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연구소
2025년
요번에 마라톤에 다녀왔다. 10km 길며 짧았다. 마라톤을 뛰며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그 생각들 중 한 가지를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삶은 마라톤이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네 삶은 쉬지 않고 뛰는 마라톤이다. 나도 이 말에 정말 공감한다. 또한 러닝을 시작하며 참 뼈저리게 깨닫는다. 나는 발가락이 하나 없다. 정확히는 새끼발가락을 반쯤 정도 잘라내었다. 안 좋은 상황이 여러 가지 겹쳐서 뼈가지 염증이 전이되어 어쩔 수 없이 절단하였다. 나중에 이 이야기도 자세히 풀어보겠다.
"새끼발가락은 괜찮아요, 사는데 지장 없어요" 의사 선생님의 말이었다. 하지만 이 말과 다르게 나는 잘 걷지 못하였다. 3걸음만 가도 발바닥, 종아리가 쥐가 났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 점점 좋아져서 이제 가까운 거리는 무리가 없다. 또한 더 빠르게 좋아지기 위해 러닝도 시작하고, 이번에 마라톤도 신청하였다. 걷는 건 무리가 없지만 뛰는 건 아직 무리가 온다. 꼭 종아리에 쥐가 2번 정도 나고 시작한다. 발바닥과 발목은 염증처럼 매일 부어오른다. 그래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마라톤 당일, 같이 간 일행과 몸을 풀고 준비를 하고, 출발지점 앞에 섰다. 출발 신호가 떨어졌고, 파이팅을 외치며 출발. 처음 1km 까지는 일행과 같이 뛰었다. 나의 일행들은 달리기를 잘하여서 그 뒤에는 각자 페이스 대로 떨어졌다. 혼자가 되었다. 혼자 낯선 길을 뛰고 있으니, 통증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부어있던 발바닥, 발목이 아파오며, 종아리는 쥐가 나려 하고, 눈은 계속 감기려 했다.
정말 힘들었다. 일행이 없이 혼자 뛰어본 게 처음이며, 10km를 안 쉬고 뛰어본 건 처음이었다. 멈추고 싶었다. 돌아가고 싶고, 잠시 걸을까 계속 생각했다.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왔다 부서지고, 왔다 부서지고, 반복하였다. 그래도 참았다. 아니 모른척했다. 그리고 혼자 계속 돼 내었다. "결국 끝난다. 결국 끝난다." 이때 순간 머리가 번쩍하였다.
성산대교를 지날 때였을 것이다. 성산대교가 끝이 보이지 않았다. 성산대교를 반환해 다시 돌아와야 하는데 가는 길이 정말 지옥 같았다. 끝이 없었다. 결국 성산대교 끝지점에 도착하여 다시 반환하였다. 머리가 번쩍하였다. 그 뒤에는 몸이, 정신이 달라졌다. 한강 경치가 정말 아름다웠다. 눈이 부셨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뛰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같이 뛰고 있는 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혼자 만의 달리기라고 생각했는데 주변에 정말 많은 사람이 함께였다. 가족, 친구, 연인, 홀로 등등 정말 많은 분들이 계셨다. 이름, 나이 아무것도 모르지만 같은 길을 같은 곳을 뛰고 있다는 생각에 정말 반가웠다.
돌아가는 길에 공원도 있었다. 그 공원의 단풍, 은행나무들이 정말 환하게 반짝였다. 떨어지는 단풍잎이 너무 아름답고. 서있는 나무들도 정말 아름다웠다. 호흡도 돌아왔으며 눈도 번쩍 떠졌다. 오는 길은 너무 즐겁게 달려왔다. 오르막이 내리막이 반가웠으며, 펼쳐질 풍경이 기대되었다.
그때 제대로 느꼈다. 결국 끝은 정해져 있다. 그런데 그 과정을 고통으로 보는지, 행복으로 보는지는 나의 몫이구나. 고통에 잠긴다면 세상이 고통으로 보이고, 행복에 잠긴다면 세상이 행복으로 보이는구나. 돌아오는 길에도 고통이 없었던 건 아니다. 오히려 발과 종아리는 힘들다면 더 힘들었다. 그런데 나 자신이 행복하니 발과 종아리 고통은 달리는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어떠한 일이던 똑같을 것이다. 처음 소개했던 "삶은 마라톤이다"라는 말. 우리네 삶도 똑같이 달려간다. 목적지 끝은 다 다르겠지만, 끝이 있다는 건 다 같다. 또한 그 과정과 그 여정이, 힘들고 고통스럽다는 것도 같다. 새로운 일들이 주어질 것이며, 천재지변이 일어날 수도 있으며, 당신이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고통이 계속 찾아올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알아야 한다. 행복과 고통은 공존한다는 것. 우리는 그 사이에 머문다는 것, 당신의 고통이 크다면, 그 반대편의 행복도 커다랗다는 것
당신의 삶을 살면서, 당신이 살아감에 있어서, 당신의 고통은 가늠할 순 없지만 당신의 행복도 그만큼 커다랗다. 그러니 세상을 다시 바라보길 바란다. 당신의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삶이라는 마라톤의 여정이 고통으로 진행될지, 행복으로 진행될지는 당신의 선택이다. 당신이 보는 세상을 행복으로 보길 바란다, 행복이 아니더라도 그 사이의 감정으로 진행되기를 바란다.
그렇다고 고통을 무시하라는 말은 아니다. 고통은 고통으로써 두지만, 그 안에 잠기거나, 갇히지 말라는 말이다. 고통이어도 좋다. 고통이 끝나고 당신에게 찾아올 행복이 있을 테니, 너무 그 안에 오래 갇혀서 머물지 않기를 바란다. 또한 "고통 뒤 성장이다"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당신의 고통이 당신을 한층 더 크게, 깊게 만들어줄 것이다. 고통과 맞서 싸우는 방법도 있다. 고통을 고통으로써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승화하거나, 문제 삼지 않는 방법.
우리네 삶, 결국 죽음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간다. 그 여정, 당신들의 삶 속에서 당신의 마무리는 즐거웠던 소풍으로 남기를 바란다. 행복과 고통 그 사이, 당신의 인생이 무엇이던 당신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기를 바란다.
"세상을 바라보는 당신의 마음이 곧 세상입니다".
오늘의 감정은 관조로 정리하려 한다.
오늘의 감정은 행복 그 사이로 정리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