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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 차박, 장거리 여행 - 일상의 아이오닉 5N은?

매일 트랙을 가거나 매일 산에 갈 수는 없으니까요.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N 시승기입니다. 남들 산에 가고 트랙 달릴 때, 저는 일상에서 쓰기 어떤 지를 확인했습니다. 그렇다고 얌전 연비운전만 한 건 아니고요. 짧은 와인딩과 고속 장거리 주행을 가 차박을 하고 오는, ‘개인 운전 즐거움’ 패턴에 맞게 달려 봤습니다. 여기에 한 달에 한 번 정도 트랙 주행이 포함된다면 저에게는 딱이겠더군요.

시승차는 아틀라스 화이트 매트 컬러입니다. 흰색 아이오닉5가 워낙 택시로 많이 팔려 어떨까 싶었는데, 실제 도로에서 보니 존재감이 큽니다. 앞 뒤 범퍼의 과격한 형상도, 리어 스포일러와 특히 삼각형으로 바뀐 보조제동등이 야간에 다른 느낌을 주더군요. 흰색도 괜찮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차가 큽니다. 이게 뭔 소리냐면, 태안 HMG 드라이빙 센터에서 탈 때는 뻥 뚫린 공간이라 못 느꼈는데, 노량진 집 근처의 골목이나 강남의 좁은 지하주차장 출구 등등에서 ‘크기’를 느끼게 되더군요. 특히 3m에 달하는 휠베이스와 차폭은 유턴을 할 때 ’어우 이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2.2톤의 무게도 가끔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도로에서 수족처럼 다루려면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겠더군요.

이 사진은 집 앞 50kW급 충전기에 물렸을 때, SOC별 충전 속도입니다. 처음 물린 54% 때부터 93%까지 43kWh를 유지하며 들어갑니다. 대체로 80%를 넘기면 충전속도가 느려지는 일반적인 전기차와 비교해 매우 매우 빠릅니다. 전에 기아 EV9을 시승할 때도 느꼈는데, 현대차그룹이 쓴다는 4세대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와 충전 속도가 확실히 달라졌군요. 54%에서 100%까지, 50kW급에서 총 1시간 15분 동안 47.11kWh를 채웠습니다. 정말로 빠른 속도입니다. 집 바로 앞이니 충전 걸어 놓고 들어 갔다가 완충되면 오는 알람 받고 나가서 차 옮겨 놔도 되겠더군요.

이피트의 초급속 충전은 더 빠릅니다. 최대 213kW로 80%까지 정말 빠르게 채웁니다. 16분 20초 동안 52kWh가 넘게 들어갔으니까요.


큰 차라는 건 넉넉한 트렁크와 ‘거의’ 평평하게 접히는 2열 시트 공간에서도 느껴집니다. 특히 슬라이딩과 리클라이닝이 되는 2열은 넓고 편해 누구를 태우더라도 여유 있고 좋습니다. 1열 시트를 조절하지 않았는데도 190cm 길이의 에어매트가 쉽게 들어가는 실내는 차박도 쉽습니다. 인버터가 바뀌며 트렁크 바닥이 좀 올라오긴 했는데 큰 차이는 없고요.

실제 하조대 해변에서 차박을 했는데, 꽤 편하게 잤습니다. 특히 현대차 그룹 전기차 특성 중의 하나인 유틸리티 모드를 작동하면 냉난방을 켤 수 있거든요. 밤 11시부터 아침 6시까지 23도로 맞춰 공조장치를 작동했는데, 배터리 변화는 4%였습니다. 굉장히 유용하지요.


운전석의 스포츠 버켓 시트는, 전에 시승할 때도 느꼈는 데 시트 자체는 매우 훌륭한데 ’차종‘의 한계를 벗어나진 못합니다. 좋게 봐서 CUV인 아이오닉5의 높은 스티어링 칼럼과 시트 포지션을 낮춘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니까요. 그래서 적당히 뒤를 올리고 수평을 맞춰도, 쿠션과 등받이 모두  잘 잡아줘 괜찮더라고요. 높게 앉는 포지션에는 적응이 필요하고요.


이 사진은 상황에 따른 전비들입니다. 5.4km/kWh는 에코모드+밀리는 시내80+전용도로20을 달린 결과입니다. 가운데 2.7km/kWh는 급가속과 감속이 포함된 장거리 초고속 주행 후이고요, 마지막은 제가 시승한 432km의 누적 전비로 3.7km/kWh입니다. 그간 평균이 4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는데… ㅎㅎㅎㅎㅎㅎㅎ


‘밟으면 기름을 많이 태운다’는 건 당연한 이야기지요. 아5N에는 투스테이지 인버터가 달려 있습니다. 저부하 주행과 고출력 주행을 나눠 모터 공급 전력량을 조절합니다. 드라이빙 모드와 가속페달 입력 등에 따라 달라지는 데, 그 결과가 잘 보이는 전비네요. 살살 탄다면 일반적인 전기차 수준이니까요. 대신 달릴 때는 정말정말 시원스럽습니다. 짧은 와인딩을 공략한다기보다 완만한 곡선이 이어지는 고속화 도로가 즐거운 차더라고요. 최소한 여유가 있는 레이스 트랙이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은 100% 완충 주행가능거리입니다. 아래쪽 324km는 차를 받아 초기에 충전했을 때, 위쪽 348km는 적당히(?) 탔을 때 늘어난 거리를 보여 줍니다. 앞서 이 차를 시승하신 분들보다 제가 운전을 살살한 모양이네요. ㅎㅎㅎㅎㅎㅎ 이 정도면 일상용으로도 큰 문제는 없겠던데요.


자… 그렇습니다. 우선 가격 대비 성능에서 국산차인 현대의 N 모델들을 넘어 서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반떼 N은 20~30대라면 퍼스트카+펀카로, 40대 이상이라면 개인용 펀카의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반면 아5N은 좀 미묘합니다. 가격대에서 최소 30대 중반 이상이 패밀리카이자 첫 전기차 + 펀카로 살 수 있느냐를 고민할 차니까요.

개인적으로 가능하다고 봅니다. 평소 가족용으로 쓸 때는 18인치 휠과 편평비 높고 폭 좁은 푹신한 타이어 쓰다가, 주말에 트랙이나 스포츠 주행 갈때만 19인치를 써도 됩니다. 바라기는 에코-노멀-스포츠마다 각각 액티브 사운드 지정이 되면 좋겠더군요. 에코는 끄고, 노멀은 수퍼 소닉… 이런 식으로요. 그래야 N 모드의 이그니션 사운드가 더 강렬하게 느껴지지요.


어쨌든 이래저래 차 값이 8천입니다. 싸지도 쉽게 접근하기도 어려운 값이지요. 그래도 그 값어치는 충분하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뭘 망설이십니까. 지르세요. ㅎㅎㅎ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N #시승기 #차박 #자동차칼럼니스트이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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