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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V80 쿠페, 좋은 새 선택지가 되다

디자인에서, 실내 품질에서 1억의 가치를 확인하다

제네시스 GV80 쿠페 3.5 트윈터보 시승기입니다. 짧은 시승이라 사진이 다양하지 못했는데 다행히(?)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 방문할 일이 있어 몇 장 추가했습니다. 기본 값 8255만 원에 190만 원인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만 빠져 1억 65만 원입니다.

덩치가 꽤 큰 쿠페형 SUV인데 꽤나 섹시합니다. 시승차였던 카프리 블루(세 번째 사진)는 물론이고 마우나 레드는 정말… 어디 립스틱 광고에서 본 듯한 촉촉한 섹시함이 있네요. 입술 트기 쉬운 겨울철이라 더 그렇게 보였으려나요.


쿠페는 1열 이후부터 루프 라인이 달라지는데, 동급 경쟁 모델인 BMW X6나 벤츠 GLE 쿠페와는 지붕선과 측면 윈도 처리에서 완전히 다른 접근을 합니다. 특히 좁아진 트렁크 공간 확보를 위해 리어 오버행을 크게 키운 경쟁 모델과 달리 GV80 쿠페는 1.5cm 변화만 있습니다. 여기부터 차이가 생깁니다.

두 차 모두 옆 유리를 뒤쪽으로 길게 빼면서 쿠페스럽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GLE는 트렁크 공간을 위해 길게 빼며 부풀어 오른 뒤쪽을 감추려고 윈도 끝을 거의 뒷바퀴 끝으로 당겼고, 이걸 노치백 쿠페처럼 마무리했습니다. X6는 날렵한 BMW의 패스트백 쿠페 라인인데 이걸 SUV에 넣느라 무리를 한 느낌입니다. 2열과 트렁크 공간 희생도 있고요. 개인적으로 쿠페형 SUV 디자인을 좋아하지 않는 건 이런 균형을 잡기가 쉽지 않아서입니다.

GV80 쿠페는 어떨까요? 일반 GV80의 2열 뒤 유리 영역을 조금 앞으로 당기고, 지붕을 따라 내려오는 선을 위로 부풀리며 차체 끝까지 밀어냈습니다. 이 라인은 제네시스 X 스피디움 쿠페 콘셉트카에서 봤던 것이기도 합니다. 특히 D 필러 부근의 삼각형 모양은, 동급에서 보기 드문 데다 후측면에서 봤을 때 차를 단단하게 보이는 효과를 내더군요.


사진은 쿠페(위)와 7인승 GV80 SUV의 트렁크 비교입니다. 제 기억에 SUV 5인승은 사진의 컵홀더와 안전벨트 등이 빠지면서 뒷바퀴 휠하우스가 더 낮았던 것 같은데요, 쿠페는 가능한 트렁크로 침입이 적도록 했습니다. 물론 SUV보다 5인승 기준으로 20% 정도는 줄어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붕선이 낮으니까요.


이 사진은 이번 페이스리프트에서 더해진 27인치 OLED 스크린입니다. 맨 위처럼 오른쪽에 넓게 내비게이션 지도를 보다가 현재 재생하는 미디어를 부르면 아래 사진처럼 지도가 왼쪽으로 움직여 작게 축소되어 나타납니다.

하나의 큰 스크린 안을 좌우로 움직이며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주는 것 좋네요. 해상도와 선명도가 확 올라가서, 에스파의 신곡 앨범을 화면에 띄우니 정말 화려하네요.


반면 2열은, SUV하고 비교해도 공간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X6나 GLE 쿠페 중에 2열 시트 등받이가 리클라이닝 되는 차가 없었던 것 같은데… GV80 쿠페는 기본 차와 같은 수준으로 꽤 많이 뒤로 넘어갑니다. 덕분에 여유 있는 헤드룸을 더 넉넉하게 쓸 수 있더군요. 시승차의 네이비 컬러 가죽과 오렌지 스티치, 벨트 조합은 정말 끝내 줬습니다.

수랭식 인터쿨러를 쓰는 엔진은 4천 rpm이 넘었을 때 펀치력이 살아납니다. 재밌는 건 스포츠 모드에서 액티브 사운드를 강하게 설정했을 때입니다. 저 회전 영역에서 8기통의 그 ‘그르르르르렁’을 잘 살렸습니다. 전에 처음 들었을 때는 마냥 어색했는데 이제는 정말 들을만합니다. 특히 고회전에서 들어오는 엔진 소리와 조화도 좋아서 기분 내기 좋던데요. 이번에 아이오닉 5N의 가상 엔진 사운드도 그렇고 실력이 정말 좋아졌네요. 근데 왜 전방추돌방지 보조 등의 민감도 조절 기능은 사라졌는지 모르겠네요. 너무 자주 울려요. 그렇다고 끌 수도 없고…

승차감도 꽤 좋아졌습니다. 초창기 GV80의 22인치 모델은 낮은 평편비의 타이어를 잘 다스리지 못해 잔진동이 있었거든요. 새 차는 탄탄함은 유지하며 튀는 느낌이 없어지면서 고급스러워졌습니다. 200km/h를 넘으니 좀 뜨는 느낌이 있긴 했는데 불안하진 않고요.


새로운 좋은 선택지가 나왔네요. ‘국산차가 1억이라고?’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경쟁모델인 X6 xDrive40i (381마력)는 1.3억부터 시작입니다. 3천만 원이면 30% 차이입니다. 내장재 품질이나 컬러 조합 등은 비교 자체가… 48V e-슈퍼차저가 올라간 모델이 더 궁금해지네요.



#제네시스 #GV80 #GV80쿠페 #시승기 #카스타그램 #자동차칼럼니스트이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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