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접근 가능한 전기차,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시승기

적당하고 무난한 성능, 잘 갖춘 기능들과 뛰어난 가격 경쟁력

KG 모빌리티(구 쌍용자동차-이것도 그만 써도 되겠지요?)의 중형 SUV인 토레스의 전기차 EVX 시승기입니다. 지난 수요일에 탔습니다. 코란도에 전기차가 있었으나 대중적이지 않았지요. KGM이 BYD와의 공식 협력 관계를 맺은 후 나온 첫 차이기도 합니다. 창원 공장-예전부터 엔진을 만들던 곳에서 배터리 생산을 하겠다는 계획도 있고요.

몇 번 이야기했는데 자동차를 잘 만들던 회사도 전기차는 쉽지 않습니다. 전체-배터리와 모터, 전장 등을 다 내부에서 하려면 더 그렇습니다. 특히나 지금처럼 빨리 시장에 팔릴만한 차를 내놓아야 한다면, 검증된 회사의 제품으로 시작하는 건 좋은 선택입니다. 길게 봐서 앞으로 자체 기술을 갖추면 되니까요.

겉모습 바뀐 부분이 있지요. 앞뒤 라이팅과 전면그릴, 전용 휠 들이 그렇습니다. 딱 떨어지는 각진 SUV 형태는 실내 공간에서는 장점이 되는데 공기저항이 커 주행가능거리가 이슈인 전기차에는 불리합니다. 또 최저지상고도 175mm로 높은 편이고요. 공기저항을 줄여 전비를 얻을 것이냐, 스타일과 험로주행성을 포함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지킬 것이냐의 선택인 거죠.

제대로 SUV의 장점은 실내입니다. 현대 싼타페 정도는 아닌데 적당히 평평하고 길고 높습니다. 구동모터와 전기 관련 장비를 다 앞 엔진룸에 몰아넣어 트렁크가 넉넉한 장점이 살아납니다.

특정 부분에서는 제가 허리를 펴고 앉을 수 있을 정도니까요. 기아 EV9을 제외하면 국산 전기차 중에서 가장 넓게 쓸 수 있습니다. 트렁크 안쪽에 열림 버튼이 있는 것 좋더군요.

모터출력 152.2kW(207마력)/34.6kg.fm이고 BYD의 셀투팩 방식으로 조립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용량은 73.4kWh입니다. 상온 기준 433km를 달릴 수 있고요.

동력성능은 무난합니다. 힘이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고요. 전비가 18인치 기준 시내/고속/복합이 5.5/4.5/5.0km/kWh입니다.

이 사진이 어른 둘과 짐을 적당히 싣고 시내만 달렸을 때 전비입니다. 고속주행 전비도 숫자대로 나오는, 그야말로 무난합니다. 충전할 때 예상 시간이 나오는 것도 사용하기에 편리합니다.

승차감은 부드러운 편인데 운동성능도 평범하고 무난합니다. 과격하게 밀어붙이면 한계가 빨리 오는데, 225/60R18 타이어를 낀 때문이기도 하겠더군요. 다른 전기차보다 가벼운 1940kg인데도 무게가 확 느껴집니다. 평범하게 달리면 괜찮습니다.

재밌는 건 기능들입니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크루즈 컨트롤이나, V2L 및 유틸리티 모드 등 최신의 현대자동차 그룹 전기차들의 그것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옵션의 리스트는 같은데, 기능 작동 시 세부적인 내용에서는 조금은 부족합니다. 차로 유지를 하는 정밀도, 차간거리 유지와 컷인으로 들어오는 차들에 대한 반응 속도 같은 것 말입니다. 2년 전쯤 처음 이런 기능들을 만났을 때가 생각나더군요. 여기에 반응이 느린 스크린 등도 이런 느낌을 더 강하게 합니다.

그래서 미묘합니다. 사용하는 데 큰 문제는 없는데 뭔가 살짝 아쉽거든요. 물론 이건 가장 최신의 차를 누구보다 먼저 타는 제 기준일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쓰기에는 나쁘지 않으니까요.


이런 아쉬움을 용서하게 되는 건 가격입니다. 최고급형인 E7이 세제혜택을 받고 보조금을 받기 전 가격이 4960만 원입니다. 시승차는 여기에 어라운드뷰(105만)와 그레이투톤 인테리어(21만 원)만 더했고요.


지역에 따라 아직 남아 있은 보조금을 받으면 3천 후반에도 구매가 가능합니다. 이 크기에 이런 장비를 갖고 이 가격이면 그야말로 ‘갓성비’라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싼 데는 이유가 있지요. LFP 배터리라던가, 2WD라던가, 약간씩 떨어지는 기능들이라던가요. 그럼에도 가격경쟁력이 매우 큰 차입니다.


좋은 대안이 될 차라 생각이 듭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배터리를 포함한 원부자재 가격 상승이 전기차 가격을 끌어올렸고, 반대로 보조금은 줄어들면서 전기차 접근 장벽이 높아졌으니까요. 적당한 크기와 성능, 가격으로 접근 가능한 새 선택지가 나왔으니 조금은 다시 살아났으면 싶네요.


#KG모빌리티 #토레스 #토레스EVX #시승기 #전기차 #전기자동차 #완벽하진않아도 #좋은대안 #자동차칼럼니스트이동희

작가의 이전글 볼보 XC60, 트렁크 활용 액세서리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