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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웅이 집 Aug 29. 2022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



"엄마가 코로나 확진되셨대"

울릉도 여행을 이틀 앞두고 카톡 알림이 뜬다.


이번 여름 휴가는 우리가 잘 아는 곳 + 이색적임을 내세워 시부모님과 울릉도를 함께 하기로 했다. 헌데 시어머니의 코로나 확진으로 여행을 유지할 지 변경할 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여름 휴가로 빼 놓은 시간이기 때문에, 일정은 유지하고 울릉도 취소와 동시에 제주도로 우회했다. 이 과정엔 울릉도 배편-숙소-렌터카 취소와 제주도 비행기-숙소-렌터카 재예약이 함께했다. 짧은 시간에 연이은 취소와 예약을 오고 가느라 마음이 급하고, 휴대폰과 PC 검색하는 손놀림은 바빠졌다.  


그래서 이번 여름 휴가지는 남해와 우회한 제주도였다. 남해와 제주는 처음 갔을 땐 두 눈이 반짝거리게 신선하고 감흥이 새로운 지역이었는데 이런저런 테마로 가보다 보니 어느새 익숙해졌다. 남해는 산과 바다가 조화롭게 있는 조용한 마을이란 점에서, 제주는 나즈막한 시야가 확보되는 지형과 여러 표정이 있는 바다가 모인 섬이란 점에서 여전히 채고. 출발 하루 전에 여행지가 바뀌긴 했지만, 여행은 자주 가는 영역이고 캠핑+해수욕으로 가는 거라 별다른 큰 준비가 필요 없었다. 네이버 지도에 별표 쳐 놓은 곳 중에 동선에 맞는 곳을 가면 된다는 생각도 있었고.


여튼 이런 과정을 받아들이고 결정을 내리는 건, 자주 간 여행지라 어느 정도 정보와 심리적인 편안함이 있어서이고(유럽 여행이었다면 하루 전에 바꾸는 건 어렵듯이) 동시에 알쏭달쏭 들쑥날쑥 변하는 환경과 사람들에 자주 노출 되서다. 일단 회사에서 자주 있는 일이고 (보고, 행사, 약속 등 내용과 일정 변경 등) 크게 보면 인생 자체도 변수의 연속이기 때문에, 이제는 변수의 연속과 그 안에서 또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변했다. (그렇다고 뭔가 자주 변경되는 걸 즐기거나 좋아하는 건 아니다. 어쩔 수 없이 변경되는 부분들엔 감정을 넣지 않으려 하지만 최소화되길 바란다.)


여행지든 대처 방법이든 사람 관계든 일상의 모든 것들이 새로워서 즐겁고, 어쩔땐 낯설고 당황스레 느껴진 적도 분명 많았다. 올 해의 남해와 제주를 대할 땐, 처음갔을 때의 두근거림과 초롱거림이 사라져 아쉽기도 했다. 여행을 많이 다니기 전에 여행의 의미는 다양하고 새로운 경험을 주는 영역이었는데, 지금은 알던 곳을 주로 가다 보니 또 새로운 걸 찾고 싶어한다. 자주 가보지 않던 지역들(전라도,충청도 등)을 새 여행지로 모색하게 되는 기회이기도. (걸크러쉬 대열에 들어온 청량미 뉴진스처럼ㅋ)

반대로 새로이 지낼 동네를 찾아 다닐 때도, 이사 왔을 때도, 집안 일을 처음 대할 때도, 사회생활을 시작 할 때도,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인턴들을 보고 대하는 내 모습까지도 모두 새로움에서 익숙함으로 가는 길이기도 했다. 지금은 이 시간들이 연속으로 쌓이고 거쳐서 익숙한 데이터가 더 모인 때로 느껴진다.

익숙함에는 편함과 변수가 있어도 크게 반응하지 않는 안정감이 있고, 새로움엔 설렘과 생경함이 따라온다.

이 둘을 함께하는 풍부한 경험은 상황이나 사람을 이해할 때도 자기 기준에만 빠지지 않게 해준다.


편함과 생경함은 각자 매력이 짙어서 놓치긴 어렵지만, 오래도록 이 사이를 오갈 수 있도록 머리를 잘 굴려보고 싶다.


(추신) 요즘 내 새로움, 늘 보던 유투브 느낌 아님!

친구의 유투브 영상

https://youtu.be/kefWP2U83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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