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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의 새 기함 12칠린드리 론칭

대배기량 고회전 자연흡기 V12 엔진이여 영원하라.

페라리의 새 기함인 12칠린드리 론칭에 다녀왔습니다. 전기모터의 도움이 없는 순수한 내연기관차고요, ‘12실린더’라는 이름처럼 V12 6.5L 830마력 엔진을 얹었습니다.

기존 812 모델의 고성능 버전이던 812 콤페티치오네에서 쓰인 가솔린 미립자 필터를 비롯해 각 기어단에 맞는 토크맵을 새롭게 구성한 것 등 다양한 기술들이 대거 적용되었습니다.

한 달 전에 공개된 사진과는 차이가 좀 있습니다. 훨씬 길고 낮고 늘씬해 보이더군요. 그래서 1968~1973년까지 만들어진, 원형 디자인이라 할 데이토나와는 다른 느낌이더군요.

특히 보행자보호를 위해 높아진 앞 후드라인 끝 부분과 뒤쪽 모양은 새롭습니다.

하나의 커다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후드는 세계 최대 크기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단절된 라인을 자연스럽게 만드는 효과도 있고요.

요즘 같은 ‘친환경’의 시대에, 9천500rpm까지 돌아가는 대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건 대단한 패기입니다. 특히 엔진을 실내 쪽으로 바짝 붙인 프런트 미드십 FR 구조는 페라리가 르망24시를 비롯해 여러 레이스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시기부터 이어진 전통이기도 하니까요.

여기에 8단 DCT를 쓰고 뒷바퀴를 굴립니다. 최고시속은 340km 이상, 0-100km/h 가속에는 2.9초가 걸립니다. 이게 후륜구동만으로 된다는 부분이 포인트죠. 출력이 높은 것뿐만 아니라 어떻게 전달해 쓰느냐가 더 중요한 일이기도 하고요. 또 온갖 전자제어 장치들이 이런 성능을 뒷받침하기도 합니다. 물론 개입하는 느낌은 없을 겁니다. 그간 탔던 페라리들을 생각하면 더 그렇고요.

실내는 GT라는 캐릭터에 충실합니다. 충분히 넓고 넉넉한 2인승이고, 시트 뒤쪽은 물론 트렁크 공간도 충분합니다. 세 개의 스크린이 쓰이는 데 메인 계기판도 완전 디지털로 바뀐 건 좀 아쉽더군요. 중앙의 타코미터 정도라도 아날로그를 유지했으면 싶었거든요.

요즘 보면 페라리의 새 차들이 나올 때, 공식 메인 컬러가 빨강, 파랑, 노랑 같은 원색이 아닌 경우가 많더라고요. 가장 막내이자 스포츠카에 속하는 로마부터 푸로상게를 지나 12칠린드리까지 다 그랬지요. 물론 모터스포츠에 더 가까운 296이나 SF90은 원색이 많아 다르고요.

론칭에는 페라리의 상품/마케팅 총괄인 엠마뉴엘레 카란도씨가 참석했습니다. 중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최초공개라는 의미에 맞는 참가자였다고 봅니다. (역시나) 사전 예약 및 국내 배정 물량은 모두 끝났답니다. 어차피 가질 수 있는 차는 아니긴 해도 우리나라 도로를 달리는 모습은 보고 싶네요. 아름다운 대상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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