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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차근’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

2022년 현대자동차 N 데이를 다녀와 쓴 글과 아이오닉 5 N 론칭

#과거의오늘


현대자동차 N 브랜드의 전동화 전략과 레트로/뿌리 찾기를 현실화시켰던 RN22e와 N비전 74가 론칭했던 것이 딱 1년 전.


그리고 대중 브랜드 양산 고성능 전기차라는, 영역을 새로 연 아이오닉 5N이 며칠 전에 나왔으니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가고 있군요.


이 단어, ‘차근차근’이라는 건 실제 도로를 달릴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각보다 매우 중요합니다. 안전을 위한 가장 기본인 법규 충족을 해야 하고, 가격을 맞춰야 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 구매의욕을 일으키고 차가 수명을 다할 때까지 살아남아야 하거든요.


그래서 며칠 전의 아이오닉 5N 포스팅에서도, 1년 전의 이 포스팅에서도 마무리는 항상 개발진에 대한 감사였습니다. 특히 각 단계 현장에서 일한 사람들 말입니다.


지금은 그중 몇몇이 영국 굿우드에서 열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모터쇼’로 불리는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FOS)에서 여러 차를 직접 운전해 전설적인 힐클라임 코스를 달리고 있습니다.


멋지네요. 고생하셨어요. 축하합니다. 지금은 이 이야기만으로 충분합니다. 고생해서 준비한 잔치에,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어도 그 자리에서 진상을 부릴 필요까진 없겠지요. 온전한 축하를 충분히 즐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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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신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간단하게 몇 줄 적어 봅니다.


현대자동차가 부산 모터쇼 전날인 13일 저녁, N day를 통해 공개한 콘셉트카들입니다. 공식 론칭한 아이오닉6가 기반인 RN22e와 N Vision 74입니다.

우선 RN22e부터. 사실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테스트카의 이름은 RM이었습니다. 2012년부터 고성능차 선행연구를 위해 시작한 RM은 2014년 부산모터쇼에서 공개한 RM14가 시작입니다. 단순히 콘셉트카, 혹은 디자인 목업이 아니라 달릴 수 있는 차였습니다.


RM은 Racing Midship의 약자입니다. 당시까지 현대자동차는 앞바퀴굴림 기반의 스쿠프-티뷰론-투스카니로 이어지는 스포츠 쿠페 라인업이 있었고, 제네시스 쿠페가 나오며 첫 후륜구동 스포츠 모델을 내놓았었지요. ‘제대로 된 스포츠카’를 만들려면 미드십에 뒷바퀴굴림이어야 한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 RM시리즈였습니다.


이게 RM19까지는 내연기관으로 만들어졌고, RM20이 되며 이름 뒤에 ‘e’를 붙이며 배터리와 전기로 동력원을 바꿨습니다.


그리고 RN22e가 나왔습니다. 현대자동차의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이용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후륜구동이 기반입니다. 이름이 RM에서 RN으로, N 브랜드를 상징하는 N으로 바뀐 이유이기도 합니다.


제가 들었던 것으로는 앞에 160kW, 뒤에 270kW급 모터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마력으로 환산하면 앞 214.4, 뒤 361.8마력으로 합쳐서 576.2 마력입니다. 기아 EV6 GT가 합산 584마력이라고 했는데… 대충 6kW 정도 차이가 나네요.


RM 혹은 RN 시리즈는 롤링 랩(Rolling Lab)이라는, 달리는 연구실을 내세우기 때문에 실제 주행 가능한 차입니다. 언제건 기회가 되어 타보면 좋겠네요. 내년에 아이오닉5 기반의 N 모델이 나오면 RN22e를 통해 실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N Vsion 74는 1974년 포니와 함께 기획되었지만 아쉽게도 양산에 이르지는 못했던 포니 쿠페에 대한 오마주입니다.


포니 쿠페도 포니처럼, 조르제토 쥬지아로의 작품입니다. 이 디자인이 영화 <백 투 더 퓨처>에 나온 타임머신, 들로리안 DMC-12의 기초가 된 것은 쥬지아로 본인도 이야기 한 내용입니다. 원조는 어디까지나 포니 쿠페인 거죠.


그야말로 콘셉트카입니다. 작년 현대자동차가 수소 연료에 대한 비전을 이야기한 ‘Hydrogen Wave’에서 나왔던, 고성능 수소연료전지 전기차 콘셉트 CG의 실제 모델입니다.

현재 넥쏘에 들어간 95kW급의 연료전지와 62.4kWh의 대용량 배터리를 얹었습니다. 이걸로 뒤 차축에 얹은 두 개의 전기 모터를 돌리는 후륜구동 방식입니다. 역시나 실제 주행이 가능한 차입니다.


수소를 충전하고 자가발전을 통해 모터를 굴리는 넥쏘와 달리, 74는 외부 전기로도 충전이 가능합니다. 그러니까 BEV(Battery EV)와 FCEV(Fuel Cell EV)가 함께 있는, 일종의 하이브리드라 할 수 있습니다. 양쪽의 장점을 취한 것이지요.


이런저런 설명과 발표를 들으며 든 생각은, ‘차근차근 하나씩 꿈을 이루고 있구나’입니다. 2015년 N 브랜드를 처음 내놓을 때 콘셉트카로 선보인 비전 2025는 수소연료전지 전기차였거든요. 그게 74에서 주행 가능한 차로 만들어진 겁니다. 또 현대자동차의 뿌리인 포니에서, 만들어지지 못했던 포니 쿠페의 디자인을 살려 최신 기술로 주행 가능한 차를 만들었다는 건, 말 그대로 50년 과거의 꿈을 현실에서 이뤄낸 것이니까요.


두근두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내연기관 차가 사라지는 것을 매우 아쉬워하고 있어 고성능 전기차를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N 비전 74 같은 차라면 당연히 푹 빠질 수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미래에 대한 기대를 갖는 것. N day 2022에서 느낀 생각입니다.


열심히 준비하고 만들어주신 개발진, 연구원, 디자이너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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