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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웅이 집 Dec 09. 2022

꺾이지 않고 “계속되는” 마음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줄여서 "중꺾마"라 불리는 화제의 밈, 게임대회인 리그 오브 레전드(LOL) 2022 월드 챔피언십을 보도한 기사 제목에서 탄생한 유행어다. 프로게이머 Deft가 챔피언십 1라운드 패배 후 인터뷰를 했고, 그 내용에 대한 기자의 글발로 “꺾이지 않는 마음"이란 여덟 글자가 탄생했다. 유행의 소용돌이는 발언 당사자 선수와 그 소속팀이 최하위 시드부터 쟁쟁한 적들을 도장 깨고 우승까지 하며 꺾이지 않는 마음을 증명하는 행보가 있었고, 최근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세리머니를 통해 한번 더 회자되었다.


20년 전, 비더 레즈로 수놓았던 대한민국은 한 경기 경기마다 승패에 큰 의미를 두고 몸 바쳤지만, 이제 결과만으로 스포츠를 이야기하는 시절은 지났다. 16강 진출에 멈추긴 했지만, 축알못인 내가 봐도 우리나라 축구 가 선진국 대열에 올라탔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아침마다 온라인 뉴스를 훑어보는데, 뉴스 헤드라인 만해도 16강에 멈춘 아쉬움보다 그동안 잘 싸웠다는 칭찬과 격려가 PC 속 네모네모 창을 가득 채우고 있다.

롤드컵도 월드컵도 결과와 상관없이 경기를 대하는 마음과 경기마다의 운영력에 관심을 기울인다. 더 나아가 대회 이후 선수들의 행보를 궁금해하고 응원하는 분위기가 압도적이다


과학 축구라는 이름답게 심판의 눈과 판단에 의존했던 규칙을 기술로 명명백백히 가르는 시대도 왔다. 황희찬 선수의 골 세리머니 중 이슈가 된 스포츠브라탑(?)은 EPTS(전자 퍼포먼스 트레킹 시스템)란 이름으로 부상도와 피로도를 측정하는 선제적 관리로 화제였다. 정확한 경기 결과와 고도의 훈련 환경은 축구 선진국 기량에 날개를 달아준다. 이어서 선수들을 하나 둘 검색해보니, 20대 초반이 절반이고 또 이미 해외 입단 선수들이 절반이다. 어린 나이에 세계 경기를 뛰는 경험은 값질 것이며, (내 스무살 초반은 명동 자라와 뽀에버21 매장 앞을 서성이고, 스타일 난다에서 아이쇼핑하기 바빴다.) 다양한 경험이 켜켜이 쌓인 담대함, 열심히 몸 바쳐 최선을 다했다고 기죽지 않는 마인드에 박수갈채를 보낸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4년 뒤도 기약해 본다. 고도의 테크니컬 훈련과 채찍보다는 당근을 택하는 변화된 스포츠 문화에 힘입어, 꺾이지 않고 계속되는 마음을 보고 싶어졌다. 동시에 스포츠를 넘어 우리의 일상에도 끈기와 집중력의 힘을 당당하게 외쳐준 점이 자랑스럽다. 그런 의미에서  선수들의 앞날을 이미 본 듯 한 (오늘 인상깊게 본)글이자, 한 해를 앞둔 모두가 새기고 가면 좋을 문장으로 문을 닫아본다.

황선우 에디터 글 (by 퍼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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