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Seoul] 반클리프 대신 묵주팔찌

서울 여행, 명동성당 서소문역사공원 덕수궁

by sojin

어느 정도 공부를 하고, 그 바탕으로 성실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

복이 많은 사람도 많다. 덕분에 반클리프 목걸이 하나쯤, 벤츠 자가용 하나쯤, 샤넬 가방 하나쯤은 쉽게들 가지고 있다. 자기가 일구어낸 것이든, 많은 것을 받아서든 생각보다 부자는 참으로 많다.


서소문성지 안에는 정하상 경당이 있다.

그 아름다운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묵주 팔찌를 샀다.

갈매못성지에서 산 묵주 팔찌보다 3배쯤이나 비싸 2만 원도 넘는 금액이라 조금 망설였지만.

내 눈에는 몇천만 원 반클리프보다 훨씬 예쁘네..

(기도 목적보다 예뻐서 산거 맞다;;; )


소박한데 패션센스 마저 없으니 늙어가는 마당에 초라한 행색은 어쩔 수가 없는데.

반짝이는 그 조그마한 것들이 어찌 자연이 주는 이 찬란한 아름다움에 비할까, 싶은 마음은 늘 비슷하다.


사람이 무엇을 휘두르고 있든 간에, 저 빛나는 석양보다 아름답지 못할 것을.

반클리프 가격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반클리프 하나 살 가격으로 적어도 저 묵주팔찌를 700개 정도는 살 수 있을 것 같다;;;




4주간의 서울 여행이 벌써 끝나간다. 지나갈 것 같지 않은 무더위도 어느덧 한풀 꺾이고, 때론 불편하고 답답했던 서울 여행도 이젠 선선한 바람 같이 좋은 기억만 남는다.


30년 지기 친구인 P와 명동성당에서 만났다.

단 둘이 만난 지는 거의 10년 만인데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

오랜 가톨릭 신자인 P는 아이들에게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아이들이 선하게 잘 자라기만을 기도하는 P를 보니 괜스레 내가 부끄럽다.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한다며 아이들에게 욕심을 부리는 엄마. 그게 어쩌면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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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한강을 너머 광화문에도 갔다.

광화문에서 일한 옛 추억이 일요일 오전의 한가로움에 파묻혀 따뜻한 기억으로 밀려온다.


실은 광화문에 근무했던 그 시절, 회사 동료들과 어울려 점심을 먹기보다는 회사 주변을 산책하곤 했었다.

그때는 외롭고 힘들었는데 지금 돌아보니 그 덕분에 혼자서 누린 자유와 산책이 참 좋은 것이었었다.

그때 둘러보았던 덕수궁의 가을도 기억난다. 경향신문 쪽 코너를 돌면 수도회 한편에서 점심시간에 직장인을 위한 미사가 있었다. 그 미사를 드릴 때의 그 마음이, 그때 받은 은총이 얼마나 컸던 것인지...

참으로 오랫동안 잊고 살았다.


근무했던 L사와 가끔씩 출장 왔었던 S의 본사를 보면서,

어리석고 미련하면서 또 나름의 욕심으로 가득 찼던 지난날이 떠올라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나를 도와주었던 많은 분들도 떠오른다.

준 게 많은 인생이라 생각했었는데, 온통 받은 것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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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사대문안은 참으로 아름답다. 양반들만 살 수 있었을 이 곳을 이렇게 자주 찾을 수 있다니. 왕들의 호사를 누린다.


덥고 무더웠던 여름.

능소화와 배롱나무의 꽃들은 여전히 아름답고.

포도나무의 포도는 영글어 가는 시간.


덕분에 오랜 기억 너머로 되돌아 보는 많은 것들에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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