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Yangpyeong] 새로운 시작

백수탈출

by sojin

2월부터 새로운 곳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아이들 입시가 끝난 뒤에 개업을 하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다가온 기회를 붙들기로 했다.

처우도 예전보다 못해지고, 아이들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닌데..

일단은 이 길을 가보기로 했다.


떠나보내는 백수라는 지위가 못내 아쉽다.

그 자유로운 걸 떠나보내다니 멍청이다 나는.


모처럼 차가 생겨서 멀리까지 나서보았다.

혼자서 하얗게 눈 덮인 한강을 바라보며 드라이브하는 기분이란.

평일이라 막히지 않는 이 아름다운 길을 따라

반짝이는 햇살을 맞으며 보기만 해도 시린 1월의 풍경을 바라본다.

따뜻한 차 안에서 평일에만 누릴 수 있는 자유와 호사..

이제 모두 물 건너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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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양평 스타벅스의 사일런트 룸, 조용하고 풍경이 너무 멋져서 한참이나 머물렀다.





올 겨울은 유달리 추운 것 같다.

잠시 머무는 단기 숙소가 복도식 아파트라 유달리 외풍이 세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차도 없이 대중교통으로 다니다 보니, 유독 추위가 자주 느껴져서일지도 모르겠다.


하루 종일 독서실과 학원을 오고 가며 방학을 보내는 J와 H.

H는 H대로, J는 J대로 힘이 드는 모양이다.

삭막한 우리나라 입시의 한가운데를 지나가는 두 아이들

어찌 힘들지 않을 수 있을까..


공감능력 부족한 파워 J 엄마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 같다.

생각보다 좀 일찍 일하기로 결정한 것에,

어쩌면 내가 아이들을 위해서 특별히 해 줄 일이 이제는 별로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한 몫한 것 같다.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무언가 많은 것을 해 줄 수 없는 이 때

안쓰러운 시선으로 그저 아이들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 어쩌면 부담일지도.

그저 그 아이들을 지켜보기보다는 묵묵히 내 일을 해보기로 한다.


일을 하면서도, 나보다는 아이들을 우선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

적어도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온전히 훨훨 날아갈 수 있을 때 까진말이다.


인생은 정말이지 선택의 연속이다.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늘 배우고 깨어 있어야하는데..

나에겐 어리석음과 게으름이 늘 더 가까이 있는 것 같아 걱정이다.


이번에 내린 나의 선택이 내게도 아이들에게도 부디 좋은 것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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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양재구립도서관. 추운 겨울엔 유독 햇빛이 시리도록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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