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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웅이 집 Apr 07. 2022

요리 보고 조리 봐도

시간과 정성, 노력이 들어간 Top5 중 하나

최근에 요리와 요리를 가장한 조리를 하기 시작했다.

독립한 이후 집에 친구들을 초대할 때는 포장음식이 대부분이었지만, 매일 먹는 식사를 모두 다 외식이나 배달로 대체할 순 없는 이유로 요리조리를 접하게 되었다.


처음엔 평일 중 며칠을, 또 그 며칠 중 메뉴는 무얼 먹을지 얼추 정해놓았다. 마치 학창시절 급식표처럼. 처음엔 급식표 만들기가 재미있었는데 나중엔 귀찮아져서 사진으로 기록해 놓고 오늘은 무얼 먹을까 싶을때 찾아보곤 했다.


요리조리 세계는 모든 게 새롭고 어려웠는데 지금은 적응이 되었다. 그렇다고 준수하게 잘 하는 편은 아니지만, 처음만큼 시간이 많이 걸리고 고되진 않다. 처음엔 요리가 재밌고 다양한 메뉴를 열정적으로 찾아보다가 그 시간이 오래 지속되다 보니 지금은 일상화, 의무화로 변했다.


세상엔 결과물에 비해 시간과 노력,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것들이 몇몇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단연 "요리"다. 예를 들어 오늘 된장찌개를 먹고 싶다 하면, 식재료를 어떤 걸 어디서 구매하고, 그걸 어떻게 씻고 다듬고, 끓이거나 볶는 등 조리과정을 거쳐서 마지막으로 그릇에 먹기 편하게 담는 것까지. 짧지 않은 시간으로 만든 된장찌개 한 그릇은 내 1인분 기준으로 보통 10분이 지나면 사라진다. 어찌 보면 허무할 수도 있지만, 또 이 과정을 즐기는 사람들은 요리가 재미날 것이다. 동시에 이 과정이 너무 귀찮다면 다른 방법을 찾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요리는 지난한 과정이 늘 함께한다.


최근에 나 혼자 산다 프로그램에서 박나래가 소식좌,대식좌 무지개 회원들을 집으로 초대해 한식,양식이 난무한 코스 요리를 대접했다. (깔깔 거리며 재밌게 봤음) 그냥 보기에도 정성스러운데, 그 한 상 두 상 차림을 준비하고 요리 조리 했을 상상을 해 보니 아찔하지만, 박나래는 그 과정과 손님들이 맛나게 먹는 걸 즐기고 행복해 하기 때문에 가능해 보였다.


요즘은 이런 과정을 단축해 주는 밀키트라는 신문물도 나왔다. 나는 밀키트와 본투비 요리를 섞어서 식사하는 걸 선호한다. 편리함으로 치면 밀키트를 따라갈 방법이 없지만, 음식 본연의 맛을 놓치고 싶지 않을 땐 직접 요리하는 게 만족스럽다. (그렇다고 엄청 미식가는 또 아니지만) 하나 더 보태자면 밀키트로 음식을 사서 곁들일 수 있는 식재료를 구매 한 뒤, 같이 섞어바리로 먹어도 맛있다. 최근에 마켓컬리에서 구매한 훈제오리고기를 언제 먹을까 냉장고 털이를 빨리해야 하는데 생각하다가, 청경채와 양파 대파 등을 쫑쫑 썰어 구운 오리고기 기름에 같이 볶아 먹으니 맛이 잘 어울렸다. 여기서 멈출 수 없으니, 선물 받은 레드 와인도 하나 따서 오리고기 위에 청경채랑 양파를 올리고 레드 와인 한 모금 하면 행복이 여기 있다.


시간과 노력이 든다고 궁시렁 대다가도 요리 조리가 주는 행복감이 있으니, 귀찮음에도 오늘의 점심+저녁 식사를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아, 오늘 또 뭐해 먹지 배달 시킬까 생각하다가도, 머릿속에 생각하던 먹고 싶은 음식을 내 손으로 만들어 입안에 품는 재미와 만족감, 가끔은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


이 글을 쓰면서 오늘은 뭐해 먹지 생각하는데, 오늘은 좀 귀찮아서 어제 남은 음식 먹을 거다 ㅋ

어쨌든 요리 봐도 조리 봐도 요리는 즐거움에 가까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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