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마카오로 가는 날. 07시에 일어나 빠르게 준비하고밖으로 나왔다. 마카오로 가기 위해서는 홍콩 페리 터미널로 이동해야 한다. 숙소에서 10분밖에 걸리지 않아 여유롭게 도착했다. 3층에 있는 선착장으로 향하니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직원에게 여권과 티켓 QR코드를 보여주고 들어왔는데 출발까지 30분이 남아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 가족들에게 내 안부를 전하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니 벌써 출발 임박 시간이 다가왔다. 나는 티켓에 쓰인 좌석에 앉았다.
나는 마카오가 신기했다. 대한민국은 분단국가여서 국경을 넘는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홍콩에서 페리로 한 시간이면 다른 나라인 마카오에 도착한다는 거다. 고작 한 시간인데 홍콩과는 다른 풍경과 여권 검사도 실시한다는 게 경이로웠다. 화폐도 홍콩 달러에서 마카오 파타카로 환율도 달라진다는 것도 흥미롭게 다가왔다. 비행기가 아닌 페리로 국경을 넘나들다니. 나의 세상이 더욱 넓어진 것 같았다.
한 10분쯤 지났을까, 페리 위에 있던 TV가 켜지더니 직원분이 복도에 서서 주의사항을 말씀하셨다. 페리는 처음이라 겁먹은 나는 안전벨트를 꽉 조였다. 말씀이 다 끝나자 페리가 덜컹거리며 출발했다. 나는 턱을 괴며 창밖의 경치를 보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와 탁 트인 하늘. 그 속에서 유영하는 작은 배 한 대. 마치 구름이 나에게 “마카오에 온 것을 환영해“라고 반겨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계속 물결이 쳐서 그런지 배가 심하게 흔들렸다. 나는 자칫하면 뱃멀미가 올라올 것 같아 휴대폰을 끄고 잠에 들었다.
주변에서 웅성거리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니 사람들이 출구에서 내리고 있었다. 서둘러 짐을 챙겨 간단하게 입국 심사를 마치고 이동하는데 데이터가 말썽이다. 분명 로깨비에서 홍콩과 마카오 두 나라가 호환되는 ESIM을 구매했는데 말이다. 교통 정보를 확인해야 하는데 서비스 없음 문구가 뜨면서 데이터가 됐다가 안 됐다가 무한 반복이었다. 슬슬 불안감이 다가왔다.
하지만 다행히도 몇 분 뒤 데이터가 정상적으로 작동되었고 나는 무사히 셔틀버스 정류장을 찾을 수 있었다. 수많은 호텔이 운영하는 버스가 이곳에 모이는데 흥미로웠던 사실은 호텔을 예약한 고객이 아니더라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계획만 꼼꼼히 세운다면 마카오에서는 교통비 0원으로도 여행을 할 수 있다. 나는 베네시안 호텔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