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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훨씬 더 크게 바뀐 폴스타2 시승기

이쯤 되면 풀 체인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지난주에 시승한 폴스타2입니다. 2022년 1월 론칭하며 듀얼모터를, 작년 10월에 싱글모터 롱레인지를 탔었네요. 전면 그릴 부분의 변화와 새 휠을 제외하면 안팎의 변화는 크지 않습니다. 근데 차의 안쪽은 크게 바뀌었습니다.

싱글모터는 앞바퀴굴림에서 뒷바퀴굴림으로 바뀌었습니다. 모터 위치뿐 아니라 출력이 크게 높아졌고 최고시속도 빨라졌습니다. 이쯤 되면 사실상 다른 차입니다. 전륜구동 228마력에 최고시속 160km인 차와 후륜구동 299마력으로 205km/h를 내는 차는 무게 배분, 주행 특성, 고속 조종성, 풍절음을 포함한 방음성능까지 거의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이게 데뷔하고 2년 만의 변화라는 게 놀라울 따름입니다.

여기에 얼마 전 볼보의 차들이 그랬던 것처럼 티맵 2.0과 누구 2.0 서비스가 추가되었습니다. 두 회사 모두 같은 지리 그룹 안에서 같은 안드로이드 오토 기반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쓰니 가능한 일이지요. 차 전체 시스템과의 연계도 안정적이고요. 차의 전장 시스템도 바뀌었다는 말이 됩니다.

서울에서 원주 부근까지, 갈 때는 싱글모터였고 올 때는 듀얼모터에 퍼포먼스팩을 탔습니다. 고속도로와 지방도가 섞인 코스였는데 싱글모터는 매우 편안하고 즐거운 달리기였습니다. 쿵쾅거리는 느낌 없이 유연하게 노면 충격을 흡수하고, 구동에 대한 부담이 사라진 앞바퀴가 더 많은 접지력으로 날렵하게 안쪽으로 파고듭니다. 뒷바퀴에서 나오는 출력이 과격하지 않은 것도 이런 유연한 달리기가 가능하게 했고요. 고성능은 아닌데 즐거운 차였다지요.

반면 듀얼모터에 올린즈의 댐퍼와 브렘보 브레이크를 단 퍼포먼스 팩은 아주 본격적입니다. 카페를 빠져나오는 비포장에서부터 심상치 않더니, 팽팽하게 조여진 서스펜션과 묵직하면서 조절이 쉬운 브레이크 페달까지 ‘고성능’의 느낌을 그대로 줍니다.


보니까 예전 시승기에도 볼보의 고성능 브랜드 시절 마지막으로 국내에 팔았던 V60 폴스타와 비슷하다 이야기를 했던데, 지금은 잘 조율된 고성능 전기차 느낌입니다. 세팅 방법이 차를 리프트에 띄워 댐퍼 세팅을 바꿔야 하는 고전적(?)이라는 점은 되려 마음에 들더군요. 그러니까 이런 수동식 가변 댐퍼는 본인의 홈코스에 맞춰 세팅하는 맛이 있거든요.


무거운 브레이크 페달은 밟았을 때부터 차가 멈출 때까지 (힘이 필요하지만) 미세하기 조절은 더 쉽습니다. 이것도 전자제어가 개입하기 전, 스포츠카들에서 느끼던 부분이라 반갑더라고요. 하, 최신 전기차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다니요. ㅎㅎㅎㅎㅎㅎㅎㅎ 계기판 기준 최고시속 225km까지 거침없이 시원하게 달립니다. 듀얼모터는 컴팩트한 차체가 주는 운동성능이 발군이네요.

아, 차는 컴팩트합니다. 아반떼가 4710mm인데 얘는 4605에요. 2열 공간이 좁다는 말을 하는데 작은 차니까 당연히 그런 겁니다. 반면 앞자리는 여유 있고 트렁크 넉넉합니다. 그니까 앞자리 어른 두 명 + 초등학교 학생 두 명 정도의 패밀리 트립도 가능합니다. 이보다 넓으면 좋겠으나 부족하진 않다는 거죠. 폴스타에서 큰 차를 원한다? 그럼 앞으로 나올 차들을 기다리면 됩니다. 브랜드 특성이 완전히 반영된 차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니까요.

행사장에서 관계자가 스타트업의 유연함과 레거시 자동차 회사의 안정성이 합쳐진 것이라는 의미가 딱 와닿았습니다. 출시 2년도 안되어 구동계와 인포테인먼트를 다 바꾸다니요. 잘 다듬어진 달리기 성능은 많이 팔릴 싱글모터는 편안하고 나긋하게, 듀얼모터 퍼포팩은 ‘폴스타’의 고성능을 고스란히 느끼게 합니다. 둘의 재미가 다르고, 그래서 고르는 맛이 있어 좋더군요. 같은 차를 만들며 매년 탄소 배출량을 줄여왔다는 것도 인상적인 부분이었습니다. 브랜드 방향성이 또렷한 것이니까요.


폴스타2가 첫 전기차로 경제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보편적 전기차 오너를 위한 차였다면, 업그레이드된 폴스타2는 좀 더 또렷한 컬러를 가진 차가 되었네요.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폴스타 #폴스타2 #업그레이드폴스타2 #시승기 #이렇게많이바뀌었을줄이야 #오오오 #전기차 #전기자동차 #ev #자동차칼럼니스트이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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