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여행을, 모든 것으로부터 거리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되면, 엄마랑 여행을 많이 다닐 줄 알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그게 잘 안되더라.
아이들을 봐주실 때 제주도며 국내여행을 자주 함께 다녔지만 해외여행은 참 같이 가기가 쉽지 않았기에
엄마와 이렇게 조용한 해외 여행을 꼭 가고 싶었었다.
쉬엄쉬엄 놀멍쉬멍 어슬렁어슬렁이 이번 여행의 컨셉?이었다.
오사카 성에서 일출을 보기로 한 것은 참으로 괜찮은 생각이었다.
새벽이었지만 입고나온 겨울 외투가 부끄러울 만큼 오사카는 따뜻했고,
오사카 시민임이 틀림없는 부지런한 오사카 사람들이 일상을 여는 시간을 함께 하며
저 멀리 오사카시 너머로 떠오르는 일출을 함께 했다.
추운 겨울의 한국에서 순간이동하여 따뜻한 오사카로 온 것 같았다.
늘 한결같이 떠오르는 태양이지만, 세상은 넓고.. 하나 같이 다른 모습과 풍경으로 이렇게 아름답게 해가 뜬다. 각자의 자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굼벵이처럼 느리게 다니기로 맘먹은 여행이었으므로, 새벽 일출로 다소 지친 두 노약자를 두고 혼자서 오전의 오사카성을 또 찾았다. 아.. 그런데 한낮의 오사카성 방문은.... 일본이 아니라 중국에 온 줄 알았다. (그래도 사진은 햇빛의 각도가 가장 예쁜 오전 시간이 최고다)
부지런히 오사카성을 다녀봤지만, 떠나기 전에 라운지에 들려 한 숨 돌리는데..
내가 부지런히 걸어다녔던 그 길들이 위에서는 이렇게 한 눈에 보이네.
가까이에서 올려다본 오사카성보다 산책하면서 계속 처다본 오사카성보다.
더블트리 힐튼 오사카성에서 내려다본 오사카성이 제일 예뻐 보인다.
예쁘게 보려면, 멀리서 편안하게 보는 것이 가장 좋다.
모든 것으로부터의 거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