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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혜선 Aug 08. 2019

여전히 중국 시차로 고생 중

일상. 감성 에세이

"너 왜 그렇게 피곤해하니?"

"응 시차 때문에"

"어디 갔다 왔는데?"

"중국"

.....

예전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가끔 나오던 농담인데 요즘도 이런 개그가 통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한국과 중국은 한 시간의 시차가 존재합니다. 중국이 한 시간 느립니다. 이거 뭐 별 차이 있나? 싶은데 저는 몇 년 동안 이 시차로 혼돈을 겪고 있습니다.

 좀 전에 갑자기 친구에게 할 이야기가 생각나서 연락을 해볼까 싶어 시계를 봤습니다. 오후 8시 40분. 그렇담 한국은 9시 40분입니다. 한참 아이를 재우고 있을 친구에게 10시 가까운 시간에 연락을 하긴 좀 그렇습니다. 8시 40분은 가능하나 9시 40분은 아닙니다. 내일 해야지 싶은데 몇 번씩 이렇게 놓치고 맙니다. 아침에 이것저것 일을 하고 나면 11시쯤 되는데 그때는 또 점심시간입니다.  

한국에 2주 이상 다녀오면 배꼽시계도 혼란을 일으킵니다. 오랜만에 집에 왔다고 양가에서 열심히 밥을 챙겨 주시는데 일주일 정도 8시, 12시, 6시에 밥을 먹으면 중국에 돌아와서도 같은 시간에 배가 고픕니다.  아침 7시, 오전 11시, 오후 5시. 밥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입니다.  또 한국에서 11시에 자다 보면 중국에 와선 9부터 졸린데... 10시에 자긴 밤이 아깝습니다.

중국에 왔을 때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에게  시차 때문에 피곤하다고 꽤나 투덜거렸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피곤합니다. 이 한 시간이 저에게 미세한 공간을 남깁니다.   

가끔 그런 건 좋습니다. 소득 없이 지지부진하고 게으르게 하루를 보냈을 때, 우리나라는 이미 자정을 넘겨 다음날이 되었지만 중국에서는 여전히 오늘 그 날이기에 아직 기회가 남은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남은 한 시간을 잘 보내면 후회 없는 하루가 될 것만 같은... 나의 인생 시계에만 한 시간이 추가된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듭니다.


양국의 시간을 넘나들고 있습니다. 헷갈려서 가끔 주식 장 마감시간을 놓치는 것 외에는 그럭저럭 좋고 재밌습니다. 그 또한 뜻이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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