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 케이스 부자네
이제는 약간 전세사기 '실전편'같은 이야기다.
이런 걸 모르고 사는 게 가장 좋겠으나, 어쩔 수 없이 당한 피해자들은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하는데 여기서 더 슬픈 것은 '내 케이스가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Q. 왜요?
저도 보증보험에 가입했고 그럼 다 똑같이 하면 되지 않나요?
A. 네, 안 됩니다.
왜냐면 집주인의 케이스는 매우 천차만별이고 계약서를 쓴 상태또한 천차만별이고 그 안에서 집주인이 얼마나 더 지랄맞은지 또한 천차만별이기 때문이죠.
그나마!
이미 나쁜 집주인이 된 사기범 집주인 안에서 '좋은 집주인'을 찾는 것 자체가 어폐가 있고 말이 안 되는데, 그나마 '덜 피곤한 집주인'의 사례는 이렇다.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지만, 전세 계약 해지를 한다는 문자에 바로 '답장'을 해서 다음 단계로 신속하게 넘어갈 수 있도록 한다. 만약 이런 케이스라면, 조금은 덜 피곤하시겠네요.
하지만 나는 진짜로, 피곤한 케이스였다.
다음 날 출국을 해야 했던 나는 집주인에게 전화를 할 수가 없었다.
이미 밤 늦은 시간 사실을 알게 됐고, 나는 다음 날 이른 시간에 출국을 해야 했다. 출국장을 나서면서 전화를 몇 번 해보았지만 받지 않았고 곧 나는 비행기에 올라탔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다시 귀국한 후, 나는 집주인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얻게 된다.
그는 이미 구속이 되어 있었다.
아놔!
당연히 내 문자를 볼리도, 문자에 답장을 할리도 없었다.
전화를 한 뒤 녹취를 하는 방법도 있다고 하지만, 문자에 답장도 안 안 오는데 전화며 녹취도 불가능했다.
그리고 이때는 이런 방법이 존재한다.
한 번에 바로 결과로 가면 좋겠으나, 나 역시 시행착오를 거쳤고 케이스 바이 케이스 바이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모든 일이 벌어지는 만큼 내가 겪은 과정을 모두 쓰자면 이렇다.
집주인이 문자를 받지 않은 경우, '내용 증명'을 보내야 한다.
여기서도 '덜 귀찮은' 집주인과 '욕 나오는' 집주인이 존재하는데, 전자의 경우 그래도 내용증명을 받는 케이스다.
1. 집주인이 덜 귀찮게 하는 경우
내용증명을 보내고 집 주인이 정확히 '수취'를 하면 그때부터 3개월 뒤 이 내용증명의 효력이 발생한다.
2. 그런데, 만약 욕 나오게 집주인이 내용증명을 받지 않는다?
그러면 이제 내용증명이 반송이 되고 최소 2-3번을 더 보내고, 초본 주소를 떼서 거기까지 내용증명을 보내 '내용증명을 도달시키기 위한 노력'을 했음을 증명한 뒤 '공시송달'을 해야한다. 참고로 나는 공시송달을 하지 않아 이 단계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데, 내용증명 이후 '공시송달'로 집 주인과 계약 해지를 공표해두면 집주인이 '수취'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내고, 그러면 이 또한 이로부터 3개월 뒤 효력이 발생한다고 알고있다.
(공사송달부터 하면 안 되나? 싶을텐데 내용증명의 단계를 거친 뒤 해야하는 것으로 알고있다.)
나는 집주인이 집에 없고 교도소에 없으니 당연히 '후자'로 진행을 해야했다.
내용증명을 보내고 또 보내고, 초본을 떼서 그 주소지로 보낸 다음에도 집주인이 받지 않으니 '공시송달'이라는 귀찮은 과정까지 거쳐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사실 공시송달이 너무 복잡하기도 하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 찾던 와중!
내 집주인이 '교도소'에 있으면 다른 케이스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집주인이 '교도소'에 있는 경우에는 '교도소에 내용증명'을 보낼 수 있는데, 이때도 또 케이스가 덜 귀찮은 단계와 더 귀찮은 단계로 나뉜다.
1. 집주인이 교도소에 있고 '수용증명서'를 떼주는 경우.
교도소에 '집주인 이름(죄수번호/이름)'으로 내용증명을 보낸 뒤, 수용증명서를 떼서 집주인이 교도소에 있음을 증명하면 된다.
근데, 황당하게도 이걸 안 떼주는 집주인이 있다. (이걸 아는 것 자체가 내가 이 케이스란 이야기다)
이건 직접 접견신청을 해서 떼달라고 해야 떼주는 것인데 집주인이 만나주지도 않고, 안 떼준다고 하면 끝이다.
2. 그렇다면, 교도소장에게 내용증명을 보내야 한다.
집주인이 교도소에 있으나, 수용증명서를 떼주지 않는 경우엔 내용증명의 '수취인'이 달라진다.
기존에는 '죄수번호/집주인 이름'으로 보낼 수 있었다면, 이번에는 '00교도소 교도소장님 앞 (죄수번호/집주인이름)' 이렇게 수취인이 '교도소장'이 되어야 한다.
사기를 당했으니 '계약 해지'를 해야하는데 그 단계조차 쉽지 않은것이다.
내가 앞선 단계를 다 알고 있다는 점에서 눈치챈 사람도 있겠으나, 응. 나는 저 단계를 모두 알아보고 거치면서 계약 해지를 해나갔다.
전화나 문자? 안 받아.
내용증명? 이것도 안 받아.
내용증명을 계속 보낸 뒤, 귀찮지만 공시송달을 하자!
잠깐만, 집주인이 교도소에 있으니까 거기로 보내면 된대! 라고 했는데, 수용증명서? 안 떼줘.
환장한다. 이걸 어떡해? 하면서 전세보증보험 사이트를 다 뒤지고 뒤져서 알아낸 결과!
결국 교도소장 앞(집주인 이름)써서 보내면, 드디어 '계약 해지' 의사 알리기 성공!
자, 그러면 끝인걸까?
아니요.
이제 막 첫 단계를 시작하셨습니다.
힘내세요.
갈 길이 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