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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테크데이 - 유니버설 휠 드라이브 시스템

과거에 없던 새로운 종류의 드라이브 시스템을 만들고 제안하다.

어제 다녀온 현대자동차 그룹 선행연구실의 신기술, 유니버설 휠 드라이브 시스템 발표회입니다.

내연기관이나 전기모터도 같은데, 차 앞뒤 중앙에 엔진/모터 - 변속기/감속기가 있고, 여기에서 뻗어 나간 드라이브 샤프트가 상하 운동을 하는 바퀴와 맞물리기 위해 CV 조인트를 시용하게 됩니다. 당연하게도 이 구조는 차 앞뒤 어디라도 구동력 생성-전달 기구가 있으면 짐을 싣거나 사람이 쓸 수 없게 됩니다. 이게 사실 당연한 것이라 여겨진 지난 130년 자동차 역사였습니다.


물론 이런 구동계 전체를 바퀴 안쪽에 넣은 e-액슬이 존재하고 이게 미래 어느 순간에는 일반화될 것인 것도 분명합니다. 그런데 이 기술이 완성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고 또 초기의 높은 값은 부담이 될 것도 분명합니다.

유니휠 시스템은 딱 중간입니다. 흔들림이나 충격, 크기 등에서 제약이 큰 모터는 차체에 달고 나머지 감속기, 조인트 등은 바퀴 안에 넣는 방식입니다. 당연히 앞뒤 어느 부분이건 공간을 더 넓게 쓸 수 있습니다.


자동변속기 내부 구조인 선-플래너터리 기어를 이용해 바퀴의 상하 움직임에도 토크 변화 없이 동력 전달이 가능하다는 점이 핵심이더군요. 17인치 휠에 끼운 14인치 규격 기준 상하 각각 80mm가 움직일 수 있어 스트로크는 충분합니다.


또 이에 맞는 모터도 새로 가져왔는데, 하나에서 두 개로 모터가 늘면서 개별 모터의 크기/출력은 낮아도 시스템 통합 기준으로는 더 높은 출력을 내면서 비슷한 전체 무게를 맞출 수 있었다네요. 물론 바퀴에 감속기 등이 들어간 셈이니 흔히 말하는 현가질량(직접 움직이는 부품의 질량)이 늘어난 것이라 서스펜션 세팅에는 부담이 되긴 할 겁니다. 그래도 네 바퀴에 각각 모터를 달고 각각 제어하게 된다면, 주행 중에 완전히 다른 움직임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돌아가는 기어니까 제대로 달리려면 윤활도 필요한데 이것도 잘 만들어져 있고요.

현재 선행연구 수준으로 개념 정의-설계-개발-검증-실차 평가와 관련 특허 출원까지 완료된 상태라네요. 그러니까 이다음으로는 남양 연구소에 넘겨 어떤 차에 어떤 형식으로 적용하는 것이 필요한지 개발을 이어간다고 합니다. 당장 내년에 차에 얹어 출시할 수는 없겠으나 만으로 3년 정도면 적당한 차와 적당한 출력의 제품들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더군요.

기술적 완성도나 우수성도 그런데, 제가 자주 여러 번 이야기한 것처럼 ‘세계 최초’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2018년 현대자동차 그룹이 세계최초로 엔진 밸브의 열리는 기간(Duration)을 연속 제어하는 CVVD 기술을 개발하고 발표했을 때도 그랬습니다. ‘3가지 밖에 가능하지 않는, 내연기관 밸브를 조절하는 기술 중 하나를 현대차 그룹이 만들었다고?’


유니휠도 마찬가지입니다. 엔진부터 이어진 기존의 구동 방식과 미래 e-액슬 사이에,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기술을 개발한 것입니다. 당연히 이 분야의 기술적 리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다른 회사들은 현대차그룹이 낸 특허를 피해 만들어야 하고요.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현대차 그룹은 패스트 팔로워로 성장했습니다. 세계최초의 양산 수소연료전지 전기차인 투싼 iX35 FCEV부터 앞서 설명한 CVVD 기술, 올해 초 발표한 나노 테크 기술들과 고성능 전기차의 새 시대를 연 아이오닉5 N, 지금의 유니휠 기술까지. 누가 뭐라고 해도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부분 기술적 리더가 된 것은 분명합니다.


뛰어난 아이디어를 내고 그걸 실제로 만들어 냅니다. 스스로 검증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 테스트하고 개선책을 찾아 양산 적용을 위한 준비까지 마친 후 다음 단계를 준비합니다. 이게 선행연구실의 역할이지요.

멋진 기술 개발하고 친절하게 알려주신 연구원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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