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기능 검사
갑상선호르몬은 에너지 대사의 수위를 결정하는 호르몬으로 쉴 때와 운동할 때 인체에서 필요로 하는 갑상선 호르몬의 양이 달라집니다. 그러다 보니, 개인마다 다르고, 한 개인에서도 일중 변화에 상관없이 하루 중에도 변합니다. 그래서 갑상선 기능을 평가할 때에는 각개인이 특정시간에 ① 필요한 에너지 수위에 맞춰서 ② 적절히 갑상선 호르몬이 분비되고 있는지, 이 두 가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그러나, 한 개인의 에너지 수준을 평가하는 것이 쉽지 않고, 갑상선의 호르몬 분비 능력을 평가하는 것 역시 어렵습니다. 다행히도 이런 복잡한 것들을 생각하지 않고 갑상선기능 이상 유무를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 TSH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이는 갑상선 자극 호르몬(TSH)이 시상하부와 뇌하수체에서 ①인체에 필요한 갑상선호르몬의 설정치 (set point)에 따라 ②T3, T4의 음성 되먹임 기전에 의해 조절되기 때문에 이 TSH 하나로 두 가지 상태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시상하부에서 신경 전달물질, leptin (비만), cytokine(염증, 감염, 손상 등), corticosteroid(스트레스 호르몬), T3, T4 음성 되먹임 기전 등의 영향에 의해 결정된 설정치에 따라 Thyrotropin(TSH) releasing hormone (TRH)가 분비됩니다. 이후 TRH(영향력 강력)가 뇌하수체를 자극하여 TSH를 분비하는데(2-5분 뒤 증가, 20-30분 뒤 혈중 최고치 도달), 이때, 알파-아드레날린 (촉진), 소마토스타틴 (억제), 도파민 (억제)과 T3, T4 음성 되먹임 기전에 의해 뇌하수체에서 설정치가 재조정됩니다. 그리고, TSH에 의해서 갑상선에서 T3 (3시간 뒤 최고치), T4 (8시간 뒤 최고치)가 분비됩니다. 그런데 갑상선이 재기능을 하지 않으면 T3, T4가 적절히 분비되지 않고 TSH는 그 영향을 받아 비정상적인 TSH 수치를 나타냅니다. 그러므로 TSH 하나로 필요한 ① 에너지 수위 (설정치, set point)와 ② 갑상선의 적절한 분비능력 (T3, T4 혈중농도) 두 가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TSH가 정상범위보다 낮으면 갑상선 기능항진증, 정상범위보다 높으면 기능 저하증을 의심하게 됩니다. TSH가 낮으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일 것 같으나 그렇지 않은 것은 TSH가 갑상선을 자극하는 호르몬으로서 TSH가 낮은 것은 갑상선을 자극하는 정도가 낮아진 것으로 이는 검사 당시에 갑상선 호르몬이 넘쳐나므로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고, 이와 반대로 TSH가 증가하면 갑상선에 대한 자극이 증가한 것으로, 이는 검사 당시에 갑상선 호르몬 (T3, T4)이 부족한 것을 나타내므로 갑상선 기능 저하증입니다. 그러나 갑상선 기능 평가 시에는 TSH가 부적절하게 분비되는 중추신경계 질환들을 감별하기 위해서 유리 T4와 함께 고려해서 판단해야 합니다.
갑상선 기능검사의 종류에는 T3, T4, TSH, freeT3, freeT4등이 있으며, free T3, freeT4는 혈중에 단백질에 결합되어 있지 않은 유리 형태이고, T3, T4는 결합단백질과 결합된 호르몬, 유리 형태의 호르몬 모두를 포함한 총 갑상선 호르몬입니다. 갑상선 호르몬들은 대부분 결합 단백질에 결합되어 있으며, T4는 갑상선 호르몬 결합 글로불린 (TBG~75%), transthyretin(~30%), 알부민(10%) 등에 결합되어 있으며, T3는 TBG에 주로 결합되어 있습니다. 이들 결합단백질들은 임신, 포상기태, 영양상태, 염증 물질 (인터루킨 -1/-6), 간질환, 약제(피임약, 5-FU, 남성호르몬, 스테로이드) 등의 영향을 받으므로 이에 따라 총 갑상선호르몬(T3, T4)의 해석 시에는 이들 단백질 변화를 고려해야 합니다. 그래서 총 갑상선호르몬(T3, T4)은 잘 쓰이지 않고, 유리 갑상선 호르몬(free T3, free T4)을 측정하여 생물학적 갑상선 기능을 판단합니다.
유리 갑상선 호르몬은 극히 일부만 혈청에 존재하는데, 유리 T4는 총 T4의 0.03%, 유리 T3는 총 T3의 0.3%입니다. 그래서 갑상선 기능 평가 시에 주로 TSH, freeT4를 시행하고 더 많은 정보가 요하는 경우에 T3, freeT3을 시행하게 됩니다.
다음은 갑상선 기능의 검사들의 참고수치입니다. 참고 수치는 특정조건과 특정 검사법이라는 조건하에 정상인의 95%의 수치입니다. 그래서 참고치는 나라마다, 병원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아래 참고치는 저희 병원에서 사용하는 참고치입니다.
TSH 0.35-4.93 µIU/mL
freeT4 0.71-1.48 ng/dL
T3 0.64-1.52ng/mL
갑상선 기능 평가 시에 먼저 TSH와 free T4로 평가합니다.
표1은 TSH와 유리 T4에 따른 갑상선 기능 이상을 간단히 정리한 것입니다. 갑상선 기능 검사 결과와 표 1 만 있으면 갑상선 기능 평가가 어렵지 않을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갑상선 기능 평가를 하더라도 검사 수치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고 TSH-free T4의 관계가 일반적으로 보이는 역의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을 때 해석이 어려움이 있습니다. 아래 그림에서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에서 약물 치료 시 유리 T4과 TSH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이 그래프에서 억제된 TSH의 반응은 유리 T4가 정상으로 되더라도 6-8주의 지연 반응을 보이는데 이러한 이행기에서 이러한 TSH-유리 T4의 역의 상관관계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갑상선 기능 해석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지연 반응은 갑상선 기능 저하증 환자에서도 나타나는데, 갑상선 기능 저하증에서 약물 치료 시 TSH의 변화는 제1기 급격한 TSH 억제시기로 1시간 안에 이루어지고, 제2기 억제가 서서히 진행하는 시기로 10-20시간 사이에 시작하여 6-8주간 지속되고, 제3시기는 낮은 농도의 TSH (<0.01 µIU/mL)가 유지되는 시기로 구분됩니다. 즉 갑상선 기능 저하증에서도 6-8주의 숙려기간이 필요합니다.
약물 치료를 하지 않은 아급성 갑상선염으로 일시적인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저하증(그림 3)이 발생한 경우에 6-8주의 평행상태(정상이나, 회복기 중)에 도달하기 전 시행한 갑상선 기능 검사는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TSH-유리 T4의 역의 상관관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유리 T4가 증가되어 있는데, TSH는 정상이라던지, 유리 T4가 정상인데 TSH가 낮은 경우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갑상선 기능이 외부환경에 의해 새로운 평형에 도달할 수 있는데 (이를 allostasis라고 함), 이로 인해 갑상선 기능이 표 1과 달리 TSH와 유리 T4가 역의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아 갑상선 기능 평가에 어려움이 있을 수 도 있습니다. 알로스테시스(allostasis)는 유형 1(type 1)과 유형 2(type2)로 나뉠 수 있습니다. 유형 1은 유리 T3 감소(deiodinease 1/2 down regulation), 유리 T4 감소 또는 정상, TSH 감소 또는 정상(TSH 분비 감소), 유형 2는 유리 T3증가( deiodinase 1/2 up regulation), 유리 T4 증가 또는 정상, TSH 증가 또는 정상 (TSH 분비 증가)의 소견을 보입니다. 유형 1은 태아 시기, 금식, 과도한 운동, 우울증, 정상 갑상선 기능성 질병증후군(euthyroid sick syndrome), 약제 (스테로이드), 등이 있으며, 유형 2에는 임신, 과식, 비만, 높은 고도, 적당한 운동, 추위, 급성정신증 (acute psychosis),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ost-traumatic stress syndrome), 약제 등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18세 여아가 갑상선 기능 검사에서 TSH는 0.88 (참고치 0.7~6.4 µIU/mL)이며, 유리 T4 0.78 (참고치 0.8~1.7ng/dL), T3 53.6 (참고치 115~190ng/dL)는 낮게 측정이 되어 전원 되었습니다. 문진 중에 체중감량을 위해 과도한 금식을 2개월 시행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이 환아는 전형적인 유형 1의 allostasis 상태가 의심되었습니다. 그러나 TSH가 정상이지만 유리 T4, 유리 T3가 낮아져 있다면, 뇌하수체 질환에 의한 갑상선 기능 저하증과 정상 갑상선 기능성 질병증후군(euthyroid sick syndrome)이라고 하는, 갑상선질환 이외 외상, 신장질환, 심근경색, 당뇨병증케톤증, 거식증 등에 의해서 생기는 질환 역시 감별해야 합니다.
다른 예로 45세 남자가 6개월 동안 6kg의 체중이 줄어들고, 더위를 참지 못하는 증상으로 내원하였고, 갑상선 종대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시행한 갑상선 기능 검사에서 TSH 3.54 (참고치 0.7~6.4 µIU/mL), free T4 2.71 (참고치 0.8~1.7ng/dL), T3 367 (참고치 115~190ng/dL)였습니다. 이환자는 음성 되먹임 기전이 작동하지 않은 '부적절한 TSH'로 뇌하수체 MRI에서 거대선종이 진단된 분입니다. 환자는 내원당시 문진에서도 생식선 저하증이 의심되는 수염이나 겨드랑이털이 없고, 고환이 작은 증상이 함께 있어서 중추신경계 질환이 의심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예는 57세 중년의 남자가 건강 검진에서 시행한 갑상선 기능 검사에서 TSH 6.54 (참고치 0.35~4.93 µIU/mL), free T4 1.27 (참고치 0.71-1.48 ng/dL)로 갑상선 기능 저하증으로 내원하였습니다. 환자는 질병 과거력은 없었고 약제는 복용하지 않았으며, 갑상선 기능 저하증 증상은 없었습니다. 이 환자분의 경우에는 에너지 대사를 위해서는 갑상선 호르몬이 더 필요하지만 갑상선에서 1.27보다 더 분비하지는 못하여 발생한 무증상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갑상선의 분비능력이 떨어졌으나 유리 T4가 1.0보다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으므로 육체적 노동이나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을 줄여 갑상선이 공급할 수 있는 분비능력 내에서 갑상선 호르몬을 사용한다면 씬지로이드를 복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본인의 갑상선 분비능력 내에서 본인의 일상생활에서 육체적 노동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갑상선 기능 검사를 주기적으로 측정하여 재평가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렇듯 갑상선 기능 평가는 갑상선 호르몬(T3, T4)과 TSH의 간의 역동성과 지연 반응, 그리고 allostasis로 인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감별이 어려운 경우에는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반복적인 갑상선 기능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자세한 문진에 의해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갑상선 기능 이상에 대한 진단이 이루어졌다 해도 치료는 현재의 갑상선 기능의 이상 정도와 갑상선 질환에 병태 생리에 따라 달라지므로 각각의 갑상선 질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차후 여러 갑상선 질환에 대해서는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문헌
조보연 임상갑상선학 제3판
Chatzitomaris A et al, Frontiers in Endocrinology July 2017, Vol. 8;p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