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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난하면서 섬세한 배려가 돋보이는 코나 일렉트릭 시승기

말랑한 승차감, 적당한 달리기, 필요한 공간을 갖춘 다재다능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 시승기입니다. 하남에서 출발해 속초까지 가며 산길과 고속도로, 국도를 모두 경험하며 타봤습니다.

코나는 전기차를 먼저 디자인하고 내연기관/하이브리드를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릴 부분이 좁은 EV 모델이 더 잘 어울립니다. 전체적으로 탱글한 조약돌 같습니다. 제가 탄 검은색은 잘 티가 나지 않는데, 다른 컬러들은 내연기관 모델 옆 부분에 있는 플라스틱 클래딩이 없어 더 탱탱하게 느껴집니다. 여기저기 현대자동차 전기차 특유의 픽셀 모양들이 있어 전기차 패밀리 중 하나임을 알 수 있습니다.

트렁크 공간은 적당합니다. 2단으로 나뉜 아래도 꽤 넓고 깊은데, 바닥을 밑으로 고정해 키가 큰 물건을 트렁크에 넣을 때 쓰기 좋습니다.

실내에서는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눈에 들어오네요. 최근 현대차의 신차들에 쓰이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ccNc는 차를 바꿔 탈 때마다 새로운 기능을 발견하는 것 같습니다.

대기화면에 디지털 액자 - 가족사진 등을 넣어둘 수도 있고 (여담입니다만 예전 크라이슬러 그룹 차 중에 오디오 화면에 사진을 띄울 수 있는 헤드 유닛이 있었습니다. 아이들 사진을 넣어두면 볼 때마다 심신의 안정(?)을 찾게 되고, 아이들도 좋아했던 기억이 나네요) 시계의 종류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또 블루라이트 조절은 넓은 화면을 쓰면 필수가 아닌가 싶네요.

전기차 전용인 콘텐츠 중에 현재 차의 어느 부분에서 얼마만큼 전기를 쓰고 있는지 보여주는 팝업이 있습니다. 왼쪽 사진인데요, 가속 페달을 똑같이 밟은 상태에서 주행모드만 바꿨을 때 모터 출력의 변화입니다. 왼쪽부터 각각 에코-노멀-스포츠 모드인데 거의 두 배씩 올라가네요. 물론 절반 이상 밟으면 150kW(204마력)의 출력을 모드와 상관없이 다 뽑아 씁니다. 공조장치 등 사용 전기량을 알면 주행거리를 늘리는데 응용도 가능하니까요.

중간에 충전도 했습니다. 배터리 잔량 59%에서 시작해 81%까지 약 22%를 20분 동안 충전한 사진이 8번째입니다. 100kW급 환경부 충전기였는데 80%까지 64kW로 들어가고 이걸 넘어서니 26으로 떨어지더군요. 20% 충전에 늘어난 주행거리는 100km를 살짝 넘었습니다.


제가 만약 코나 EV 롱레인지를 급속 충전만 하며 사용한다면, 환경부 충전기 제한시간인 40분에 맞춰 40% 정도에서 80%까지 가장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구간에서 충전하며 200km 정도마다 탈 것 같네요. 80% 이상은 충전 속도가 느려질 테니까요. 완충했을 때 주행가능거리는 439km가 나오던데 19인치 휠 기준 제원상 368km인데, 아마 운전을 좀 더 살살(?)하면 더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ccNc의 독특한 기능이 있습니다. 터널 등을 들어갈 때 조명의 변화가 특이합니다.

진입 직후에는 계기판 상단에 초록색으로 헤드라이트가 켜졌음을 보여 줍니다. 한참 터널을 달리고 나서야 센터 모니터가 야간 모드로 어두워집니다. 터널을 나오면, 센터 모니터는 바로 밝아지는데 계기판의 헤드라이트 등은 꽤 오래 유지되었다가 꺼지게 됩니다.

이건 외부 확인 + 내차의 위치를 알려주는 목적인 헤드라이트는 어두워질 때 빨리 켜고 터널을 나와 암적응이 늦는 다른 운전자가 내 차를 잘 파악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늦게 끄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실내 모니터 밝기는, 실재 주변 밝기에 따라 - 터널 천장의 조명 간격이 줄어들거나 나오자마자 밝아지는 것에 맞춰 밝기 조정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헤드라이트 온오프 하나에 맞춰 전체 조명을 조절하는 것보다 훨씬 섬세한 조절 방법입니다. 자동차 회사 사이에 기술이 평준화되면 이런 디테일이 중요해지는데, 얼마나 고민이 깊었는지 알 수 있는 예가 아닌가 싶네요. 영혼을 갈아 넣으신 연구원 분에게 박수를. ㅎㅎㅎㅎㅎ

코나 일렉트릭은 대중을 위한 EV입니다. e-GMP를 쓴 아이오닉 시리즈와는 접근 방식이 다릅니다. 800V 충전 시스템을 위한 통합충전시스템이 없어 일반전장용 12V용 배터리를 따로 쓰기도 합니다. CATL 배터리를 쓴 것도 기준 성능을 맞춘다면 가까운 곳에서 만든 부품을 쓰는 것이 대중성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무난하게 편히 쓸 수 있는 차입니다. 전체적으로 말랑하고 편안한 승차감, 조용한 타이어, 활용하기 좋고 필요한 만큼의 공간 등이 있으니까요.

조만간 더 길게 탈 기회가 있을 듯한데요, 지난 코나 시승 때 못했던 차박이라도 가보면 좋겠네요.


#현대자동차 #코나 #코나일렉트릭 #코나EV #전기차 #ev #시승기 #자동차칼럼니스트이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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