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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자동차 XM3 E-TECH 하이브리드 시승기

의외로 완성도 높은 완전히 새로운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등장

어제 시승했던 르노자동차 XM3 E-TECH 하이브리드입니다.

차야 론칭한 지 꽤 되었고 국내 콤팩트 SUV 판매 2위에 오를 정도로 많이 보이는 모습이니 익숙합니다. 새로 더해진 하이브리드 전용 컬러인 사진의 웨이브 블루와 일렉트릭 오렌지가 독특하네요.

핵심은 독자적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입니다. 두 개의 동력원을 자동차의 구동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엔진과 구동모터가 바퀴에 어떻게 연결되고 에너지가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구분하는데요, 현대차 그룹의 병렬(엔진과 모터가 각각 바퀴에 연결 및 각각 동작) 방식, 국내에는 보기 드물었던 직렬(엔진은 발전만 하고 구동은 전적으로 모터가 담당하는), 이 둘을 섞어 놓은 직병렬 방식(토요타 등)이 있습니다.

XM3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직병렬 방식입니다. 그럼에도 독자적이라는 말을 쓴 이유는, 엔진과 두 개의 모터가 바퀴에 연결되는 방식이 e-CVT라는 플라네터리 기어/선기어를 이용하는 토요타 등과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흔히 F1을 포함한 여러 모터스포츠에 쓰인 도그 클러치 변속기라 불리는, 클러치가 없는 수동변속기 기반의 하이브리드용 멀티모드 기어박스를 씁니다.


구동을 담당하는 메인 모터가 있고, 엔진의 시동과 1.2kWh 용량의 배터리 충전을 위한 발전 및 엔진 시동/회전수 보정을 담당하는 고전압 스타터 제너레이터 모터 등 두 개가 달립니다.


‘가장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라는 캐치프레이즈처럼, 배터리가 1/8 이하로 떨어진 상황이 아니라면(이것도 매우 드뭅니다) 정지~시속 50km까지는 무조건 모터로만 갑니다. 덕분에 시내주행에서는 전기차 같습니다. 성인 남자 두 명이 타고 대충 짐 싣고 다니는데 전혀 스트레스가 없습니다.

중간중간 엔진이 작동해 바퀴를 굴리거나 배터리를 충전하기도 하고, 이 둘을 한꺼번에 하기도 합니다. 이 사진처럼 속도가 높아져 100km/h 정속주행을 해도 도로 상황에 따라 전기차 모드로 바뀌기도 합니다. 물론 급가속 등 상황에서는 엔진과 모터가 힘을 더합니다. 시원스럽지는 않은데 느리지도 않습니다. 꽤 무난하고 평범한 달리기입니다.


마찰이 일어나는 클러치가 없는데, 변속(엔진용 4단, 전기모터용 2단) 충격도 없습니다. 대신 기어가 바뀔 때(특히 시속 100km에서 가속해 120 부근을 넘어갈 때-아마도 엔진 3단-4단 변속) 살짝 쉬었다 다시 올라가는 정도입니다.

이 사진에서 보이듯 EV 모드 선택도 가능하고, 기어레버를 B에 놓으면 회생제동이 강해지는데 이것도 이질감이 크지 않습니다.

 

앞에 길게 쓰긴 했지만 사실 이 차를 탈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적습니다. 복잡한 기술 내용은 몰라도 되고 결과적으로 좋은 연비와 자연스러운 작동, 가솔린 모델 대비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부드러운 달리기 등입니다.

동급 경쟁 모델들과 비교할 때 비슷한 공차중량도 장점입니다. 배터리, 엔진, 모터와 변속기를 포함한 무게가 50kg 정도로 매우 콤팩트하거든요. 쿠페형이라 공간이 부족하지 않을까 싶어도 차 길이가 경쟁모델보다 10~20cm 더 넉넉해 여유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무게가 비슷하니 장점이 되지요. A4 용지가 그대로 들어가는 글로브박스나 (가솔린 모델보다 조금 줄었지만) 2단으로 나눠 쓰기 좋은 트렁크 등은 여전합니다.


시승이 끝나고, ‘어떤 거 같냐’고 다른 기자들에게 물어보니 공통적인 대답이 “생각보다”로 시작합니다. 물론 기대보다 좋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 주행 결과 사진입니다. 118.7km를 평균속도 37.6km/h로 달렸으니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일상 달리기입니다. 이 상태에서 평균 연비는 20.7km/L로 18인치 기준 공인 복합연비가 17.0km/L보다 훨씬 좋게 나왔습니다. 평균 연비 왼쪽 아래에 ‘860’이라는 숫자가 보이실 겁니다. 50L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고 저만큼 달린 후에 남은 주행 가능 거리입니다. 한번 주유로 1,000km 주행이 가능하겠더군요.

오랜만에 만족스러웠던 시승이었습니다. 다른 하이브리드들이 2~3세대, 적어도 10년 이상 연륜이 있는 것에 반해 처음이면서도 높은 완성도가 좋았고요, 결과로써 좋은 연비와 전반적으로 좋은 승차감도 장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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