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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를 타고 제주의 산과 바다를 달리다

포르쉐 스포츠카 75주년 제주 시승행사를 다녀와서

포르쉐 스포츠카 75주년, 제주 시승행사에서 탔던 차 이야기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실 텐데 저는 제 포스팅에 가능하면 제가 찍은 사진을 쓰려고 합니다. 그래야 ‘오리지널 컨텐츠‘로의 의미가 있으니까요. 근데 이번만큼은, 공식 사진과 주변에서 찍은 사진들을 넣었습니다. 날씨도 그렇고 운전하는 모습을 넣은 넓은 앵글, 혹은 옆에서 찍은 사진이 필요했거든요. 결과적으로는 (제가 보기에는) 매우 좋네요. ㅎㅎㅎㅎ

시승은 아침 6시 반부터 조식을 먹고, 8시부터 모여 시작했습니다. 추첨에 의해 2도어 스포츠카(718과 911) 중 하나를 선택하고, 오후에는 4도어 스포츠카(타이칸, 파나메라, 카이엔) 중 하나를 타는 방식이었습니다. 동승자가 추첨에 참여했는데, 오전에 718 박스터 4.0 GTS를, 오후에는 카이엔 터보였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제주까지 와서 911이 아니라니, 더욱이나 포르쉐 디자인 50주년 기념 911 타르가가 있는데???‘ 말이지요. 여하튼 결과적으로 이 조합도 좋았습니다.

잔뜩 흐리고 안개가 매우 깊었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거나 물방울이 맺히지는 않는, 매우 특이한 날씨였지요. 메인 사진처럼 쨍하게 맑지는 않았는데 이것도 결과적으로는(!!!) 좋았습니다.

첫 시승 코스는 서귀포를 출발해 한라산 동쪽 가시리 풍력 발전단지까지 가는 길이었습니다. 최단거리가 아니라, 숲 길을 따라 산굼부리까지를 돌아가는 코스였습니다. 노면은 살짝 젖어 있는데 날은 시원하고, 적당한 와인딩으로 여유 있게 달리기 좋았습니다.

스포츠 플러스가 아닌 스포츠 모드로 변속기만 매뉴얼로 바꿔 기어를 고정해 액셀 페달만으로 가감속을 조절하는 것이지요. 정신을 집중해 속도를 높이는 것보다는 1131번 도로의 리듬에 맞춰 즐기는 달리기였습니다. 이건 이거 나름대로 매우 행복하지요.

여기서 또 중요한 건 동승자와의 캐미입니다. 탑을 여는 것을 좋아하고 재킷을 잠그더라도 바람을 즐길 수 있어야 하니까요. ㅎㅎㅎㅎㅎ 덕분에 매우매우 즐거웠다지요.

운전자를 바꾸고 점심 식사 장소인 야크 마을로 가는 길에는 날이 개 속도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전 옆자리애 앉았는데도 즐거웠다지요.

인스트럭터의 초록색 718 박스터 GTS가 페이스를 높이는 동안 그 뒤를 노란색 718 카이맨 GT4가 붙고, 이보다는 와인딩에서 약간 느린 제가 탄 박스터 GTS로 추격하는 셈이니까요. 여유 있는 출력의 차 보다 약간 부족한 차를 운전해 전력으로 따라붙는 건 재밌습니다. 멀어지지 않으려면 코너링 스피드를 높여야 하고 조금이라도 더 일찍, 오랫동안 가속 페달을 밟아야 하니까요. 이거 재밌습니다.


게다가 아무리 이 날 라인업 중 가장 기본형(?)이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407마력짜리(?) 스포츠카니까요. 되려 911이었다면 상대적으로 크고 묵직한 차체가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점심을 먹은 이후에는 카이엔 터보를 탔습니다. 딱 신형의 론칭 소식이 들리던 때였는데, 키가 커지긴 했어도 여하튼 558마력의 고성능 SUV니까요. 일단 그르렁하는, V8 엔진의 소리부터 확 기분이 좋아집니다. ㅎㅎㅎㅎㅎ 전기차인 타이칸을 타보고 싶었는데 막상 운전을 시작하니 그 생각이 쏙 들어갔네요. ㅎㅎㅎㅎㅎㅎ

남쪽 해안으로 내려와 바다를 왼쪽으로 끼고 달리는 코스였습니다. 모슬포부터 신창항까지 가는 바다에는 돌고래가 나옵니다. 해안선을 따라 여유롭게 달리며 바다 위로 뛰어오르는 돌고래를 찾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더군요. 이 날 나왔던 차들 중에서 뷰 포인트가 가장 높은 카이엔이라 더더욱이나요. 아마 가장 많은 돌고래를 봤을 거라 확신합니다. ㅎㅎㅎㅎㅎ

기억하실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는데요, 저는 작년 추석 때 제 바이크를 타고 제주를 돌았었습니다. 물론 재밌고 즐거웠는데 사실은 꽤나 덥고 비도 맞고 그랬다지요. 힘도 들었고요.


이번에 박스터로 달려보니 ‘이거다’ 싶네요. 무게 중심이 낮고 가운데로 모인 미드십 구성과 컴팩트한 차체, 대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의 느낌과 사운드. 그리고 흐리고 맑고, 산과 바다가 함께 있는 제주의 길이 만나 인생 드라이브 세 손가락 안에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좋은 행사 준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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