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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BMW 320i M스포츠 870km 장거리 시승

서울-대구, 대구-용평, 용평-서울을 달리고 든 느낌.

지난 주말에 탔던 BMW 320i M 스포츠 시승기입니다. G20라는 코드명의 현행 3시리즈가 론칭한 2018년에 여러 모델을 시승하고, 2022년 페이스리프트 된 차로는 물론이고 184마력인 320i는 처음이네요. 금토일 3일 동안 서울-대구, 대구-용평, 용평-서울로 오는 870km를 달렸습니다. 누적 연비는 8.4L/100km입니다.


작년 페이스 리프트 덕분인지 데뷔 5년 차라는 생각은 들지 않네요. 시승차는 M 스포츠 트림에 브루클린 그레이 메탈릭 컬러로 하이그로시 블랙 포인트가 꽤 잘 어울립니다. 후륜구동 모델이고 앞 225/45, 뒤 255/40 사이즈의 18인치 타이어가 들어갑니다. M 스포츠 모델이라 브레이크와 서스펜션도 다르지요. 차값은 6140만 원입니다.

특히 운전자가 보는 대시보드가 12.3인치 계기판과 14.3인치 모니터가 더해진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시원시원합니다. G20가 론칭할 때, 아마 인테리어 디자인을 우리나라 사람이 했고 대시 보드를 낮춰 더 넓게 보이도록 했다는 말이 다시 기억나더군요. 5년이나 된 차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트렁크도 넉넉해 어른 4명이 여행을 떠나는 것 정도는 어렵지 않을 것 같네요. 새 520i가 6880만 원부터 시작하는데 신형에 5시리즈인데 740만 원 차이라면…(물론 프로모션 적용한 실 구매가는 더 벌어지겠지요)을 생각할 수 있으나 그럴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주행보조나 편의장비는 거의 다 갖고 있습니다. 장거리 정속 주행을 할 일이 많은 상황에서 꽤 똑똑하게 차로 중앙을 따라가고 스톱앤고까지 지원해 편합니다. 운전대를 잡으라는 경고가 스티어링 휠에서 바로 작동하는 것도 직관적이라 좋더라고요.

반면 타는 내내 아쉬웠던 건 제 아이폰 12프로와의 궁합(?)이었습니다. 분명 차 내비게이션 음성안내를 껐는데도 자꾸 튀어나오거나, 유튜브 뮤직 스트리밍 + 무선 카플레이 연결 + 무선 충전 조합으로 아이폰이 과열되어 카플레이-그러니까 내비게이션 안내와 음악 재생 등이 꺼지는 일이 여러 번 있었다지요. 특히나 티맵에서 내비게이션 음성안내 우선을 끄면 전체 음성 안내와 경고를 하지 않는다거나, 차 내비와 폰 내비가 번갈아 떠들면서 음악 감상을 방해하는 일이 생겨 짜증이… ㅂㄷㅂㄷㅂㄷㅂㄷㅂㄷㅂㄷ 전에 탔던 i4에서는 만족도가 높았는데, 새 차라 OS업데이트 등이 안되어 그러나 싶더군요.


반면 3시리즈의 본질이라고 할 달리기 성능에서는, 솔직히 말해 꽤 놀랐습니다. 최고출력 184마력이 5000rpm에서 나오고, 최대토크 300Nm는 1400~4200rpm에서 나오는 롱스트로크 엔진…. ‘이거 뭐야, 회전 수 좀 높은 디젤인가’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0-100km/h 7.4초에 최고속 235km/h라는 숫자들도 그렇고요. 근데…


꽤 재미있습니다. 그러니까 좋은 뼈대와 잘 세팅된 서스펜션을 바탕으로, 엔진을 쥐어짜 변속기를 바쁘게 만들어 달리는 맛이 있습니다. 액셀 페달을 밟았을 때 기대(?)만큼 팡하고 출력이 나오진 않으니 가능한 브레이크를 아껴 감속을 덜해야 하고요, 가속 페달을 어떡하면 가능한 길게 밟을 수 있도록 도로 상황 파악을 해야 하는 등 운전 자체의 즐거움을 줍니다.

물론 170km/h를 넘어가며 가속이 느려질 때는 330e의 모터 서포트가 그리워지기도 하고, 영동고속도로 하행선 언덕길에서는 340i의 387마력 생각이 떠오르긴 합니다. 근데 딱 이 부분을 제외하면 차를 다루는 맛은 훨씬 더 재밌고 즐겁더군요. 18인치 타이어를 끼고 이렇게 재밌다니, 이건 앞 엔진 뒷바퀴굴림의 원초적 구성, 근본 좋은 섀시와 시간이 만든 숙성의 힘이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두어 시간을 운전에만 집중해 달렸던 일이 언제였는지, 새삼 재밌는 차임을 깨닫게 되었다죠.

시간이 없어 목적지까지 거의 쉬지 않고 빨리 가다 보니, 제 운전 때문인지 아니면 차(?) 때문인지 정말 다양한 출력의 차들이 들러붙습니다. -_-;;; 아니 저기요, 전 제가 바빠서 그냥 빨리 가는 거라고요. 3일 동안 10여 차례 이런 일을 겪고 나니 ‘이건 3시리즈를 타면 디폴트로 생기는 운명의 대결 같은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죠. ㅎㅎㅎ

암튼, 결론을 한 줄로 요약하면 ‘역시 3시리즈!’입니다. 기본이기에 가장 즐거운 차입니다. 혹 20-30분이라면 5시리즈 말고 3을 타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이게 진짜 BMW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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