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게 전쟁

응답한다 1988 29번째 날

by 꿈충만

- 아시아인 파티

걸은 거리 : 17km


3월 말에 눈 길을 걸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갈리시아 지방에는 뒤늦게 눈이 내렸었는지 햇빛은 쨍쩅한데 눈이 아직 녹지 않고 그대로였다.


어제 많이 걸어서 오늘은 평소보다 짧게 17km밖에 걷지 않았다. 팔라스 델 레이 알베르게에 도착하니 준택이와 나 밖에 없었다. 이제까지 걸은 날 중에 가장 짧게 걸은 날이었다. 팔라스 델레이 공립 알베르게는 다른 알베르게와 다르게 도시나 마을 중심부에 있지 않고 외곽 쪽에 위치한다. 이 때문에 많은 순례자들이 도시 중심으로 가기 위해 공립 알베르게를 지나쳤다.


뒤이어 친구들이 알베르게에 도착했다. 나와 준택이 우현이 우현이의 친구 그리고 한국 한나 일본인 요코 그리고 중국인 후안과 사무엘까지 한 - 중 - 일 순례자들이 모였다. 후에 다른 나라 순례자들도 알베르게에 왔지만 호스피탈 레로 가 아시아인들만 알베르게에 있다고 하니 다들 다른 알베르게를 찾아 떠났다.


덕분에 우리는 8명이서 알베르게 전부를 다 사용했다. 아직 3월이라 아주 많은 사람이 순례길을 찾지는 않아서 숙소 문제가 딱히 없었다. 작년에도 3월에 걸었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었다. 가끔 한 알베르게에 사람이 몰려서 자리가 없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사람이 많아서 샤워를 기다리거나 부엌을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있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여름에는 숙소가 부족한 경우가 있다. 비수기 때는 우리처럼 8에 출발해도 별 문제가 없는데 여름에는 더위 때문에 보통 6,7시에 일과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공립 알베르게 자리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알베르게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일찍 일어나서 걷거나 최대한 휴식시간을 줄이는 이들이 많다. 이런 자리싸움을 흔히 '알베르게 전쟁'이라고도 부른다.


직접 겪어보지는 않았지만 경쟁과 각박함 그리고 복잡함에서 떠나 여유를 찾기 온 순례길에서도 좋은 숙소와 2층 침대보다는 1층 자리를 사수하기 위한 경쟁을 한다면 꽤나 머리 아프고 즐기지 못할 것 같다. 궁금해서 경험해 보고도 싶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전쟁을 겪지 않아 다행이다. 앞으로도 다시 걷게 되면 꼭 비수기 때 걸으리



TIP

팔라스델레이 공립 알베르게는 시내 중심과 거리가 멀다 다음 날 일정이 빠듯하다면 공립알베르게보다 시내에 있는 사립 알베르게를 추천한다.


공립 알베르게 주위에는 휴식을 취하기는 좋으나 편의시설이 없다. 마트도 시내 중심에 있기 때문에 참고할 것

갈리시아 알베르게 가격은 현재 6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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