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풍경, 음식, 숙소와 가이드가 완벽한 바이크 투어를 다녀오다
벌써 2주가 지났군요. 제주에서 BMW 모토라드의 바이크를 타고 달렸던 시간이요. 이제야 정신을 좀 차리고 후기를 써 봅니다.
첫 사진들은, 서귀포시 강정에 있는 ‘얼리블랙’이라는 @earlyblack_official 이름의 카페이자 이번 그랜드제주 투어의 숙소를 겸한 베이스캠프입니다. 바이크로 떠나는 세계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클릭앤라이드 @clicknride_official 가 운영합니다.
바다 바로 앞에 있어 걸리는 것 하나 없고요, 직접 만든 차와 음료 등을 제공합니다. 내부는 BMW 모터사이클, 그러니까 독일어로 모토라드의 여러 장면들로 가득합니다. 세계일주용(?)으로 알려진 GS는 물론 브랜드 상징인 수평대향 2기통 R엔진으로 꾸민 카페 등이 그렇습니다.
제주는 이러저러한 일(?)과 휴가 등등으로 여러 번 갔었는데요, 작년 가을에는 추석 연휴 동안 ’내논자식 투어‘를 혼자 다녀오기도 했지요. 그때 제주의 여러 길을 신나게 달리며 매우 즐거웠습니다. 혼자다 보니 구석구석 바닷가를 따라 달리는 것도 좋았고요.
이번 투어는 ‘풀옵션’입니다. 그야말로 제주에 도착하면서부터 떠날 때까지, 술을 제외한 식사와 음료, 커피 등의 먹는 것들과 숙박, 픽업까지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인 라이딩 기어만 챙겨 제주 공항에 도착하면 됩니다.
대체로 오전에 도착하면 공항에서 픽업 후 ‘현지 맛집’으로 갑니다. 물론 이런 메뉴들은 참가자들의 의견을 듣고요. 저희는 제주 공항 근처 ‘김희선 몸국’으로 갔습니다.
이후 역시 공항 근처인 개러지에서 3일 동안 탈 바이크를 고르고, 개인 공간에서 라이딩 기어를 입은 후 출발합니다. 제주의 동쪽 바다를 따라 남쪽으로 가는 것이지요. 그 코스 중의 하나가 다음 사진입니다. 용수리 포구의 카페에서 커피 한잔 하면서 첫 제주를 느끼게 됩니다.
첫날 저녁에는 좀 일찍 숙소에 도착하는데요, 이유가 있습니다. 짐은 바이크가 아닌 셔틀에 싣고 이미 숙소에 도착해 있으니 지정된 방에 올라가 씻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 나오면, 다음 사진의 석양이 펼쳐집니다.
바이크 왼쪽에 산방산이 있는데요, 그 아래 부분을 확대해 보면 끊긴 듯 이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게 산방산과 그 앞에 있는 군산과 월라봉 등 여러 언덕들이 겹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처음 봤는 데 꽤나 신비롭더군요. 이걸 숙소 바로 앞에서 볼 수 있습니다.
둘째 날은 제주 서쪽과 산간 지역을 돕니다. 제주에 그렇게 많이 갔다 생각했어도 처음인 곳들이 많습니다. R18으로 도강(?)을 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고요, 곳곳이 그냥 사진 명소입니다.
이런 ’가이드 투어‘는 가이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사진작가, 그중에서도 인물을 주로 찍어온 홍동표 작가 @moto_camino 가 로드마스터입니다. 달리는 동안에는 블루투스 헤드셋으로 통화를 하며 계속 안내를 해주고, 멈췄을 때는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사진을 남겨 줍니다. 사기에 가까운(이 아니라 전혀 사실과 다른) 길이의 다리를 가진, 인생 사진을 받게 되는 거죠. ㅎㅎㅎㅎㅎ
이틀째 오후쯤 되면 바이크에도 익숙해집니다. R18 시리즈는 BMW 모토라드의 투어링 바이크들인데요, 가볍고 스포티한 달리기를 추구하는 제 스타일과는 사실 거리가 좀 있습니다. 그렇지만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무게를 잊을 정도로 잘 달립니다. 2천~3천 rpm 사이에서의 두둥거리는 고동감은 최고고요. 익숙해진 후에는 넉넉하진 않아도 코너에서 좌우로 기울여 스텝 아래 센서를 땅에 긁고 다니게 됩니다. 이게 또 맛이 있네요. ㅎㅎㅎㅎㅎㅎㅎ
그리고 먹을 것들을 빼놓을 수 없지요. 제주 현지에서 먹을 수 있는, 최선의 음식들을 만나게 됩니다. 당연히 그때 그때 식당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저는 첫날 저녁으로 강정에 있는 <당일바리> 식당에서 그날 잡은 쥐치 코스(회, 조림 등)를 먹었습니다. 간을 따로 모아 냈는데… 생선 간 특유의 부드럽고 고소함이 확 느껴지더군요.
둘째 날 점심은 큼직한 우럭 구이와 매운탕으로 늦은 해장(?)을 했고요.
저녁은 제주 흑돼지였습니다. 와인과의 매칭도 좋고 세심하게 신경 쓴 부분이 많은 식당들이더라고요.
여기에 몇 번 포스팅으로 보여드린 숙소까지 완벽합니다. 창문을 열거나 욕조에 들어가면 바로 앞이 바다거든요. 또 바이크를 타면 블루투스 등 충전할 일이 많은데 USB 단자가 넉넉한 것도 좋더군요.
이전 포스팅에도 썼는데요, 자동차 칼럼니스트 일을 하다 보면 세계 여러 곳을 다니며 시승할 기회가 있습니다. 대체로 새 차 혹은 새 바이크의 성능 확인은 물론 ‘좋은 경험’을 위해 최고의 숙소와 시승 코스를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아, 여기 좋다’고 생각은 하는데 다시 간다고 같은 즐거움을 얻을 수는 없는 거죠.
이번 시승행사는,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결심을 하게 했습니다. 2종 소형 면허가 있는 라이더라면 BMW의 바이크가 없어도 가능합니다. 1인당 125만 원, 탠덤은 48만 원입니다. 보험과 기름값 등등 위의 내용이 모두 포함되어 이 가격이라면… 전 조만간 꼭 갈 생각입니다.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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