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성장일기 : 심리학을 통한 자기 양육 ep2.
“너희들은 100점 만점 중 몇 점 정도로 행복하니?”
“저는 70점이요. 학원 가기 싫어서요."
"저는 100점이요. 엄마가 주말에 생일 파티 해준대요. 너무 신나요."
"저는 80점이에요. 어제 마라탕을 먹었거든요."
우리 반 병아리들에게 물은 적이 있다. 귀여운 9살 수준의 귀여운 대답을 생각하며, 전기장판을 1단에 맞추고 이불 속에 누웠다. 그 순간 문득 '내 행복은 몇점이지?'라는 물음에 사로잡혔다. 내 행복은 몇 점짜리인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 어느 겨울날이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과 관련된 출처 없는 명언은 수없이 많다.
‘좋은 사람과 나누는 소박한 저녁 식사는 그 어떤 산해진미보다 영혼을 풍요롭게 한다.’
‘행복은 찾는 것이 아니라, 내 곁에 이미 와 있는 것들의 이름을 불러주는 일이다.’
‘행복이란 자려고 누웠을 때 마음에 걸리는 게 없는 것이다.’
익숙하고도 익숙한 행복이라는 말. 막상 생각해 보니 행복이라는 것은 참 막연한 단어이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가.
긍정 심리학자의 창시자인 마틴 셀리그만 (Martin Seligman)은 행복을 다음과 같이 정의 내렸다.
"행복은 웰빙과 번성(Flourishing)이다"
그리고, 진정한 행복(Flourishing, 삶의 만개)을 이루기 위해서는 행복의 5요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틴 셀리그만이 제시한 행복의 5요소 'PERMA 모델'은 다음과 같다.
P (Positive Emotion, 긍정적 감정): 기쁨, 감사, 평안, 희망 등 기분 좋은 감정을 느끼는 것.
E (Engagement, 몰입): 자신의 강점을 발휘하여 일이나 취미에 완전히 빠져드는 것.
R (Relationships, 긍정적 관계): 가족, 친구, 동료 등 타인과 지지하고 사랑을 주고받는 진정성 있는 연결.
M (Meaning, 삶의 의미): 자기 자신만을 위한 삶을 넘어, 나보다 더 큰 목적(가족, 사회, 신념 등)을 위해 기여하는 것.
A (Accomplishment, 성취):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얻는 유능감과 성취감.
행복을 구성하는 요소는 같을지라도 '나의 행복'과 '너의 행복'은 다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주말 낮엔 유기견 봉사활동을 했고, 저녁엔 친구들과 어울리며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고 가정하자. 그 사람의 이번 주말 행복은 90점이다. 그럼 내가 그 사람과 똑같이 주말 시간을 활용하여 유기견 봉사를 하고 친구들과 저녁 식사를 한다면 내 행복도 90점이라 말할 수 있을까. (물론 행복을 구체적인 숫자로만 점수화한다는 것은 매우 단편적이고 일차원적임에 동의한다. 행복이란 복합적이고 주관적이며, 수치화할 수 없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설명의 편의와 이해를 돕기 위해 행복을 점수로 변환하여 설명 해본다.)
꼭 그렇다고 말할 순 없다. 만약 나도 그와 같이 행복 요소 중 P, R, M의 비중이 크다면 비슷한 점수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내 행복에서 A, E의 비중이 크다면 점수는 확연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너의 행복’과 ‘나의 행복’이 같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행복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비중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렇다면 ‘나의 행복’의 점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나를 철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그것도 아주 객관적으로 말이다.
나는 무엇을 추구하는가. 나는 무엇을 지향하는가. 이에 대한 답을 찾을 때까지 파고들고 또 파고들어야 한다. 그래서, 내 행복의 요소들 중 무엇의 비중이 큰지를 알아야 한다.
만약 내가 자기 발전의 활동에 몰입할 때 행복감이 크다면 나는 그것을 해야 한다. 만약 비슷한 관심사와 비슷한 배경, 공통된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주는 행복감이 크다면 나는 그 활동에 쏟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 만약 사회발전을 위한 봉사활동, 비영리활동 등이 나에게 주는 행복감이 크다면 나는 이런 활동들을 위한 시간을 내야 한다.
5가지 요소 중 내가 언제 행복한지, 내가 무엇을 할 때 행복감을 크게 느끼는지, 내가 어떻게 하면 행복한지 파악하고 그 요소들의 비중을 늘려야 행복의 볼륨이 커질 것이다.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내 행복의 '실체'를 알아야 한다. 보편적인 행복이 아닌, '주관적인 내 행복'을 알아야 한다.
나의 행복은 몇 점짜리인가. 나의 행복은 70점이다. 왜 70점이나 되고, 왜 70점밖에 되지 않는가.
나는 내가 언제 행복한지 안다. 그렇기에 70점이나 된다. 내가 언제 행복한지 찾는 과정이 어느 정도 선명해졌기 때문이다. 5가지 요소 중 어떤 요소들의 비중을 늘려야 하는지에 대한 확신이 어느 정도 섰다.
그럼, 왜 70점밖에 되지 않는가. 나머지 30점이 나에게 달렸기 때문이다. 나머지 30점은 그 요소들의 비중을 늘리기 위해 행동하는 나에게 달렸다.
나 성장일기를 연재하는 글쓰기는 나머지 30점을 채워 나가는 과정 중 하나이다. 나의 행복이 100점에 가까워지기를 바라며나 성장일기 3편의 제목을 타이핑해본다.
(이 문장만 보아도, 내가 비중을 늘려야 하는 요소를 눈치챈 분도 계실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