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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 대위님, 이건 이륜차 혐오와 적반하장의 결합이네요

도대체 언제까지 이럴 건지, 왜 당당한지 이해가 안 되네요.


?????


‘황색 점선은 넘을 수 있으니까 넘은 거다. 오토바이는 날 보고도 안 멈췄고 충돌도 없었다. 그러니까 난 그냥 간 거고 난 잘못 없다’


당연히 뺑소니 유죄 판결이 나오겠지요.


개인적인 생각으로 저 이륜차 운전자도 충분히 피해 갈 수 있고 굳이 뺑소니 신고까지 했어야 하나 싶긴 한데요. 진단서가 있고 치료를 받았다면 당연히 할 일이고, 아마도 태도나 기분의 문제가 발단이 되었을 겁니다.


꽤 먼 거리에서 나를 보고도 멈추지 않고 그대로 왔다고 주장하는데, 나 갈 길 제대로 가고 있는 바이크가 왜 멈춰야 하나요??? 본인이 남들 신호대기 하며 얌전히 서 있는 차들을 앞질러 나가겠다고 중앙선 침범한 건 괜찮고요?


제가 만약 정말 급한 일이 생겨 자동차 운전자의 입장이라면, 비상등을 켜고 천천히 달리거나 원래 차선으로 바짝 붙여 세운 후 지나가는 손이라도 들어서 미안하다고 했을 겁니다. 그랬으면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아마 뺑소니까지 가진 않았을 겁니다.


제가 만약 저 바이크 운전자라면, 저 중앙선 넘은 차의 태도에 따라 제 행동을 결정할 것 같습니다. 사실 바이크, 특히 스쿠터를 타다 보면 도로에서 이런 경우를 자주 겪거든요. ‘난 자동차고 넌 오토바이니까 네가 피해 가라’인 생각입니다. 옆으로 비겨 서고 미안한 표정이라도 지으면 인상 한번 쓰고 넘어가겠지만, 저 사진처럼 제가 가는 방향의 차로를 막고 서 있으면 저도 안 비킵니다. 쌍욕을 퍼부어도 시원찮으니까요.


피해서 지나갈 수도 있겠지요. 근데 왜 그래야 합니까? 불법은 상대방이 했는데 왜 오토바이 운전자가 피해 줘야 하지요?


작년 겨울에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2차로 도로였고 왼쪽은 좌회전/직진, 오른쪽은 직진/우회전이 가능한 차로였습니다. 전 직진할 예정이라 오른쪽 맨 앞에 정지선 맞춰 가운데 서 있었고요.


뒤에 차가 하나 섰는데, 우회전 방향지시등을 켜더니 짧게 ’빵‘하더군요. 자주 다니던 곳이라 잠시 후에 바로 앞 횡단보도 신호가 바뀔 예정이어서 앞으로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라 전 가만있었습니다. 그랬더니 길고 신경질적으로 빵빵거리더군요.


바이크에서 내려서 갔습니다. 왜 그러냐고 하니, 앞으로 좀 당겨주면 안 되냐고 하네요. 처음에는 차근차근 설명했지요. 직진 우회전 차로에 서 있고 횡단보도 신호도 바뀔 거고 지금 앞으로 나가면 내가 정지선 위반이 된다.


그랬더니 얼굴 표정이 바뀌더군요. 손을 앞뒤로 휘저으며 ‘됐어요, 가세요’라네요. 하아….


결국 저도 한마디 했지요. 내가 덤프트럭이었어도 그랬을 거냐고, 페라리나 롤스로이스 운전자였으면 지금 그 표정으로 똑같이 말할 수 있었겠냐고요. 아니 커다란 할리나 BMW 바이크였어도 분명 안 그랬을 텐데, 오토바이, 그것도 작고 싸 보이는 커브라서 그런 것 아니냐고요. 지금 본인이 얼마나 비겁한 짓을 한 건지 생각해 보라고 했지요. 황당한 표정만 보고 돌아오긴 했습니다.


참… 이런 내용들 볼 때마다 씁쓸합니다. 욕을 먹을 행동을 하는 라이더가 있어서 저런 일들이 시작된 것도 이해는 되는데, 원래 혐오는 그 영역 전체로 확장되어 ‘제네들에게는 이래도 된다’로 인식이 남게 됩니다. 결국 전체를 싸잡아 무시하고 기사처럼 본인 잘못이 분명해도 우기는 일들이 생기는 거죠.


자동차 운전자나 바이크 라이더나 모두 도로를 공유하는 사용자입니다. 여기에는 안전을 위해 보호할 대상들이 있을 뿐 차별이 들어올 일은 없습니다.


#자동차칼럼니스트이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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