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은 기다리고있었다
연말 결국은 골절 수술을 하고 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몸이 멈췄고 그 멈춤은 생각보다 길었다
아프다는 말로는 설명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리듬이 끊겼고 나는 다시 방향을 잃었다.
꼼짝도 못 하고 누워있는 그 순간들에도 문장은 계속 밀려왔다
추스르지 못하고 쏟아져 나오려는 감정들은 나를 질식시킬 것만 같았다
적막한 병실, 간간이 흘러나오는 낮은 발걸음 소리
그 낯선 공간들의 적막함보다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날 더 가라앉게 만들었었다
여전히 조심해야 하고 칼날로 찌르는듯한 통증은 이따금씩
다시 나의 공포를 건드리고 불안하게 만든다.
무리할 수도 없고, 오래 움직일 수도 없다
수없이 시도를 했지만 엄습해오는 통증에 포기를 하기를 수차례
그리고 결국 이 밤 다시 자리에 앉았다.
잘 써야겠다는 마음도 아니다.
많이 써야겠다는 욕심도 아니다.
언제나처럼 날 살렸던 건 저 많은 알약들이 아니라 글이라는 걸
쓰지 못했던 그 시간들도 나의 일부였고, 그 시간들을 지나며 분명해진 한 가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