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복웅이 집 Aug 16. 2022

깨끗하게 맑게 자신 있게

청량미 뿜뿜


때는 22년 7월 22일, 세상에 없던 대단한 청량함이 나타났다. 아이돌 콘셉트 장인-민희진 디렉터가 만든 뉴진스의 뮤비가 세상에 공개된 날이다.


팀명과 멤버 구성 및 소개, 데뷔 일자도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뮤비부터 공개하는 대범함에 내 눈과 귀도 반짝거렸다. 이미 많은 관심 속에서 시작된 그룹이라 티저 형식으로 팬들에게 간 보기를 하고 싶지 않았고, 멤버들의 다른 스타일링 별 2가지 뮤비를 내세워, 얼굴 인식의 혼선을 만들었다. 궁금하면 자발적으로 찾아보게 만들려는 전략으로.(나 또한 그 전략에 말려들었다. 통했네 통했어.)

며칠 뒤에는 음악 방송에 나타났다. 데뷔 무대의 시원하고 맑은 청량함에 입덕 하고, 4개의 엔딩 버전이 있는 Hype Boy 뮤비와 유니크한 쿠키 음원을 보고 듣고 이번 여름은 이들과 함께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그러다 문득, 갑자기 뉴진스에 홀딱 빠진 (개인적인) 이유를 생각해봤다.

https://youtu.be/CHp0Kaidr14

튜닝의 끝이  순정인지 알게 해주는 그룹

(출처: Youtube 댓글)


[청량미 뿜뿜]

일단 기존 아이돌 그룹의 인공적 + 트레이닝된 이미지가 가득한 와중에 깨끗- 청량-함이 등장하니 마음에  평온이 절로 찾아온다. 각박한 세상 속, 퇴근 후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뉴진스 무대 영상을 찾는 팬들이 늘고 있다.

뉴진스 등장 전까지 여돌 이슈 원탑은 '암 온 더 넥스트 레볼루쑌'을 외치는 미래 세상 서사의 에스파라고 생각했다. 에스파는 현실세계의 아티스트와 가상세계인 아바타를 설정해놓고, 그 중간 세계인 디지털 세계를 통해 팬과 소통N교감하며 성장하겠다는 스토리로 , 신박한 인기몰이를 기대했다. 그 뒤로 정반대 분위기인 '디지털 세계관이 모쥬? 내추럴 짱'이라 외치는 뉴진스가 등장하니 대중들의 눈이 우르르 이쪽을 향하게 된 건 아닐까. (미니진 디렉의 계획된 정반합 흐름을 또 탄 것인가요)



에스파는 데뷔 초반 SNS 게시한 사진과 실물이 다른 모습으로 사진 어플 효과를 과하게 썼다는 팬들의 의견도 있었다. 이렇듯 아름답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언제든 과해짐을 더할수 있는 시대에, 있는 그대로의 청량함이 등장하니 개안 효과가 있는 듯하다. 출퇴근길의 가벼운 마음을 위해 가방을 들고 다니지 않는 소소한 활동을 혼자 하고 있는데, 뉴진스의 노래로 맑은 하루를 시작하고 싶어 가방보다 큰 헤드폰만 챙기고 있다.


[뉴트로인 듯 아닌 듯]

걸그룹 1세대인 SES, 핑클이 요즘 버전으로 돌아온 게 아닌가 싶다. 친구는 뉴진스의 민지가 이효리 데뷔 버전 같다고 했고, Attention 음원 인트로는 SES의 암 유얼 걸 멜로디가 생각나기도 한다. 하니의 뿌까 삐죽 머리는 SES의 슈 헤어가 생각나기도. 90년대 *헤메코를 요즘 식으로 잘 단장한 것 같아 전 좋아요.. 핫투

*(헤)어, (메)이크업, (코)디의 줄임말


(좌 SES 슈, 우 뉴진스 하니)

(좌 핑클 이효리, 우 뉴진스 민지)


[분위기, 미모, 기량의 상향평준화]

멤버들의 기량도 중요한데, 춤이나 노래로 밀리는 멤바가 없고 모두 다르게 예쁨을 자랑한다. 무대에서 춤추는 영상을 보면 코어 힘이 다들 대단한 것 같다.(소속사에서 체계적으로 운동시켰을 것 같은 코어) 노래를 부를 때도 기교 없이 깨-끗-하다. 뭐든지 과한 걸 좋아하지 않는 1인으로서, 힘을 뺀듯한 헤메코에도 눈길이 간다. 요즘은 피부나 메이크업도 비용을 지불하면 깨끗하게 바꿀 수 있지만, 뉴진스의 피부(외 메이크업)와 분위기는 10대의 맑음에서 오는 오리지널 버전이라 더 열광하게 되는 걸 수도.


내가 하면 박완규지만 뉴진스가 하면 청순함인, 매직으로 좍좍 펴준 긴 생머리는 안무에까지 활용되는 점이 똑똑해 보인다. 무대에서 아이돌에게 노출이 적은 옷을 입히고 편한 운동화를 계속 신긴다는 점(인기몰이나 이슈화를 위해 자극적인 비주얼 접근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 내 눈과 마음, 발까지 편안해진다. 무대매너도 부담스럽지 않고 담백해서 좋다. 다섯 명 멤바 중 해린과 하니가 눈에 들어오는데, 해린은 예뻐 보이거나 굳이 튀려 하지 않는 무념무상 퍼포먼스가 내 마음을 훔쳤다. 하니는 다른 결로 자연스럽게 포인트 주는 걸 잘하고, 메인댄서로서 춤이 쫀득 쫀득해 자꾸 눈길이 간다.


https://youtu.be/2PLf8rO2d34



인기가 생기면 그에 반증인 논란도 같이 따라오기 마련인데, 일부 콘셉트 표절과 로리타 디렉팅 추측으로 시끄럽기도 했다. 미니진 디렉터가 10년 전에 올린 SNS 사진에서 로리타 성향이 추측되어, 뉴진스 디렉팅에도 영향을 끼친 게 아니냐는 논란이었다. 일단 개인 SNS에 주관적으로 올린 사진만으로 확대 해석하긴 어렵고, 미니진 디렉터가 좋아하는 몽환적인 분위기와 서사를 10대 중후반 멤버들이 (특히 뮤비에서) 소화하게 되다 보니, 보는 시각에 따라 논란의 소지가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대신 입증이 어려운 무조건적인 공격이나 비판보다는 팩트 위주의 객관성을 가지고 논란을 정리하는 게 맞아 보인다.


+다른 이야기로  연예인이라는 직업 자체가 걸어 다니는 상품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10대 친구들을 상품화하는 아이돌 개념을 선호하진 않지만, 이 세계에 발을 들이기로 했으면, 이왕이면, 짱이 됐으면 좋겠다. (어린 나이에 모든 걸 이루고 세상이 재미 없어져서 다른 (불법) 재미를 찾는 아이돌 길은 걷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뉴진스 멤바들의 끼가 제대로 폭발하며 BTS처럼 건강하게 활동하면 좋겠다는(여기에 보호자 역할을 하는 소속사의 역량이 크겠지요) 오지랖도 부려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잔소리 보단 깨달음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