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거리와 차박까지 하며 알아본 베스트셀러의 매력.
볼보의 베스트셀러 중형 SUV인 XC60입니다.
외관이나 실내는 많이 익숙하지요. 2017년에 데뷔해 2021년 페이스리프트를 했으니 그렇습니다. 겉모습은 익숙할 뿐인데 실내는 9인치로 좀 작다 싶은 센터 모니터 등으로 살짝 나이 든 티가 납니다.
그래도 메뉴화면이 큼직한 데다 세로형 화면에 TMAP을 크게 띄워 쓸 수 있어 불편하진 않습니다. 오레포스의 크리스털 기어 레버, 황토색 나파 가죽과 무광 우드 등이 어울려 실내 분위기가 차분한 건 여전하고요. 쉽게 질릴 인테리어는 아니니까요.
2열은 넉넉합니다. 시트가 바깥쪽으로 좀 몰린 듯 해 머리가 딱 파노라마 루프 경계에 걸리지만 실제 부족하진 않은 데다, 좌우 공간을 넉넉하게 쓸 수 있습니다. 2열에서는 파노라마 선루프의 역할이 커 개방감이 좋습니다.
차가 크진 않지만 시트를 폴딩 하면 어른도 차박이 가능할 정도로 충분히 깊고요, 트렁크 한쪽에 있는 그물망 수납함은 쓸모가 크더군요.
서울에서 강원도 등 580km 정도를 탔고요, 주말 끼고 정체 심한 고속도로 포함 연비가 11.2km/L가 나왔네요. B5 모델이라 I4 2.0L 터보 엔진이 250마력을 내는데, 공차중량이 1925kg으로 크기에 비해 좀 무거운 편인 걸 감안해도 공인연비 9.8km/L 보다 잘 나왔네요.
요즘 기준으로 250마력이라는 숫자가 크진 않은데 35.7kg.fm/1800~4800rpm인 토크도 그렇습니다. 시원스럽다고 할 순 없는데 8단 변속기가 열심히 일하며 적당히 잘 달립니다.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시동이 걸릴 때 부드럽다고 하지만, 출발하며 좀 급하게 액셀 페달을 밟으면 시동이 빠르게 걸리며 되려 울컥이는 현상도 생깁니다. 48V 스타터-제너레이터가 엔진에 직접 힘을 보태기 때문에, 엔진 회전수가 낮은 상태에서 가속할 때 킥다운이 걸리는 일이 적고 꽤 뿌듯하게 가속합니다. B5는 터보엔진 + 마일드 하이브리드의 조합이고, B6는 터보차저와 슈퍼차저를 같이 쓰는 트윈차저로 300마력을 내지요. 일반적으로는 B5로도 충분할 듯싶네요.
볼보 가솔린 엔진이 일반휘발유를 넣으면 노킹이 생긴다는 말이 있던데요, 일부러 일반유를 넣어 보기도 했는데 제가 타는 동안에는 못 느꼈습니다. 확인해 보니 이전의 T5 엔진들이 옥탄가에 좀 민감했다고 합니다. 현재의 B5/B6 엔진들은, 아주 더운 여름철의 고부하 상황이 아니면 노킹이 생기는 일은 적다고 하네요.
서스펜션은 적당히 탄탄한 쪽입니다. 예전 독일차가 주도하던 ‘유럽차’의 느낌은, 요즘에는 볼보가 지키고 있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55시리즈 타이어인데도 돌이 좀 있는 오프로드에서는 좀 통통 튑니다. 그래도 흔들림이 적어 장거리 달리기가 편하고 피로가 덜합니다. 이게 사실 시트가 단단함과 말랑함의 매우 미묘한 경계를 잘 잡아서 그렇습니다. 2열 등받이 각도 조절이 안되긴 하는데 그리 불편하지 않던데요. 사실 저는 엉덩이 쿠션이 올라오지 않으며 등받이만 눕는 경우에는 허리가 아프더라고요.
아직도 많이 기다려야 하나 모르겠네요. 스웨덴 공장에서 만든 차를 기다린다는 말도 있던데, S90을 보면 품질이나 성능에서 이슈가 될 부분은 전혀 없겠던데요. 심지어 테슬라도 중국산 품질 좋아진 것 생각하면 굳이 그래야 하나 싶긴 합니다.
딱 적당하다 싶네요. 개인적으로 요 정도 크기가 주차 등에서 다루기 쉽고 달리기도 마음껏 할 수 있어서요. 특히나 티맵과 누구는, 국내 수입차 중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편하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차의 안드로이드 오토 OS와의 조화도, 결국은 투자한 만큼 효과를 보는 건 당연하니까요.
베스트셀러가 왜 베스트셀러인지를 다시 한번 느낀 시승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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