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그 사이, 시를 내려 둡니다.

by 감정연구소

감정연구소


"당신은 진짜 글을 좋아하는구나."

나의 지인들이 항상 말해준다. 나는 매일 인스타에 시를 올리고 있다. 또한 주에 3~4번 짧은 글들을 적어내며, 매주 수요일 또는 목요일에 브런치를 업데이트한다. 또한 수많은 글들이 내 메모장, 브런치 서랍에 저장되어 있다. 그래서 지인들이 항상 말한다. "당신은 글을 정말 좋아한다. 매일 글이 생각 나는 게 신기하다."


"그러게요. 진짜 좋아하나 봐요. 저는 그런 생각도 못했어요."

나는 좋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냥 삶이다. 습관이다. 예전에는 잘 써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니, 남들에게도 잘 보여야 한다는 강박. 그래서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를 반복했다. 그러다 보니 인터넷 업로드는 상상도 못 했다. 달에 2번? 달에 4번? 심지어 지금보다 글을 더 많이 썼다. 공책이 너무 쌓여서 책 보다 많아질 정도였다. 그럼에도 아무도 몰랐다. 내가 글을 적는지 낙서를 하는지. 세상에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냥 내려둡니다."

그래서 이제는 내려둔다고 말한다. 시를 적는다. 탄생한다. 창작한다. 태어난다. 여러 말들이 많지만 그냥 내려두는 것 같다. 나의 생각을, 삶을 담아 두었던 마음을, 여러 가지 감정들을 그저 담담하게, 담백하게 내려두는 일 나에게 시는 그런 존재이다. 또한 행복도 다르지 않다.


"행복은 내려 두는 것."

행복도 당연히 내 안에 존재한다. 내가 행복이라 인지하고 이름 붙였을 때, 그때 행복으로 다가온다. 아무 생각 없이 내려놓는 일들도 모두 행복이다. 그래서 한 번 더 생각해보아야 한다. "당연히 하는 일들이 사실 나에겐 행복이 아닐까?", "당연한 일상이 행복이 아닐까?"라는 생각, 그 생각을 해 본다면 우리는 행복하기도 부족한 삶이다.


"행복하세요. 오늘 당연했던 일들이 남에겐 행복입니다."

"나도 모르게 내려두고 있는 모든 것들이 사실 행복입니다."

"행복하기도 부족한 삶입니다. 등 잔 밑 행복을 반겨주세요. 행복이 외로워합니다."

"시를 내려둡니다. 일상이자, 몰랐던 행복입니다. 아주 큰 행복입니다."



오늘의 감정은 자각으로 정리한다.

오늘의 감정은 행복 그사이로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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