읽은 기억이 없고, 그것을 따라 별장을 살펴보는 수고스러운 일도 절대 하지 못한다. 그저 발길 가는 대로 여기저기.
번영했던 포르투갈의 부자의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취미가 고스란히 녹아 있던 아름다운 별장.
그리고 호카곶
마지막으로 유럽의 서쪽 끝이라는 호카곶.
우버를 타고 1시간이나 달려 찾은 호카곶에는 한 치 앞도 바라볼 수 없을 정도로 폭우가 쏟아졌다.
우산 하나 없이 폭우를 뚫고 대서양을 바라볼 만큼 적극적이지는 않지. 폭우가 쏟아지는 흐릿한 호카곶을 그저 멀리서만 바라보고 그 자리에서 (내리지도 않고) 돌아섰다.
차 안은 따뜻했고
비는 내리고,
테슬라도 참 좋더라.
아무렴, 여행은 이런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