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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웅이 집 Nov 27. 2022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사는

주도적 라이프를 위하여 (1)

이지은 작가 작품


도롱과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종종 얘기한다.

수많은 영역 중 집에 관련해서 도롱의 오래된 염원이자 *엔딩 픽쳐가 있다. 거주자가 설계에 직접 참여하거나 가담하는 전원주택을 만들고 지내는 것. 나도 여기에 부분적 동의를 했다.

*Ending picture: 업무/인생 로드 맵을 그릴 때, 가고자 하는 마지막 결과/목표지를 일컫는 말


우리가 사는 공간을 건설사와 부동산 시세가 만들어 놓은 정해진 조건에 맞추지 않고, 원하는 지역과 터, 내부구조를 직접 고르고 만드는 취지엔 완벽히 동의한다. 집을 알아보며 구조, 가격, 지역 등에 내 라이프 스타일을 맞춰보는 선택권이 대부분이었고, 분양을 알아보는 과정도 내가 원하는 구조보다는 당첨을 위해 전략적 선택을 해야 입장권을 따내는 게 수월하다. 수요가 정해진 경쟁구조이자 합격과 당첨을 위한 삶에 자발적으로 뛰어드는 건 입시, 취업, 로또만으로도 충분하다 ^.ㅠ


그래서 돈과 시간을 확보하는 때가 온다면 집이 재테크 수단이 아닌 우리가 원하는 유기적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본 건축 유투브 영향도 있고) 엔딩 픽쳐를 이루려면 중간에 재테크 방법으로 부동산을 선택하게 될 수도 있겠다만.


집을 짓는다면 어떤 성격에 어떤 기능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는 저녁 먹으며, 산책하며, 운전하며 종종 얘기해서 대충 어떤 모습일지 상상은 간다. 대신 당장 5년 후에도 세상이 많이 바뀔 거라 생각하는 나는, 엔딩 픽쳐를 이룰 시점엔 거주 형태가 다양해질 거라 확신한다. 해서 형식은 그때 가서 다시 고려해보자고 했다. 또 상황과 때에 따라서 우리가 가고자 하는 마지막 그림은 달라질 수 있지만, 취지와 방향성엔 서로 고개를 끄덕인 점에 의미를 가지기로 한다.


본래 가진 자본으로 더 큰 자본을 만드는 환경이 아닌, 매달 월급으로 자본을 만드는 삶이라 지금 당장은 일도 하고 예산 총알도 필요해 엔딩 픽쳐가 당장 픽쳐일 순 없다. 그래도 끌려다니는 상황은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순위를 똑바로 하고, 지금 시점에서 주도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크고 작은 영역을 차곡차곡 늘려가고 싶다.

원치 않던 것들에 끌려다니는 시기는 이미 경험했다. 경험상 주도적으로 살기 위해 필요한 4가지로 가치관과 신념, 돈과 시간을 골라 본다. 원하고자 하는 바가 있는 가치관과 신념이 우선이고, 이걸 실현하기 위해서 보통은 주제에 따라 현실적인 지지가 필요하다. 이왕 한 번 사는 인생이면 내가 고를 수 있는 영역을 스스로 만들어 만족하며 사는 게, 미니멀 라이프를 꿈꾸는 자의 마지막 남은 사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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