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웨스트보다 더 나은
새만금방조제를 찾았던 게 언제가 가장 마지막이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찾았던 것이 꽤나 오래전인가 보다.
그때는 고군산군도를 배로만 갈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웬걸, 신시도 무녀도 장자도를 잇는 다리가 있다.
여행 전에 사람들의 블로그 등을 좀 보기는 했었는데 사진으로는 큰 매력이 없어 보여
그냥 이성당 빵집이나 들러 일찍 올라가야지 하다가.
그래도 꽤나 먼 이곳에 또 언제 오나 싶어, 스리슬쩍 경유지로 끼워 넣었다.
사람들은, 가보지 못한 길을 우연히 갔을 때
그리고 그곳이 꽤 괜찮았을 때 이렇게 말한다.
'안 와 봤으면 어쩔 뻔했어. 이렇게 좋은 걸. 안 왔으면 정말 후회했을 거야'라고.
난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웃는다.
'가보지 않으면, 후회도 없어.'
나도, 다른 많은 사람들도 스스로 포기하거나 게으름을 피우며 접은 일들에 대해서
'별거 없어, 피곤하기나 하지.. 난 그런 거 안 좋아해.'라고 한다.
가보지 않았으니 해보지 않았으니, 좋은 것도 알 수가 없다.
맞다. 가봐도 별볼 일 없을 때도, 괜히 피곤하기만 할 때도 많다.
수없이 허탕치고 피곤하기만 해도,
오늘처럼 횡재하는 날이 있어
이렇게 끊임없이 어딘가로 간다.
운전을 하느라, 쫓기듯 집으로 돌아오느라 오래오래 머물지는 못했지만.
고작 20km도 되지 않는 고군산군도를 달리는 저 도로 내내 감동했다.
시선이 미치는 매 순간 달라지는 각도 때문인지
저마다 다 다른 풍경이 되는 아름다운 섬들.
하나하나 아름답지 않은 섬이 없었다.
다들 아름답다고 손꼽던 키웨스트를 가던 날은 흐리고 지루했다.
실망했던 이유는 기대가 커서일지도 모른다.
고군산군도를 이렇게 예찬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지만, 햇살이 눈부신 날이었다.
(미세먼지는 속상했지만)
기대조차 없으니, 기쁨은 배가 된다.
가을볕이 따뜻한 어느 날, 신시도 자연휴양림에서 꼭 오래 머무르리라.
이곳 여기저기를 오래오래 걸어보겠노라 다짐했다.
무언가를 해야만 또 새로운 꿈이 생기는 것은,
비단 여행에서만은 아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우리의 커리어에서도.
(무위無爲와 작위作爲, 무엇이 과연 옳은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