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달라도 확실하게 다른 볼보와 TMAP.
지난주에 볼보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데이를 다녀왔습니다. 완전한 새 차는 없으나 2024년 모델이 되면서 달라진 부분들을 경험하는 행사입니다. 저는 중형 세단인 S60을 운전했고, 전기차인 C40 리차지는 뒷자리에서 탔습니다.
일단 가장 큰 변화는 개선된 티맵 2.0, 음악 서비스인 플로와 음성인식인 누구(NUGU)입니다.
특히 누구를 통해 ‘아리아’를 부른 후, 컨트롤하는 차 제어 범위가 넓어진 것은 물론이고 음성 대화 범위가 커졌습니다.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달라니까 아재 개그를 하더군요. ㅎㅎㅎㅎㅎㅎ
그중에서 가장 재밌던 것은 루틴입니다. 이게 시동을 걸고 ‘볼보 시승하러 가자’는 명령어를 입력했을 때 특정한 일들을 연속으로 시행하는, 루틴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
명령어를 인식하면 일단 예정된 목적지로 길 안내를 시작하고 에어컨을 켜 온도를 22도로 맞춥니다. 그리고 저장된 음악을 재생하고 현재 코스피 지수를 알려 주며 그날의 날씨를 읽어 줍니다. 마지막으로는 지정한 스포츠팀의 경기 결과를 알려 줍니다.
매일 아침 출근하며 그날의 브리핑을 미리 듣는 거죠. 아주 똑똑하고 깔끔한 비서입니다. 이걸 개인 루틴으로 여럿 저장하면 재밌는 일들을 할 수 있겠더군요. 예를 들어 ‘LG 트윈스 경기 결과 알려줘’ 이후 헤비메탈 음악을 재생하도록 설정한 후, 큰 음악 소리에 묻혀 욕 소리가 바깥으로 안 들리게 하는 것 등등으로요. ㅎㅎㅎㅎㅎ
차 안에서 주유비와 충전비 등도 결제가 가능한 인 카 페이먼트, 목적지에 대한 상세 정보(사진 등) 제공 등 기능이 다양해졌습니다.
물론, 어쨌든 외부 앱이기 때문에 위 사진처럼 볼보의 차 제어 부분과 티맵의 폰트가 다른 등 일체감이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티맵을 내비게이션으로 사용하는 여러 수입차 중에서 가장 안정성이 높은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폰트의 크기, 설정 메뉴의 위치와 화면에서의 시인성 등등은 최고입니다.
그리고 S60은 오랜만에 탔는데 역시나 좋네요. 2리터 가솔린 터보 마일드하이브리드 엔진은 250마력을 내는데, 8단 변속기와 맞물려 시원하게 달립니다. 적당히 탄탄하고 조용하고 괜찮습니다.
오는 길에 전기차 C40 리차지를 탔습니다. 이게 쿠페형이라 2열 헤드룸이 좁지 않을까 싶었는데 제가 모자를 쓰고 앉아도 공간이 저 정도 남습니다. 등받이가 좀 서 있다 생각이 들긴 하는데, 센터 암레스트 내리고 몸을 좀 기대면 탈만 하더군요.
24년형은 최종 마력은 같은데 앞뒤 모터가 바뀌며 출력 배분이 달라졌습니다. 좀 더 후륜 기반으로 바뀐 거죠. 그 덕분인지 출발과 정지 등에서 흔들림이 적습니다. 같은 플랫폼인 폴스타2와 비교해도 꽤나 나긋한 서스펜션인데도 그렇습니다.
잊고 있었는데, C40 리차지는 뒷모습이 참 예뻤던 차였습니다. 저 모습을 자주 못 봐서 아쉽기도 하고요.
생각해 보면 이런 행사 - 차를 시승하고 브랜드를 경험하는 일이 꽤 드물어졌습니다. 새 차가 나왔을 때 판매 홍보를 위한 시승회만 하고 끝내는 회사도 있고, 그것조차 본인들 입맛에 따라 하고 싶은 말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답답하지요.
매년 요맘때, 페이스북 등의 과거의 오늘에 뜨는 볼보 브랜드 행사는 꽤 즐겁습니다. 벌써 ‘내년에는 또 무슨 일이?’를 기대하게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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