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과 요오드
갑상선은 갑상선 호르몬을 만드는 기관이고, 갑상선 호르몬의 종류로는 T3, T4 가 있습니다. T3가 T4보다 2-3배 더 강력하며 갑상선에서는 주로 T4를 만들고 근육, 간 조직 등에서 T4를 T3로 만듭니다. 갑상선 호르몬은 타이로신(아미노산)에 요오드(iodine)가 결합된 형태이며,
T4=2 Tyrosine (타이로신)+4 I (요오드)
T3=2 Tyrosine +3 I
으로 간략하게 나타낼 수 있습니다. T4, T3는 타이로신에 각각 요오드가 4개, 또는 3개가 결합되어 있습니다.
갑상선 호르몬은 신경계 발달, 신체 성장, 신진대사, 면역 기능 조절에 관여하고, 또한 태중 태아의 뇌 발달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한 경우 뇌발달 장애로 지적장애나 학습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갑상선호르몬은 태아, 성장기에서 노년에 이르는 전 생애에 꼭 필요한 호르몬입니다. 요오드는 이러한 갑상선 호르몬을 만드는 재료이므로 중요합니다.
갑상선 호르몬의 생성과정에서 반응성이 높은 분자 상태 요오드(I2)를 만들기 위해서 과산화수소(H2O2)가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음식을 통해 섭취된 요오드는 반응성이 낮은, 안정된 형태인 이온화 상태 (I-)이기 때문입니다. 과산화수소에서 분리된 활성산소는 음 이온인 요오드에서 전자를 받아 안정화되고, 음이온 요오드는 반응성이 좋은 분자 상태 요오드 (I2)로 만들어집니다. 이 분자상태 요오드가 타이로신(tyrosine)과 결합하여 비로소 갑상선 호르몬이 만들어집니다.
이뿐만 아니라 요오드(I2)는 항균제 역할을 합니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포비딘(빨간약)가 이 성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는 분자 상태 요오드가 할로겐족으로 다른 물질에서 전자를 받는 강력한 산화제로 작용하여 살균효과를 나타냅니다. 그리고, 이온화 상태 요오드는 활성산소에게 전자를 주므로 항산화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또한, 이온화된 요오드(I-)는 그 기전이 명확하지 않으나 세포사멸기전(apoptosis)에 관여합니다. 그래서 요오드를 섭취하는 암세포들에서 항암제로 쓰이기도 하는데 유방암이 대표적입니다. 유방세포들은 갑상선처럼 요오드를 혈중에서 흡수하여 우유와 함께 요오드를 배출하는데, 고요오드 용량 요법을 하면 유방암이나 유방선종을 치료할 수 있다고 보고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고요오드 용량요법은 갑상선이 있는 분들에서는 갑상선에 부작용을 유발하므로 사용되지 못합니다. 울프-차이코프 효과(Wolff-Chaikoff effect)가 대표적입니다. 이는 고용량 요오드섭취 시에 갑상선호르몬 합성효소가 억제되어 갑상선 호르몬이 만들어지지 않고, 결과적으로 갑상선기능 저하증이 초래됩니다.
이러한 요오드는 신체 내에서 합성이 되지 않으므로 반드시 섭취해야 합니다. 세계보건기구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에서는 일반 성인의 일일 요오드 섭취량은 150 μg, 임산부에서는 250μg/일으로 보고 하였으며, 물론 나이가 어리면 요오드 섭취량은 이보다 적습니다.
성인에서 하루에 갑상선이 흡수할 수 있는 요오드는 120μg 정도이고, 갑상선에는 총 5000-10,000 μg의 요오드가 저장되어 있습니다. 갑상선 이외에도 요오드를 흡수하는 기관에는 침샘, 위장관, 소장, 유방, 전립선 등 이 보고 되었습니다. 그러나 위장관이나 전립선의 요오드 흡수도는 갑상선에 비해서 매우 적습니다. 그리고 침샘에서 분비된 요오드는 소장을 통해 대부분 재흡수됩니다.
혈중의 요오드는 대부분 갑상선 호르몬 (T3, T4) 형태로 존재하고, 자유 형태(free form)로는 0.5-1% 정도만 있습니다. 갑상선에서 일반적으로 하루에 80μg의 요오드가 갑상선 호르몬으로 분비되고, 간에서 갑상선 호르몬이 대사 되어( T4->T3) 약 80μg의 요오드가 생기는데 이 중 20μg은 담즙을 통해 변으로 배출되고 60μg은 혈중으로 들어가 재사용됩니다.
그리고 섭취된 요오드는 약 90-97%(108-116μg)가 소변으로 분비됩니다(Front Nutr.2022;9:1022650). 그래서 이러한 지식을 바탕으로 소변에서 분비되는 요오드 분비량을 통해서 요오드 섭취량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소변샘플(spot urine)로 분비되는 요오드가 100-300 μg/L 이면 요오드 섭취량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하는데, 이는 갑상선에서 요오드를 더 수용할 공간이 없어 (포만상태) 섭취한 요오드의 90-97%를 흡수되지 않고, 소변으로 배출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소변으로 분비되는 요오드는 10-5000 μg/L 정도가 사람마다 다릅니다. 위에서 언급한 약 90-97%(108-116μg)은 특정한 실험실적 조건에서는 맞을 수 있으며, 조건이 달라지면 배출되는 비율이나 양도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근 갑상선암의 발생률이 증가하면서 그 원인에 대해서 연구가 이루어졌습니다. 첫째로 초음파 사용이 확대와 함께 시작된 과잉 진료가 지목을 받았고, 다음으로 방사능 오염, 비만, 환경호르몬, 요오드 섭취의 증가가 다른 원인으로 대두되었습니다.
이 중에 요오드 섭취와 갑상선 유두암과의 연관성은 많은 논문들에서 보고가 되었는데 이는 갑상선 유두암 환자들에서 소변에서 분비되는 요오드의 배출량이 유두암 없는 건강한 군에 비해 수치가 높았기 때문입니다 (Front Endocrinol (Lausanne). 2022 Oct 31). 즉 소변에서 요오드가 >300μg 이상 분비되면 갑상선 유두암이 발생 가능성이 높았으며, 적정량의 소변의 요오드 수치 (100-200μg/일)는 오히려 갑상선 유두암 발생을 줄이는 것으로 보고 되었습니다. 또한, 요오드 섭취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한 연구에서는 해산물 섭취가 부족한 군에서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갑상선암이 잘 생긴다는 보고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오드 섭취량과 갑상선 유두암의 관계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 있는데 명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래 세 가지 명제가 있습니다.
1. 요오드 섭취량이 많으면 소변으로 분비되는 요오드의 분비량도 많다 (명제:참;P->Q)
2. 소변으로 분비되는 요오드 분비량이 적으면 요오드의 섭취량도 적다 (이명제:참; ~Q->~P)
3. 소변으로 분비되는 요오드의 분비량이 많으면 요오드 섭취량도 많다(역명제:거짓 또는 참, Q->P)
1 명제가 참이면 2의 이명제 역시 참입니다. 그러나, 3의 역명제는 거짓이고, 참이기 위해서는 P와 Q를 만족하는 두 집합이 일치해야지만 참입니다. 요오드 관련해서는 3의 역명제가 참이려면 요오드 섭취량의 90-97%가 일정하게 갑상선에서 흡수되고 나머지는 신장에서 일정하게 배출된다는 전제 조건이 항상 유지되어야 합니다. 즉, 소변의 요오드 배출량이 타 조건이나, 인자들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고, 일정한 비율로 갑상선에서 흡수하고, 신장에서 분비되어야만 역명제가 참이 됩니다.
그러나 학령기 아이들에서 연구한 자료에서 TSH가 오르면 소변에서 섭취량에 비해 요오드 분비량은 증가합니다. 그리고, 비만도 섭취량과 무관하게 소변에서 요오드 분비량이 증가시킵니다. 즉, 소변의 요오드 배출량은 항상 일정하지 않고, 다른 요인들로 인해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Nutrients.2021 Nov 8;13(11):3975, Thyroid 2014;24(7):1071-1079). 그러므로 3의 역명제는 거짓이고, 갑상선암은 요오드 섭취량의 증가와 연관이 있다기보다는 소변의 요오드 분비량과 연관이 있습니다.
그런데 전통적으로 소변의 요오드 배출량을 섭취량으로 여기는 의학 상식에 비추어 보면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해산물 소비가 많고, 갑상선 유두암도 많이 발생하는 나라이므로, 요오드 섭취가 도마 위에 올라온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재까지는 요오드 배출량과 갑상선암의 관계는 어느 정도 적립이 되었지만, 요오드 섭취량과 갑상선암의 관계가 확립되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요오드 섭취는 적은 것도 많은 것도 좋지 않으며 적정량의 섭취가 중요합니다. 요오드 섭취량은 소변의 요오드 분비량으로 측정하는 방법이 용이하여 WHO에서는 전 세계적인 학령기 아이들의 요오드 섭취량을 추적관찰하기 위해 이 방법을 사용합니다. 소변샘플의 요오드 분비량을 통한 적절한 요오드 섭취량은 100~300 μg/L 정도가 좋습니다.
요오드의 적절한 섭취의 중요성은 여러 역학 조사들에서 이미 알려져 있듯이 섭취량이 적으면 갑상선 결절, 갑상선 종대, 갑상선 여포암등이 잘 생기고, 섭취량이 많으면 갑상선 기능 이상, 갑상선염, 갑상선 유두암이 발생합니다. 우리나라, 일본, 중국은 전 세계적으로 해산물 섭취가 많은 나라이지만, 우리나라의 요오드 섭취율을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약 6-8%에서는 요오드 결핍이 있고, 60%이상에서는 요오드 과잉이 있다고 보고 하였습니다 (Ann Pediatr Endocrinol Metab 24:108–115.).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해산물 소비량이 많더라도 각 사람이 자기가 적절하게 섭취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이러한 유용한 역할을 하는 요오드는 담수에는 지역마다 편차가 있으며, 해안지역의 담수에는 약 20μg/L , 내륙지방에는 1.5μg/L으로 아주 미량 포함되어 있고, 해수에는 50-60 μg/L의 요오드가 들어 있습니다 (대한내분비학회지 1994;9(4):307- 317). 그래서, 우리가 안정적으로 요오드를 얻을 수 있는 곳은 바다입니다. 바다에는 담수에 많게는 40배 되는 요오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담수에 거의 없다고 하지만 바다에서 승화되어 대기 중에 있던 요오드가 빗물과 함께 육지에 내려서 담수에 소량 존재합니다, 그래서, 야채나 과일로 소량이 존재하지만 하루 권장량을 채우기에는 부족합니다. 그러나, 내륙지방에서도 요오드가 풍부한 공급원이 있는데, 우유와 유제품입니다. 그래서, 우유를 하루에 2-3잔 정도 먹거나 걸쭉한 요거트를 200cc 정도 먹으면 하루 용량이 나옵니다. 물론 우유나 유제품에 들어 있는 요오드 용량은 토양이나 기후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성인이 되면 유당(lactose) 불내증으로 복통, 복부팽만, 설사 등으로 우유를 먹지 못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 경우에는 해산물을 섭취해야 합니다.
해산물 중에 다시마, 미역, 김, 파래, 생선, 조개 등에 많이 들어 있으며, 데치거나 끊이는 과정 중에 소실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여 섭취해야 하는데 이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요오드가 첨가된 소금의 경우 운반 중에 20%, 조리 중에 20%가 소실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생 다시마의 경우 1g당 요오드가 100-300 μg정도인데 데쳐서 매일 한 컵 씩 먹었어도 조리과정의 소실로 인해 소변샘플에서 600 μg/L 정도만 배출될 수 있습니다, 건조 다시마는 1g당 2000-8000 μg으로 더 응축되어 들어 있습니다. 김은 도시락 김의 경우에 얇기 때문에 하루 권장량을 채우기 위해서는 11 팩을 먹어야 하지만, 김밥용 김은 3-4장이면 하루 권장량이 됩니다. 생선 또한 종류마다 다르지만 대개 흰 살 생선(110 μg/생선 100g)에 요오드가 더 많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흰 살 생선 100g과 계란 2개 정도 먹으면 하루 권장량이 됩니다.
결론적으로, 요오드는 신체에 중요하므로 요오드가 부족하지 않게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요오드의 주 공급원은 유제품이나 해산물로 한정되어 있으므로 성인의 경우 하루 150 μg을 섭취할 수 있게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적절한 요오드 섭취는 갑상선암과 연관성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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