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사랑인 줄 알았는데 정산이었다

나의 작은 영웅에게 안녕

by 윤설

나는 그것을 사랑이라 믿었다

당연한 일이라고 여겼다

힘들어 한마디에 정신없이 달려갔다


악을 쓰고 화를 내고 소리쳐도 결국은

내 삶을 내어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아니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계산하지 않았다

적지도 않았다

경계도 필요치 않았다


난 내 가족이 더 소중해


가슴에서 찬바람이 훅 지나갔다


정산이었다


나는 계산하지 않았지만

누군가는 기억하고 기록하고 있었나 보다


함께 버틴 시간들 건넨 마음들

그것은 그저

정산의 목록으로 남아 있었나 보다


같은 시간을 살아도

같은 마음으로 살았던 건 아닌가 보다


그리고 그 사람의 시간에서 이제

나는 정산이 끝난 사람이었다


모든 것이 간단해졌다

돌아설 수 있었다


그냥 그렇게 되어버렸는데

정산될 수 없는 내 지난 삶들의 무게는

그냥 내것 일 뿐


스카프를 다시 고쳐매고 나는

다시 내 삶쪽으로 걷는다


참 많이도 외로울 것이다


그래도

돌아가지 않아도

돌아오지 않아도


후회는 없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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