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고민은 하나씩 있다. 고민 없는 사람이 있을까? 고민을 털어놓는다는 것은 나에게 어떤 이로움을 안겨줄까? 또한 이 글을 우연히 본 독자에게는 어떤 의미를 안겨줄 수 있을까? 지금 이 생각 또한 고민이다. 이처럼 사람은 고민을 지게처럼 들쳐 맨 지게꾼과 같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5,000만 인구, 그중 내가 속한 분야는 비즈니스. 즉,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분들이 느끼고 생각하는 일련의 모든 고민에 관해, 일기라는 자유 형식으로 고민에 관한 일기를 써보기로 했다. 나는 싸이월드 세대이기에 기원전부터 이불킥스러운 글을 써왔다. 아마 재작년인가?... 아닌가? 3년 됐나? 벌써 그렇게 지났네... (세월 참 빠르다...) 암튼, 싸이월드가 다시 열렸다는 기사를 봤다.
나도 그 기사를 보고 그 즉시 러시했다. 흥분한 나머지 로그인 아이디를 까먹었다. 네이트온 아이디... 근데 언제 적 네이트온인가? 버디버디는 알겠는데, 갑자기 네이트온 아이디를 몰라 반나절 정신줄을 놨다. 내가 이렇게 기를 쓰며 들어가려는 이유는 나의 20대 시절 일기와 흑역사가 보존되어 있기 때문이다. 허둥지둥 헤매다가 드디어 로그인이 되었다! 멋진 사진을 보는 순간, 문득 아련한 추억이 떠올라 그 내용들을 간직하고 싶어졌다. 귀신에 홀린 듯, 거금 4만 원?을 결제하고 인쇄를 요청했다.
며칠 뒤, 택배 아저씨와 반갑게 아이컨택한 후, B5 크기의 그림일기장을 두 손으로 인계받았다. 뭐랄까 나의 과거 일기인데, '감개무량'이라는 느낌은 왜 드는지 모르겠지만 암튼 그랬다. 저녁 무렵, 조심스럽게 택배를 뜯어 일기를 열어봤다. 한 장씩 넘겨 보던 그 순간, 오 이런!#%#$$ 이불을 10단 콤보로 찬 후, 한동안 기력을 되찾지 못했다.
어느 날 문득 이것을 다시 꺼내보면서 추억의 역사 속으로 나도 모르게 빨려 들어가 울기를 여러 번. 인쇄하길 잘했다 생각했다. 그러곤 책장에 고이 접어둔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육성하던 대학 청년팀 중 한 사람이 나의 싸이월드 일기장을 몰래 보고 있는 게 아닌가? 입꼬리는 올라가 있고, 실실 쪼개는 얼굴이 한 대 때리기 좋은 자세로 보였다. 아니, 그냥 이유불문 때리고 싶었다. 결국 참다못해 한 대 쳤다.
그날 이후부터 나의 중엄 한 이미지는 사라지면서, 점차 애처로운 친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그들도 이렇게 생각했겠지... '사람은 다 똑같구나...'라고 말이다. 불쌍하게 보였을까? 슬그머니 책상 옆에 바카스 한 병을 내민다. 그러곤 방긋 웃으며, "흠... 고생이 많으세요..."라고 한숨 쉬며 말하며 옆 사무실로 도망간다.이 상황을 뭐라 설명해야 할까...
나는 토막 일기를 오랫동안 써왔다. 그렇지만 폐쇄적인 일기는 쓰고 싶지 않았다. 주변의식이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어서다. 주변을 의식한다는 것. 그것은 나의 자율성에 브레이크를 거는 것과 같다. 온전히 내 마음대로 쓸 수 없어서다. 이 작은 불편함... 그것이 나의 성장 원동력이다.
그렇다. "사서 고생을 왜 하냐?"라고 주변에선 말하지만, 나는 "무조건 사서 고생하자!"가 내 모토다. 고생은 곧 불편함과 직결되는 것이고, 이러한 불편함은 나의 자율성을 침해함과 동시에 더 많은 생각을 요구하게 된다. 공교롭게도 이것은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편안함이란 선물을 내게 가져다주었다.
이것의 본질을 몸으로 깨달은 나는, 일부러 불편한 상황으로 또다시 내 몸을 던져버린다. 결국, 반복적인 패턴은 습관을 만들고 습관은 점점 정신을 지배하게 된다. 그렇게 육체와 정신이 하나의 선순환 사이클로 돌기까지 무려 2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런데 나 혼자만 달려갔던 게 아니었다. 그것을 누군가가 꾸준히 지켜본 이가 있었으니, 바로 독자였다. 함께 파이팅을 외치며, 독자 또한 좋은 영향을 받았던 것이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다시금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공개일기를 습관처럼 쓰던 행위는 생각의 지평을 넓혀 주었다. 또한 다양한 관점이 있음을 깨닫게 해 주었다. 하지만 그만둔 이후 생각의 정체기가 왔다. 한동안 방황했고... 그러다 정신없이 스타트업 육성과 더불어 책을 쓰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 이 모든 것이 하나씩 사라진 지금. 문득 일기가 떠올랐다. 싸이월드를 했을 땐 100~150자가 인생 최대의 능력치였으나, '기초 글쓰기'라는 TOOL을 습득한 지금은 과거와 다른 관점에서 써봐도 좋겠다 생각 들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고민'이라는 키워드다.
고민은 '비난'처럼 온전한 부정어가 아니기에 매력이 있다 생각했다. 고민은 '문제해결'이라는 것이 들어있는 보석함과 같다. 내가 고민이라는 열쇠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보는 식이다. 이러한 고민을 통해 독자는 그 속에서 아이디어, 용기 그리고 생각을 엿볼 수 있어서 좋고, 나는 주변 의식이라는 경직된 관심을 얻으면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서 좋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 아닌가 생각한다. 'CEO의 속내 일기'를 통해, 나와 독자분들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면서...