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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기니 레부엘토, HPEV는 왜 붙었나

엔진도 살리는 기후변화 대응의 아주 좋은 예가 될 차

어제 다녀온 람보르기니의 첫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이자 브랜드 자체적으로는 HPEV(High Performance EV)를 내세웁니다. 원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PHEV로 쓰는데, 론칭 전 안내 멘트에서 계속 HPEV라고 하길래 왜 그러나 싶었다죠.


전기모터가 3개 들어가는데, 다른 브랜드의 PHEV와 달리 대배기량 자연흡기 V12 6.5L 자연흡기 엔진을 유지한 것이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그러니까 기통수와 배기량 줄이고 터보 달아 출력 높이는 다운사이징을 안 했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해서 자연흡기 V12가 살아남을 수 있다면 환영할만할 일입니다.


그냥 엔진만 유지한 게 아니라 무게는 줄었고 9천500rpm까지 돌아가며 825마력을 내고요, 앞 두 개 뒤 하나인 전기모터가 190마력을 내 최고출력은 1천15마력입니다.


이런 슈퍼카의 영역에서는 실제 성능과 함께 ‘숫자’들이 중요합니다. 경쟁 모델보다 단 ‘X’ 마력이라도 높고 단 ‘0.1’초라도 가속성능이 빠르고… 해야 하거든요.


페라리의 플래그십이라 할 812에 얹은 V12 6.5L 자연흡기 엔진의 최고출력이 800마력이고, 회전 한계가 8900rpm이라는 점이라던가. 고성능 버전인 812 콤페티치오네로 가면 830마력에 9천500rpm으로 뛰어오릅니다. 같은 구조의 PHEV인 페라리 SF90은 1천 마력이고요.

암튼 람보르기니스러우면서도 확실하게 미래적 느낌을 줍니다. 근데 자꾸 ‘전투기의 그것’ 이야기를 하던데… 람보르기니가 전투기, 아니면 비행기라도 뭔가 연계가 있나요? 단순히 엔진 스타트 버튼이 비행기처럼 커버 있는 토글 방식이라던가, 전 세대 모델들이 스텔스 전투기의 그것처럼 각진 디자인이라서 쓴다기에는 좀…

엔진 윗부분이 커버도 없이 그냥 오픈된 구조입니다. 천장의 가장 높은 부분부터 뒤쪽으로 내려가는 곡선이 매우 완만해 람보르기니스럽네요. 사람 앉는 부분 위쪽이 튀어나와 헤드룸을 확보했는데, 이게 뒤쪽으로 가며 자연스레 이어집니다.

차만 공개한 행사라, 나중에 탈 기회가 있을까 싶기는 합니다만 발표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프란체스코 스카르다오니 람보르기니 아시아퍼시픽 총괄의 실적 발표와 전동화 계획이었습니다.

2022년 대비 판매량은 3.3%가 늘었는데, RoS(영업이익률)는 5.7%가 늘어 35.7%가 되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46.1%(!!!)가 늘어난 2억 6천만 유로라고 합니다.

전동화 계획의 특징은, “00년에 전기차(BEV)를 몇 대 팔겠다”는 것이 아니라서 반가왔습니다. 내년이 되어 모든 라인업을 ‘Electrify’ 하겠다는 건 하이드리드와 플러그인으로 바꾼다는 말입니다. 이걸로 25년에 50% 감축, 2030년에 80% 감축을 하겠다고요.


물론 엔진이 달린 고성능 차로 먹고살아야 하는 브랜드니까 저럴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거꾸로 생각하면, 자신들이 지켜야 할 것을 유지하면서 무엇을 해야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한 답변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대적으로, “모든 차를 100% 배터리 전기차로 가겠다”라고 말했던 브랜드들의 결정은 너무 성급한 것 아닌가 싶어 집니다. 그 시절에 정부나 기관들의 압력이 컸던 것은 사실입니다만 100년 넘게 자신들을 구성했던 내연기관을 그리 쉽게 버리다니요. 매정한 사람들 같으니라고.

아무튼, 지나가는 소리로 들었는데 레부엘토는 연간 1천 대 정도가 생산되는데 그중에서 10%가 우리나라 물량이랍니다. 100대인 거죠. 연간 람보르기니 국내 판매량이 300대 정도이고 이 중 절반 이상을 SUV인 우루스가 차지하는 상황에서 저 정도 숫자는 엄청난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과연 타볼 기회가 있을 것인가. 이게 가장 궁금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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