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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km밖에 못 간다고? 푸조 e-2008 장거리시승

용도만 맞으면 넉넉하게 탈 수 있는, 개성 강한 프랑스 전기차

푸조의 전기차 e-2008입니다. 지난주에 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올렸는데, 전반적인 시승 느낌을 써 봅니다.


최상위 모델인 GT고요, 차 값은 5천490만 원인데 국가보조금은 438만 원입니다. 경기도를 기준으로 보조금 총액이 796만 원이고, 7월 기준 프로모션 금액까지 합치면 실 구매 금액은 3천940만 원으로 내려갑니다.


50kWh의 배터리를 얹었고 모터 출력은 100kW로 환산하면 134마력이 됩니다. 공차중량이 1.6톤이라 넉넉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출력입니다.

복합기준 공인 주행 가능거리가 260km, 전비는 4.9km/kWh인데… 100%로 충전하니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332km가 찍히네요. 이래저래 133km 정도 달리는 동안 평균 전비는 7.2km/kWh로 매우 잘 나오네요. 특히나 이 동안 평균 속도가 30km 밖에 되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길이x너비x높이가 4305x1790x1550mm에 휠베이스 2605mm입니다.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이 4355x1825x1580에 2660mm니까 전체적으로 살짝 작습니다.

차만 놓고 보면 앞뒤 실내 공간이 부족하다 생각이 들진 않습니다. 특히 2열은 머리 공간이 넉넉하고 1열 시트를 바닥으로 낮춰도 발이 어느 정도 들어갑니다. 어른 4명이 타고 움직이는 것도 가능합니다. 트렁크도 2단, 정확하게는 3단으로 나뉘어 있어 활용도가 좋은데, 사람 타는 공간을 넓히기 위해서인지 안쪽으로 깊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20L 크기의 기내용 캐리어 등등은 쉽게 실을 수 있습니다.


실내는 아기자기합니다. 최상위 트림인 GT여서 카본 장식이나 전용 시트 등이 포함되는데, 어깨를 잘 받쳐주는 운전석 시트는 마음에 쏙 들더군요.


푸조는 i-Cockpit이라는 고유의 실내 디자인을 씁니다. 일반적인 자동차가 계기반을 운전대 사이로 보는 것과 달리, i-콕핏은 스티어링 휠을 작게 만들고 그 위로 전자식 계기반을 배치했습니다. 일반적인 자동차보다 운전대가 낮아 적응에 시간이 좀 걸리긴 하더군요. 센터의 AVN 모니터와 높이가 맞아 익숙해지면 편하고, 3D 형태로 다양하게 변형이 되어 신기하기도 합니다. 물론 2D의 단순한 모양도 가능합니다.

7월 기준 실 구매 가격은 3천940만 원인데… 국내 기준(?) 없는 것들을 보면 선루프, 앞자리 통풍시트, 2열 센터 암레스트와 순정 내비게이션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일단 저는 애플 카플레이를 활용해 내비게이션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는데 통풍시트는 생각이 나더군요. 시트가 까끌한 느낌의 천이 섞여 몸에 달라붙진 않더군요.

달리는 느낌은 ‘오랜만에 유럽차 다운 하체의 차를 탔다’입니다. 타이어가 215/60 R17 사이즈의 평범하기 그지없는 에코 버전이었음에도, 전체적으로 꽤나 탄탄하고 쫀득하게 달립니다. 이게 과거 푸조의 특성처럼 말랑한데 노면을 잘 붙잡고 가는 것과는 다른, 되려 독일차의 그것처럼 탄탄합니다. 높은 차체에 비해 롤이 적고 코너에서 한계 속도가 높아 놀란 적이 여러 번이라지요.

실제로 시승하며 확인한 걸로 배터리 19% 잔량 기준 주행거리 388km, 60km를 더 달릴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104km 달리는 동안 최대 전비는 9.2km/kWh까지 올라가고 총 485km를 달리는 동안 평균 전비는 7.1km/kWh를 기록했습니다.

몇 번 이야기한 것처럼 배터리 전기차는 사용 패턴이 중요합니다. 서울에서 가득 충전한 후 원주에 가서 3일 동안 일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한번 충전했는데요, 일상용으로 쓰기에 부족하지 않은 것이지요.


하루에 100km 넘게 달린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으나, 30km 정도를 왕복한다면 5일 동안 150km를 달리고 주말에 100km쯤 오가는 패턴이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1시간 충전하면 된다는 말이 됩니다. 공인 주행거리보다 잘 나오는 경우가 더 많고, 짧게 다니는 경우라면 전혀 부족하지 않으니까요.


물론 ‘주행가능거리에 대한 걱정’은 쉽게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닙니다. 1년에 한두 번이라도 장거리를 달리는 일이 있을 테니까요. 배터리 용량이 적으면 충전이 빠르게 되니까 쉴 때 30분 정도만 넣어도 오가는 길이 불편하진 않으니까요.


탄탄한 달리기 성능과 적당한 실내 공간, 스마트 크루즈컨트롤과 차로유지 등 여러 주행 보조 장치를 잘 갖춘 차입니다. 충분히 대안 역할을 할 수 있을 듯싶더군요. 다만 프랑스 차 특유의 고집(?)이랄까요, 조작하는 방법이나 여러 장치들의 인터페이스는 차에 익숙해지기 위해 시간이 좀 필요한 건 맞습니다. 시승할 때 여유를 갖고 천천히 둘러보시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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